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2024. 10. 28. 13:06


정말 보고싶었던 영화 <공작새>를 드디어 보았다. 보고 나왔는데 계속 여운이 남아 가던 길을 멈추고 이 글을 쓰고 있다.

이 영화는 올해 나의 최고의 영화다... 나는 퀴어 영화를 즐겨보는 편이고, 가끔은 퀴어 영화에 반감이 있는 사람들에게 그게 왜 반감이 드는지 묻고 싶은 심정일때가 많다. 그리고 그냥 그들의 삶을, 내가 잘 모르는 삶을 바라보고, 쉽게 판단하려는 오류를 범하지 않으려 한다. 그런데 가끔 퀴어 영화들을 보면 저예산 독립 영화일 경우가 많아 퀄리티가 떨어지거나 연기가 매우 어색한 경우나 연출에 있어 아쉬움이 클때가 많았다. 

그래서 였을까? 공작새는 내가 지금껏 본 그 어떤 퀴어 영화보다도, 아니, 그냥 퀴어라는 단어를 빼고도 참 좋은 영화였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난 가끔 유투브로 왁킹 댄서들 배틀 영상을 볼 때마다 감탄을 하고 침을 흘리며 보곤 했는데, 이 영화에는 실제로 왁킹댄서로 활동하고 계시는 해준님이 배우로 나온다. 얼굴, 표정, 연기… 다 빠지는거 없이 멋졌고, 특히 춤 추실때… 피지컬 장난아닌데 그 긴 팔과 다리로 진심을 다해 추는 모습에 정말 전율이 일었다.
내가 뽑은 최고의 씬은 고향으로 내려가서 조깅을 하다가 추는 즉흥 춤 장면 아닐까. 그 춤 장면이 두번 나왔는데 둘 다 너무 아름다웠다. 카메라 무빙과 연출의 힘도 대단하다고 느꼈다.
영화 보면서 잘 우는 타입 아닌데 이 영화 보고 3번이나 눈물이...ㅠㅠ 아. 아름다운 미장센에 빠져들다가, 배우들의 연기에 또 빠지고, 해준님의 춤에 빠지고, 마지막 용서와 화해를 통해 연대하는 장면에서 빠지고… 뻔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뻔하지 않게, 진심으로 다가온 그런 영화였다고 고백해본다. 결국은 사랑이고 연대이다. 따뜻하고 아름다운 이 영화를 다들 많이 보았으면 좋겠다.

Posted by goun
Works2024. 10. 10. 12:17

3군데에서 진행한 릴레이 전시가 끝이 났다. 11명의 좋은 작가님들과 함께 했던 즐거운 기획전이었다. 서울 봉은사와 강원랜드, 아리샘터의 공간 특징이 매우 달라서 다양하게 디피된 모습이 새로웠다. 처음부터 끝까지 애쓰시며 전시 진행하신 큐레이터 조숙현님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

봉은사 보우당에서의 전시, 그리고 봉은사 뒷길 산책길에서.^^

 

정선 강원랜드에서의 전시. 12명의 작가들이 모두 각기 다른 하나의 섬으로 표현되는 전시였기에 작품대의 디자인과 색, 질감이 모두 다른데, 대리석 바닥 디피는 꽤나 어려우셨으리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작품 아래에 놓인 타일 덕분에 작품이 돋보일 수 있었던 것 같다. 컬러도 굳 굳! 어려운 디피 고생하셨습니다.ㅠㅠ

 

마지막으로 정선 아리샘터 전시까지. 거의 한달간 전시를 진행하면서 작업실에서 빛을 보지 못하고 있던 나의 예전 작품을 전시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저 작업을 한게 벌써 7년 전이라니.ㅎㅎㅎ 전시가 잘 마무리되어 감사한 마음.^^

Posted by go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