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India2016. 3. 5. 14:33


이번 델리행은 여행의 목적이 아닌 전시를 위한 것이었어서 여행과는 너무나 다른 일들이 많았다. 그것이 내게 엄청 큰 의미로 다가왔다. 델리는 여행을 다닐때 항상 스쳐 지나가는 곳이었고, 나는 관광지를 별로 안좋아해서 델리를 여기저기 둘러본것도 아니었다. 델리에 대해 아는게 거의 없다고 봐야했다. 그런 곳에서의 일주일동안 나는 델리의 여기 저기에 숙소를 정하고, 좀 힘들더라도 안가본 곳들 구석 구석을 다 다녀야겠다고 다짐했다.

어떤 날은 south delhi, 어떤 날은 큰 장이 서는 작은 빌리지 안, 어떤 날은 경비가 있는 주택단지, 어떤 날은 아티스트 부부의 집...어떤 날은 사슴 공원이 있는 동네...그러다보니 생각치도 못한 곳들을 자주 발견했다. 


어느 날엔 숙소에서 오전 일찍 나와서 무작정 걸었다. 걷다보니 깔까지 만디르 역이 나왔고, 그 근처를 배회하다가 연기가 폴폴 나는 작은 사원엘 들어갔다. 난 그곳이 어떤 사원인지도 몰랐다. 그냥 저 위의 사진이 그 사원의 입구인데, MOKSH DHAM이라고만 적혀 있었다. 그런데 들어가자마자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고, 서고 껴안고, 위로해주고 있었다. 무슨 일인가 하고 보니 안에는 태우고 있는 시체 한구와 이제 태워지길 기다리는 시체 한구가 있었다... 어떤 한분께 '내가 들어가도 되나요?'하고 물으니, '눈으로만 보는 건 괜찮다'고 하셨다. 한참을 앉아서 유족들과 시체를 바라보았다. 갑자기 12년 전 바라나시가 계속 생각났다. 그때 나는 22살이었는데, 시체 태우는 장면을 처음 봐서 굉장히 멍해졌던 기억이 났다. 잊을 수 없던, 해골이 툭- 하고 떨어지던 그 장면들이 갑자기 눈앞에 촤르륵 펼쳐졌다. 인도 시내의 메트로가 한눈에 보이는 그 곳에 연기가 활활 타오르는 작은 사원이 있었다...그리고 화려하다 못해 키치하다고 느끼게 했던 관의 장식들도. 사진을 찍을 수 없어 사원의 입구만 찍고 발걸음을 돌렸다. 숙소로 돌아와 홈스테이 하는 호스트 분께 오늘 봤던 것들을 이야기했는데, 그 분도 그런곳이 있는지 몰랐다며 놀라워했다. 그냥 그런 마주침 같은것들이 내게 많은 것을 안겨주었다. 이번 인도행은 그러했다. 그리고 만나는 사람들 모두가 너무나 좋고 고맙고 착한 사람들이었다. 처음에 인도로 떠날때는 조금 무서웠었다. 테러도 일어났고, 델리 위쪽 지역에서 카스트때문에 폭동도 일어났다. 그런데 나는 인도가 더 좋아져서 돌아왔다. 인도에서의 일주일은 2-3주 정도로 길었던 것처럼 몸이 느끼고 있는데, 한국에서의 일주일은 2-3일처럼 금방 간다. 인도에서의 시간은 왜 이렇게 느리게 가는거야? 하고 계속 생각했는데, 그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나는 왜 인도를 이렇게 좋아하게 되었을까. 혹시 전생에 나는 인도인이었을까?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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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
Travel/India2015. 9. 8. 22:06




마날리





스리나가르




델리




암리차르




맥간(다람살라)




다르질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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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
Travel/India2014. 2. 11. 01:17

꾸르세옹그는 다르질링에서 토이트레인으로도 갈 수 있는 작은 동네다. 이곳에서 묵을 계획은 없었지만 천천히 이곳 저곳을 찍으면서 여행하는 게 좋아서 미리끄 찍은 후에 들렀던 곳이다.

인도에 이런곳이 있어? 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실테지만 의외로 음식이 싸고 맛있고 여행객이 없어 한산하고 깨끗했다. 다만 숙소가 문제가 심각. 내 생애 살다살다 그렇게 더러운 천지개판 숙소는 또 처음이었다. 십년 넘게 빨지 않은 것 같은 시트며...기어다니던 검은색 왕거미(차라리 도마뱀은 귀엽고 깨끗하기나 하지), 언제 생긴지 모를 핏자국, 먼지, 바퀴벌레 등등. 내가 어떻게 그 곳에 몸을 뉘고 잤지? 그냥 눈 딱 감고 침낭 안에 애벌레처럼 기어들어가서 머리끝까지 쟈크로 잠구고 잤던 것 같다. 샤워도 당연히 하지 못했다. 숙소가 좋았더라면 몇일 더 묵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이틀을 견디고 바로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이때 먹었던 사모사가 계속 기억에 남는다. 역시...먹는게 남는것이었어.

 

 

토이 트레인 기차역. 꾸르세옹그는 도로 가운데로도 레일이 깔려있어 터키의 트램같은 느낌이 들었다. 비교한다면 구식 트램.

 

 

 

 

다르질링 차밭의 느낌과는 또 다른 차밭. 조금 더 아늑아늑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인도는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빨래들 색감이 정말 예쁘다. 그래서 널어놓으면 알록달록 장관이다.

 

 

지나던 아주머니가 방긋 웃어주신다. 나도 따라 웃으며 찰칵.

 

 

 

날 보며 장난치는 아이. 순박한 아이들이 그냥 나만 보면 웃었다. 장난도 잘치고.

 

 

두 건물 틈 사이로 보이는 알록달록한 건물들이 예뻤다. 아주머니의 사리 컬러가 맘에 듬.

 

 

이 아줌마 사리도.

 

 

 

콕콕콕. 자니?

 

 

내가 좋아했던 사모사 가게. 여기의 사모사와 짜파티는 저렇게 먹어도 500원이 안 되었다.

 

 

사모사를 여러 지역에서 먹어본 결과,

안에 들어가는 양념 맛이 북쪽으로 갈수록 짜면서 향신료 냄새가 덜 났던 것 같다.

아 맛있쪄. 먹고싶다. 한국 어느 인도요리집엘 가도 이 사모사 맛이 안난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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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
Travel/India2014. 1. 21. 22:37

맥그로드 간즈에서는 달라이라마가 설법을 했던 사원(절)에 들렀다. 이름이 뭐였더라? ...남걀 사원! 이 곳에는 많은 티벳 스님들이 있었다. 그리고 이 날은 델리에서 분신자살을 한 티벳청년을 기리는 기도회가 있는 날이기도 했다.

 

 

 

 

동영상을 찍는게 예의가 아닌 것 같긴 했지만 기록 욕심에 뒤에서 몰래, 아주 짧게 촬영했다. 이들의 기도 소리를 담고 싶었었는데, 내가 너무 기록에 과한 집착을 했던건 아니었는지 살짝 죄송스럽기도.

 

 

 

참 아름다운 맥그로드 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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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
Travel/India2013. 6. 17. 00:19

 

 

하리드와르 갠지스강 가트에서 만난 구자라트 가족들. 넘넘 착하고 귀엽고 친절했다.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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