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그가 내게 말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공간에 애착을 느낀적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그러고보니 나도 십년간 자취생활을 하면서 별의 별 집에도 살아보고 혼자 고생도 찔찔히 했기 때문에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 것 같았다. 상견례가 끝나고 좀 더 분주하게 이것 저것 준비하려고 했지만 실은 준비할 게 많지 않다. 이제 식장 찾으러 다니면 되고, 셀프 촬영할 준비물을 구입하면 된다. 그리고 서로에게 곡을 한곡씩 만들어주기로 했고, 녹음해서 앨범도 만들면 좋겠는데 가능할지는 모르겠다. 오늘은 곡을 만들기에 앞서 쉬운 팝을 먼저 연주해보기로 한다. 그리고나서 쉬운 18번 오지은 곡으로 넘어가야지.
사람은 각자 하나의 세계를 가지고 있다. 그 세계에 수평선 같은게 존재한다고 생각해보자. 그 수평선이 너울너울거리면서 서로의 수평선으로 이어지는거다. 말그대로 수평선은 길게 이어져있고 끝을 알 수가 없다. 그래서 그 사소한 조화로움은 기적적인 감동을 만들어낸다. 어느만큼의 깊이로, 어느정도의 길이로 이어져있는지 알 수가 없으니까. 10년간 한사람만을 사랑하는 여정을 그린 인도영화 잡 탁 헤이 자안을 보고 감동적이었다고 말하니까, 그는 우리의 운명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평생을 아름답게 살아야한다고 말한다. 그는 참 고마운 사람이다. 내게 언제나 특별한 존재.
'Dia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근황 (0) | 2014.03.11 |
---|---|
상상마당 <독서 드로잉> 수업, 오늘 시작합니다. (0) | 2014.02.25 |
이름 짓기 (2) | 2014.02.15 |
박문희 개인전 _미지의 생명체들 (0) | 2014.02.08 |
어둠을 끌어안아요 (0) | 2014.02.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