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India2015. 3. 25. 00:41



다른 방식으로 '나'를 대면할 수 있도록 했던 여러 종류의 여행들이었기에 인도에서 지냈던 순간들이 항상 감사했다. '별볼일 없는 것'이 '별볼일 있는 것'으로, '천시되던 것'들이 '가치있는 것'으로 그렇게 무수히 많은 것들이 재정립되고, 나는 그 안에서 굉장히 편안함을 느꼈다. 우연한 만남 자체가 그야말로 최고의 멋진 만남이었다. 지나고나니 그것들은 어떤 위계도 없고, 규칙도 없는 수평적 만남이었고, 또렷히 구분하지 않아도 되는 것들이었다. 내 시선을 빼앗아가는 그냥 그렇고 그런 나약한 것들 이었다. 나와 비슷한. 땅따먹기를 하다가 올려다본 하늘, 구석에 쭈그린 개의 무리들, 빨래터의 아낙과 그의 아들의 수줍은 인사, 자신의 몸만한 가방을 맨 소녀들의 눈짓...시간이 지나고 나니 이런 것들이 마음속 깊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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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