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ks2015. 11. 9. 00:49

문래동 2가에 있는 <스페이스 플루이트 이고>에서는 개관전으로 황보령님의 전시가 진행중이다. 전시는 11월 22일까지고, 그날은 공연겸 클로징 파티를 한다고 한다. 나는 시간이 되질 않아서 오픈때도, 클로징때도 못가고 영등포에 들르는 김에 잠시 다녀왔다. 이 곳이 생긴지는 이제 2달정도 되었다고 한다. 나는 2009년과 2014년에 작업실을 문래동에서 1년 반 정도 쓴 적이 있는데, 2009년에는 문래창작촌이 생기기 전이어서 작가들이 그다지 많지는 않았다. 그때에 비하면 지금은 문래창작촌이라는 이름도 생겼고, 작가들도, 갤러리도, 문화공간도 여기저기에 많이 생기고 있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문래동에서의 작업실 생활은 너무 힘든 기억밖에는 없지만 그래도 이런 공간이 많아지고 있다는 건 좋은 일인듯.

2009년 작업실을 썼던 곳과 매우 가까운 곳에 위치한 스페이스 플루이트 이고. 일본식 건물의 내부를 수리해서 사용하고 있다. 전시장은 오른쪽 계단 위 2층에 있다. 16년 팬심 때문인지 들어가기 전부터 두근두근했당.ㅎㅎㅎ

포스터 앞에서 기념촬영. 작품들은 10년 넘은 에칭 작업도 있었고, 페인팅도 있었다.(무대륙에 걸려있던 큰 페인팅 작품을 가지고 오셔서 클로징때 전시하신다고 했다. 랩에 쌓여있는 작품 잘 봤습니당.ㅎㅎㅎ) 에칭 작품들은 황보령님 1집과 2집 자켓에서 본 듯한 그림들이었다. 전시된 작품들이 모두 쏠드아웃 되었다고 하니 박수를!!!

천장을 다 뜯어내고 서까래가 드러난 모습이 예뻤다. 그 위엔 얼굴 캐스팅 작업 4개가 놓여있었다. 황보령님 작업은 대체적으로 귀엽고 색이 참 곱다는 느낌이 들었다.

전시를 다 본 뒤, 오랜만에 영등포 여기저기를 돌아다녔다. 정말 자주 봤던 철공장과 용접공장, 파이프공장들 안으로 들어가면 신기한 볼거리들이 더 많지. 대신 영등포는 을씨년스러운 동네니까 해 지고 난 뒤엔 정말 비추다. 공장에서 사람들이 다 빠져나간 주말에도 뭔가 독특한 느낌이 드는 이 곳...


Posted by goun
Diary2014. 3. 11. 00:04

 

- 상상마당 아카데미 독서 드로잉 수업 준비를 할 때마다 느끼는건데, 일주일이 정말 짧은것 같다. 벌써 또 일주일이 지나다니. 독서 드로잉 수업도 오늘이 3주째. 초반 수업은 내가 좀 더 이끌어가야 했기때문에 나의 취향이 백프로 반영된 작가를 소개하고 영상들을 보여드렸는데, 정말 정말 흥미롭고 재미있었다는 의견과 잔인해서 보기가 힘들었다는 두가지의 의견으로 완전히 나뉘었다. 나는 왜 항상 중도가 없고 극과 극으로 나뉘는거지.-_- 그래서 오늘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여 다양하고 더 재미있게 진행하려고 한다. 아주 다행스럽게도 수업을 듣는 분들의 참여도가 매우 좋다. 아직 오프라인만큼 온라인 활동(그룹)이 활발하진 못해도 난 수업을 흥미롭게 봐주시는 분들의 그 반짝반짝거리는 눈빛을 보고있으면 신이난다! 즐겁게 수업해야지. 가상 앨범 자켓 디자인(드로잉)하기 - 파트 원!

 

- 나에게도 이런 일이 오는구나...하고 실감이 잘 안나고 있다가 엊그제 계약하고나서 번뜩 실감이 났다. 전통혼례장을 구경하러 갔는데 둘이 완전 하트 뿅뿅거리다가왔다. 신랑, 신부가 가마를 타고 등장. 야외의 잔디와 혼례집기들은 햇살때문에 반짝 반짝 눈이 부셨고, 진행해주시는 수모님도 네 다섯명이나 있었고, 갓을 쓴 할아버지가 꽹과리를 들고서 여기저기 흔들흔들거리며 돌아다니셨다. 매우 귀여웠음. 사물놀이패를 할까 아니면 사물놀이는 빼고 락밴드만 부를까?....행복한 고민이네. 계약하면서, "어쩌구 저쩌구해도 이제 여기서 결혼해야되!"라고 말하는 예비신랑님 얘기 들으니 더 실감. 우리는 큰거 작은거 결정하면서도 의견이 어긋난적이 한번도 없다. 척하면 척이고, 결정하는데 큰 고민도 없고. 그냥 둘이 꿍짝이 잘 맞아서 그려러니~한다. 싸우지 않고도 이렇게 진행이 척척 되는걸 보면 우리는 진짜 인연인가봉가.ㅎㅎ 그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ㅎㅎ

 

CD 이미지는 황보령 2집 _태양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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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
Music2013. 7. 14. 00:49

기다리고 기다리던 공연의 날이 찾아왔다. 그러나 비가 억수처럼 쏟아지기 시작했고 나는 탐스를 신고 있었고...으윽.ㅠㅠ 20분 정도를 걸어 무대륙에 도착하니 발꼬락이 오징어가 되어있었다. 쪼글쪼글. 폭우를 헤치고 무대륙에 도착한 후, 지하로 들어가 스피커 앞에 앉았다. 그런데...구텐 공연 시작되고, 참을 수 없는 사운드때문에 화가났다. 사운드 뭉개지고, 보컬이고 베이스고 뭐고 다 뭉개뭉개뭉개- 빵보다도 훨씬 더 심한 것 같았다. (앞에 앉은 외국인 두명은 귀마개끼고 공연봤음.-_-;;;) 구텐 공연 처음본거였는데, 이 공간 사운드때문에 너무 아쉬웠다. 그래도 모호님, 구텐 드럼 현정씨 공연봐서 정말 좋았당. 구텐 무대 끝나고 스맥소프트 시작. 그런데 한곡 끝나고나서 황보령님도 사운드때문에 약간 짜증이 나신 듯 했다. 황보령님 기타소리 잘 안들려...!!! (버럭) 스맥소프트는 장비도 많이 쓰는데 이 공간이 사운드를 잘 못받쳐주는 느낌이 아주 많이 들었다. 14년 골수 팬이어서가 아니고, 밴드들이 사운드 신경쓰는 것 만큼 공연장도 신경 써줘야 되는데, 그러지 못한것 같아서. 쩝. 그러나 지금 내가 이 공연을 보고 있다는 것 자체는 진심 행복했더랬다. 흐흐.

 

 

 

 

 

 

 

 

 

 

감격의 순간. 싸인도 받고, 내 전시 도록도 드렸다. 아. 다시 열일곱의 나로 돌아간 것 같았음. 황보령 혼자 좋아하고 음악잡지사서 스크랩하고 주변에 롹 좋아하는 친구들에게 알리고 그랬더랬는데. 앞으로도 쭈-욱! 피쓰! 럽유 올! 흐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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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
Music2013. 7. 5. 13:42

 

 

@무대륙, 7/12 8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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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
Music2013. 5. 19. 23:09

락페를 제대로 즐겨본 적이 없어서 남자친구에게 올해에 갈거냐고 물었는데 예상외의 대답이 나왔다. 여태까진 자신이 락페를 좋아하는줄로만 알았는데 그게 은근히 스트레스였다며. 그와 함께 활동하던 동료 밴드들이 무대에 오르는 모습을 보는것이 은근지게 스트레스 일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을 나는 왜 하지 못했을까? 예전에 한받님도 이런 글 쓰셨던거 언뜻 본적 있는 거 같은데. 정말 기분이 묘하고 백프로 음악을 즐길순 없었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우리는 정말 좋아하는 밴드의 공연들을 가는거 외엔 가지 않기로 했다! 나도 가만히 생각해보니, 락페에 가면 스테이지마다 이동하는 것과 음식 먹는 것 자리찾는 것 그때의 날씨 이런 자잘한 문제들과 운영하는 방식들 때문에 비용 대비로 따졌을 때 그리 즐거운 기억만 있는 건 아니었다. 그리고 쓰잘데기 없이 아마츄어들처럼 음악성 별로인 밴드들 너도 나도 공연 서는거 좀 꼴보기 싫고, 제대로 음악하는 밴드들은 어디로 숨었는지 못 올라가는것도 싫다. 빠순이 같은 여자애들이 죽자고 달려드는 그런 밴드들도 짜증나고, 그저 성의 없이 휙 노래 몇곡 부르고 내려가던 밴드 (양평 레인보우 락페에서 봤던 십센티같은)도 싫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오늘 시규어 로스 공연 놓친게 좀 한스럽다. (오늘 당장이라도 가고 싶으면 갈수도 있었는데, 작업이 내 발목을 잡고...ㅠㅠ) 그치만 가을 메탈리카 공연은 꼭 보러갈거다. 중학교 시절 수학문제 풀때마다 들었던 메탈리카다. 아. 아. 이젠 50넘은 중년이 되었지만 여전히 멋지겠지. 멋질거야.

 

내가 14년동안 좋아해온 황보령 밴드...스맥소프트. 고등학교때부터 음악 잡지 핫뮤직 사서 보고, 황보령님 나오면 스크랩하고, 맨날 듣고 그랬는데 그 당시에도 내 주위엔 롹과 메탈, 하드코어를 좋아하는 친구들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오늘, 2001년에 발매된 황보령 2집을 남자친구에게 들려주었고, 이런 음악인줄 몰랐다며 좋아라하는 모습에 나까지 덩실덩실해졌다. 12년전 음악같지 않은, 너무 좋은 곡들! 황보령의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 한명 내 곁에 생겼다는게 진심 행복했다. 황보령 공연하면 이젠 혼자 가지 않아도 되.

 

난 음악을 사랑하고, 미술도 사랑하는 남자친구가 일하고 돈을 벌면서도 그것들을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 돈번다고 고생을 많이 하고 있어서 흰 머리도 많이 났다. 나중에 여유가 생기면, 홈레코딩 할 수 있는 장비도 사고, 함께 곡도 쓰고 녹음도 해보기로 했다. 그리고 나중에 내가 큰 작업실을 갖게 된다면 한켠에 남자친구의 이젤을 두기로 했다. 어릴적부터 꿈이 화가였던 남자친구는 지금 환경 엔지니어가 되어 있지만, 그 꿈을 지독한 취미정도로 즐기며 살 수 있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은거 아닐까? 아끼는 마음에서, 진심으로 그렇게 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허왕된 꿈이 아니라 정말 자신을 위한 작은 꿈 혹은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내 안의 작은 공간같은. 물욕은 살아가면서 점점 줄이고 삶의 질을 위한 마인드를 키우는게 가장 현명하다고 생각한다. 명품이나 브랜드에만 목메는 여자들이 좀 한심스럽게 보이는 건 그런 이유에서다. 나라고 좋고 예쁜 물건들 사 모으는 재미를 모르겠냐만, 그런 브랜드 제품 하나 있다고 내 인생이 더 풍요로워 지는 것도 아니고 없다고 시들한것도 아니니. 우리를 현혹하는 그 많은 소리들에 죄다 귀를 기울이고 사는 건 정말 슬프게 느껴진다. '필요'한 것에만 투자할 수 있는 현명한 사람이 되고싶다. 좀 더 아름답고 내적으로 풍요로운 삶을 살자. 우리는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존재다. 아름다운 사람이 되자. 눈에 보이는 것들 말고도 사라져가는 것들을 사랑하며 살자.

 

 

 

황보령 2집 - 태양륜에 실려있는 선악과라는 곡이다. 삼청교육대가 프로듀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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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