'Travel'에 해당되는 글 320건

  1. 2015.05.19 혼자 여행할 때 2
  2. 2015.03.25 멋진 만남
  3. 2015.03.18 룸비니에서의 만남들
  4. 2015.03.17 네팔의 봄
  5. 2015.03.10 게르 구경
Travel2015. 5. 19. 21:48


혼자 여행할 때 제일 견디기 싫은 느낌이 무엇이었나 생각해보니, 그리 외로움을 타는 편이 아닌데도 잠들기 전 엄청 우울하고 쓸쓸한 느낌이었던 것 같다. 그러나 낯선 마을에서 혼자 깨어나는 아침은 반대로 정말 좋은 기분이었다. 아침에 부은 눈으로 창가 옆 거울을 바라보면서 오늘은 무슨 일이 일어날까 상상하는 것. 그런 순간은 정말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기억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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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
Travel/India2015. 3. 25. 00:41



다른 방식으로 '나'를 대면할 수 있도록 했던 여러 종류의 여행들이었기에 인도에서 지냈던 순간들이 항상 감사했다. '별볼일 없는 것'이 '별볼일 있는 것'으로, '천시되던 것'들이 '가치있는 것'으로 그렇게 무수히 많은 것들이 재정립되고, 나는 그 안에서 굉장히 편안함을 느꼈다. 우연한 만남 자체가 그야말로 최고의 멋진 만남이었다. 지나고나니 그것들은 어떤 위계도 없고, 규칙도 없는 수평적 만남이었고, 또렷히 구분하지 않아도 되는 것들이었다. 내 시선을 빼앗아가는 그냥 그렇고 그런 나약한 것들 이었다. 나와 비슷한. 땅따먹기를 하다가 올려다본 하늘, 구석에 쭈그린 개의 무리들, 빨래터의 아낙과 그의 아들의 수줍은 인사, 자신의 몸만한 가방을 맨 소녀들의 눈짓...시간이 지나고 나니 이런 것들이 마음속 깊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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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
Travel/Nepal2015. 3. 18. 00:22



후두두둑 하고 내 머리위로 모기떼들이 떨어질 줄 몰랐지. 아침이 되면 모기장 위에 떨어진 모기들을 털어내기 바빴다. 이곳에선 밤이되면 달빛도 보이지 않고 그저 고요한 침묵만 나와 동행하곤했다. 새벽 4시가 되면 일어나 어둑어둑한 길에 렌턴을 비추고 절로 걸어갔다. 5일간 빠짐없이. 스님이 조용히 읊조리는 불경을 들어야했으니까. 나는 두손을 합장하고 해가 뜨기를 기다렸다. 해가 뜨자 그곳에서 만난 소란스럽고 조금은 치기어렸던 그 녀석이 스님께 대들듯이 물었지. 왜 한국절인데 한국어로 불경을 외지 않느냐고. 스님이 어떻게 말했었는지 난 기억이 나지 않는데, 그 녀석은 스님의 대답에 실망했다했다. 절을 많이 하고 마음을 차분히 가다듬고나면 아침이 되었고, 아침을 먹기 전 보리수 나무를 보았다. 나는 그 보리수 나무를 그렸고, 왠지 모르게 나의 미래에 대해 초연해지기도 했다. 아무런 위협도 없고 너무나 평화로웠던 그곳. 단지 힘든것을 꼽으라면 40도가 넘는 낮 기온이었을 것이다. 



혼자 이렇게 우두커니 앉아 멍때리면서 뜨거운 해가 지기만을 기다리는 나날들이었다. 그러다가 방글라데시에서 온 한국 아주머니 여행자를 만났다. 아주머니는 너무 말이 많았어... 정말이지 너무 많았다고. 왜 혼자 여기에 있어? 심심하지 않아? 뭐 재미있는거라도 해야지...뭐하는 애야? 새벽에 절에는 다녀왔어? 나는 안가. 밥이 너무 맛없어... 이런건 시작에 불과했고, 모기떼와 딱딱한 바닥, 더운 날씨에 대한 불평과 불만도 쉴새없이 늘어놓기 시작했지. 아주머니가 언제쯤 떠날까 하고 기다렸는데 하루만에 방은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 아무도 없는 조용하고 평화로운 방. 아, 좋다!



책을 읽고 그림을 그리다가 밤이되면 반딧불이를 보러갔다. 절 뒷편에 있는 길을 따라서 쭈욱 가다보면 반딧불을 만날 수 있었다. 바닥에 엉덩이를 깔고 앉아 그 불빛들을 따라 고개를 돌렸다. 인기척이 나면 자꾸 나와 멀어지니까 조심 조심하면서. 예쁘고 예뻤던 그들을 다시 만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나는 절대로 같은 추억을 경험할 순 없을거야. 배가 허기진게 아니고 정신이 허기질때마다 그날의 보리수를 떠올리면 된다. 조금은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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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
Travel/Nepal2015. 3. 17. 22:32

봄이 되니, 네팔의 봄이 생각난다. 안나푸르나 트레킹을 마치고 홀로 갔던 카트만두. 이곳에선 매일 파업이 있었고 레스토랑은 거의 문을 닫았으며 버스도 다니지 않았다. 그래서 릭샤를 타고 근방 여기저기를 돌아다녔다. 그렇게 시간을 보낸게 일주일이나 되었다. 희한하게도 그 일주일은 크게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서 많은것을 했었던 시간이었다. 카트만두의 곳곳에서 팔던 감자튀김와 양고기 모모가 가끔 그립다.




마음씨 좋게 생긴 릭샤아저씨. 이 나라에선 매번 흥정을 해야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인도에서보단 네팔이 상대적으로 루피가 싸서 그랬는지, 아니면 사람들이 더 선해서 그랬던건지 거의 흥정을 하지 않고 탔던 것 같다. 알고보니 매우 가까운 거리였는데 내가 길을 잘 몰라서 탔던 거. 그래도 아저씨 미소 때문에 기분은 좋았다.^^





라일락 향기에 취해 길가던 네팔분께 촬영을 부탁했다. 물푸레나무과인 연보라색 꽃들은 아카시아처럼 강한 향을 내뿜지도 않으면서 은은하게 내 시선을 빼앗아버렸다. 라일락의 꽃말을 찾아보니 '젊은날의 추억'이란다. 흐으.ㅎㅎㅎ 종종 이때의 향기, 이날의 날씨와 바람 같은 게 기억난다. 어딘지도 모르면서 무작정 걸어다녔던 네팔의 봄. 그리고 나. 


이곳에도 봄이 오고있다. 이미 와 있는것도 같다. 오늘은 집안의 커튼도 녹색과 레이스로 싹 바꾸고, 봄 나뭇잎이 아기자기하게 그려진 이불도 샀다. 봄을 기다리는 마음이 참 예쁜 것 같다. 내가 네팔에서 느꼈던 그런 평온한 느낌과 별반 다르지 않은. 바닥에 깔아둔 털러그는 걷어두고, 소파위의 패브릭도 접어두었다. 방은 그새 환해졌고 마음도 차분해졌다. 5월에는 베트남에 가게될 것 같다. 그때까지 난 또 설레어하며 5월을 기다리게 될 것이다. 얼른와라,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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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
Travel/Mongol2015. 3. 10. 04:05

현지 게르

 








태어난지 2주정도?밖에 안됬던 완전 애기 염소. 근데 잘도 뛰어다닌다! 아주 자세히 보면 뿔도 났다!







 룬데아저씨 덕분에 현지 게르에 가서 마유주를 3컵씩 대접받았다. 새끼염소하고 뛰어다니면서 놀고, 말젖짜기도 보고.

여행중에서 가장 흥미롭다고 느꼈던 순간이었다.


*


여행자 게르








머리에 하얀 방울을 단 몽골 아가씨가 밤에서 새벽으로 넘어갈때쯤에 나무를 들고와서 뜨끈하게 난로를 때줬다. 더워서 잠을 못잘 정도로 엄청 많이 때주는데도 아침이 되면 불이 다 식어서 덜덜 떤다. 난 1000g 넘는 침낭을 가지고 가서 완전 따숩게 숙면을...고마워 침낭아.



8박 9일간의 몽골 여행기간 중 신혼부부인 우리가 같은 게르를 쓴 날은 딱 이틀이었다. 원래는 남자방, 여자방, 가이드방 이렇게 3개의 게르를 사용했는데, 함께 여행했던 친구들과 가이드, 기사아저씨가 배려해준 덕분에 스폐셜 게르 하나를 우리 부부에게 더 얻어준 것이다. 신나는 합방(?)을 기념하며 사진 촬영.ㅎㅎㅎ



두 마리의 뻔데기.




웨딩촬영 전날 밤의 게르는 이렇게 복작복작 정신이 없다. 드레스도, 와이샤쓰도 계속 배낭안에 싸서 다니느라고 구깃구깃 해졌지만 별로 개의치 않는다. 조화 부케도 그렇게 조악스럽지 않은 것 같고.ㅎㅎㅎ 내눈에만 그런가?ㅎㅎㅎ :)



밤마다 옹기종기 모여 몽골 칭기스칸 보드카를 땄다.



거울도 있으니 셀카도 찍고,



밤의 멋~진 게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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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