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즈막히 일어나 페퍼톤즈의 음악을 틀었다. 그들의 음악은 정말 신이나서 들으면서 작업을 하면 하늘로 붕붕 날아갈 것만 같다. 나도모르게 입가가 스물스물 올라간다. 갑자기, 카이로의 대로변을 혼자 걷다가 사람들이 줄서있는 케밥집에 들어가서 아무거나 막 시켜먹던 장면이 떠오른다. 그때의 냄새와 그때의 시선이 느껴진다. 자전거를 타고 시와의 동네를 돌다가 가이드북이 떨어져서 자전거를 세우려다 그만 넘어지고 말았는데, 그때 날 구경하던 아가들과 눈이 마주치자 헐레벌떡 도망가던 기억이 난다. 자전거를 세우고 그 아이들한테 다가가자 한 아이가 박스를 입에 물고서 집 대문 앞으로 나와 빼꼼 나를 쳐다보던 모습. 그런 기억들. 가까스로 그 기억에서 빠져나왔을때야 다시 붓을 든다.
나는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얻고 무엇을 지닌 채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그저 이 텅빈 공간 안에서 나의 그림을 그리고 있다. 비록 나의 것이지만 너의 것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면서.
그것이 전부는 아닐거라 생각하면서.
오늘따라 이 공간 안의 기운들이 무겁다. 그래서 페퍼톤스. 그리고 또 새로운 다짐.
'시와'에 해당되는 글 7건
- 2012.01.18 Heavy Sun Heavy Moon
- 2010.09.11 밤이되면
- 2010.05.31 시와의 동키들 2
- 2010.04.11 유세프, 안녕
- 2010.04.11 시와 _자전거와 함께한 첫날 2
Diary2012. 1. 18. 14:20
Travel/Egypt2010. 9. 11. 03:21
혼자 숙소에 있는 시간이 아까워 겁도 없이 이렇게 돌아다니며 기록을 했다. 여행을 다녀온지도 벌써 6개월이 다 되어간다. 이집트에서의 시간은 하루가 너무 길었는데, 한국에서의 6개월은 무슨일이 있었는지 되돌아볼 여유도 없을만큼 빠르게 지나갔다.
'Travel > Egypt'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빨래 (0) | 2010.09.27 |
---|---|
이집트사막에서의 캠프파이어 (0) | 2010.09.11 |
알렉산드리아 도서관 여기저기 (0) | 2010.08.02 |
교감 (0) | 2010.08.01 |
카이로 카이로 카이로 (0) | 2010.07.16 |
Travel/Egypt2010. 5. 31. 23:27
홍쥐님의 블로그를 보고 시와가 미친듯이 그리워져 나도 동키 사진들을 올려보자 결심하고 포스팅!
새벽 5시에 나와 마주친 요 아이. 아기 동키! 계속 내 시선을 피하길래 '이쁘지~동키야, 츄츄~' 하면서 시선을 끌어서 어렵게 찰칵 찍었다. 동키카가 대부분인 시와 마을에서는 동키가 정말 차 보다 많다. 달려드는 파리떼들과 자기 몸무게보다 훨씬 무거운 짐을 끄는 동키들이 왠지 가여웠었다. 파리땜에 잠도 제대로 못하고, 그늘을 찾아 겨우 눈을 붙인다. 동키들은 하나같이 표정에 "나 겁 많아요."라고 씌여져 있었다.
'Travel > Egypt'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나 베흐벱 만수 (2) | 2010.06.11 |
---|---|
카르낙 신전의 여기저기 (1) | 2010.06.09 |
밤에 만난 아이들 (2) | 2010.05.29 |
나일강 (0) | 2010.05.29 |
이집트의 폐.업.정.리. 비디오 샵 (0) | 2010.05.19 |
Travel/Egypt2010. 4. 11. 19:10
유세프는 잘 지내고 있을까. 메일 주소를 안받아와서 안부를 전해줄수도 없지만, 나중에 이곳에 다시 가게된다면... 유세프가 시와에 계속 있다면... 내 그림을 다시 마주칠 날이 있겠지. 유세프는 장난꾸러기지만 참 착했다. 평소에는 좀 졸린 눈을 하고 있는데 가끔 눈이 정말 이쁠때가 있었다. 시와에서 떠나는 새벽. 유세프는 호텔에 나와있지 않아서 나는 이 그림과 토마토를 데스크에 내려놓고 떠났다. 안녕, 유세프. 안녕, 시와.
'Travel > Egypt'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 사랑 람세스 2세 (0) | 2010.04.18 |
---|---|
오토바이 수리공 아저씨네 집 (0) | 2010.04.15 |
시와 _자전거와 함께한 첫날 (2) | 2010.04.11 |
카이로 에피소드 (2) | 2010.04.11 |
말 마차 타고 신난 세사람 (0) | 2010.04.10 |
Travel/Egypt2010. 4. 11. 01:38
4시간동안 시와를 돌아다녔다. 유럽인들은 생각보다 꽤 많았는데 거의 어르신들이었고, 동양인에다 젊은 여자는 나밖에 없어서 처음에는 쓸쓸했지만 이내 행복해져서 여기저기 쏜살같이 돌아다녔다. 자전거 타면서 사진찍고 동영상 찍다가 넘어지기도하고.
야자수 숲 안에 있는 클레오파트라 샘도 가고, 망자의 산에도 가고, 아문신전도 가고. 한적하고 아늑하던 이뿐 시와라는 동네. 이집트 여행을 준비하면서 꼭 시와에 가서 자전거 탈꺼야, 라고 생각했었는데 실제로 할 수 있어서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요즘에도 가끔 시와에서 자전거타고 돌아다니던 이 날의 냄새..햇빛..사람들이 기억난다.
'Travel > Egypt'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토바이 수리공 아저씨네 집 (0) | 2010.04.15 |
---|---|
유세프, 안녕 (0) | 2010.04.11 |
카이로 에피소드 (2) | 2010.04.11 |
말 마차 타고 신난 세사람 (0) | 2010.04.10 |
알렉산드리아 숙소 (2) | 2010.04.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