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ks2024. 7. 12. 15:55

코엑스에서 열린 어반브레이크 2024 vip 오프닝에 다녀왔다. 이 곳에서 가장 핫한 부스가 어디냐고 묻는다면 단연코 <리아킴X오와칠호> 부스일 것이다! 들어서자마자 파워풀한 느낌의 설치 + 영상 작품들과 멋진 페인팅, 그리고 하나부터 열까지 손수 만든 옷들이 나를 맞아주었다. 

나를 보고 뛰어오는 묘경. 아이쿠 귀엽다.ㅎㅎㅎ 고새 살이 쏙 빠진 듯.ㅠㅠ
시선을 확 끄는 설치+영상작업. 영상에서는 리아킴이 폐 의류 위에서 퍼포먼스를 한 장면들이 나오고 있었다.
이번 원규오빠의 야심작! 구성, 컬러, 마띠에르, 액자까지 전부 돋보였던 신작이다. 멀리서 보아도, 가까이에서 보아도 정말 멋진 작품이었다. 분명 원규오빠는 뛰어난 감각의 소유자인데, 이번 작업을 보면서 그 감각들을 아주 정교하게 다듬어서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그 디테일함을 증명이라도 하듯 이렇게 멋진 작품으로 보여주다니!!! 처음 이 작품을 보자마자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빠는 정말 시각 예술을 해야만 하는 사람으로 태어난 것이 분명하다...부러운 사람 같으니!ㅎㅎㅎ
이 작품은 묘경이의 작품이다. 이렇게 큰 작업은 처음 해보았다고. 엄청 오랜 시간을 공들여 작업한 느낌이 들었는데, 가까이 가서 보니 마띠에르가 심상치 않다! 물감을 다 뜯어내고 다시 화면에 붙이는 작업의 흔적이 보였다. 크...자유분방함과 깔끔함의 조화를 느껴보는것이 이 작품 관람의 포인트이다! 이번 신작들을 보니 묘경이와 원규오빠는 서로에게 정말 좋은 에너지를 주면서 작업을 하고 있다고 느꼈다. 정말 고생 많았어, 친구들...짝짝짝!
이틀간 잠도 3시간 밖에 못잤다면서...이렇게 사진 앞에서 활짝 웃어주니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았다. 나는 정말이지 왜 이날 근육통이 심하게 왔는지 가랑이가 너무 아파서 제대로 걸을수가 없었다, 전날엔 괜찮았는데 왜 하필 이날 그래가지고. 그래도 절뚝거리면서 열심히 작품 관람!
작품을 열심히 설명해주고 있는 원규옹. 저번에는 이 부부 모두 눈썹을 쫙 밀었었는데, 이번에는 눈썹을 길렀다. 눈썹 없는 것도 귀여웠는데 뭔가 아쉽.
오프닝 바로 전날까지 만들었다는 옷. 아주 따끈 따끈한 최근작! 나도 얼마전 '하현우님이 선물해주신' 오와칠호 옷을 입고 오프닝에 왔어야했는데... 맨날 작업실과 집만 다니며 대충 입고 다니다보니 갑자기 어색한 느낌이 들어 용기를 못냈다. 엥. 그냥 입고 올껄 그랬어. 애 낳구 아줌마되서 뭔가 소심해진건가.ㅋㅋㅋ 뒤에 걸린 긴팔 옷들도 너무 사고싶었네. 이쁘다 이쁘다. 오와칠호는 모든 걸 다 만들기때문에 1년에 몇벌 나오지 않는다. 그만큼 희퀴템이라는 것! 같은 옷은 절대 없다는 것!!! 그래서 소장할 가치가 충분하다는 것!!!
귀여운 포즈!
리아킴 님은 춤만 잘 추시는게 아니라 이런 감각도 있으시네 하고 느낌. 오와칠호 옷들과 잘 어울리는 평면 작업들이었다.
사인회. 역시 팬들이 많구나. vip오픈인데도 줄이 점점 길어졌다.

10년 전 우리가 만났던 문래동 작업실에서는 각기 다른 성향의 4명이 함께 작업을 했다. 윗층이었던 1층에는 공사장이 있어서 낮에는 항상 쿵쿵 하는 소리가 들렸고, 지하1층 작업실의 천장 콘크리트는 자주 떨어졌고, 가끔 비가 새거나 물이 찼고, 모든게 다 불안정했다. 환풍기도 없어서 그 유리섬유로 만든 건물 지하는 항상 퀘퀘한 냄새가 났는데, 그 어둑어둑하던 지하 작업실이 그냥 나의 30대 같다고 느껴지기도 했다. 그냥 20대 때와 다르지 않게, 똑같이, 암울하고 어둡고 불안했으니까. 요즘 현우님과 만나면 "그때 그 작업실은 정말 최악이었어."라고 말하곤 하는데, 그래도 나는 그런 최악의 작업실이었던 그때가 가끔 생각난다. 그리고 최악이었지만 때론 너무 즐겁고 행복하기도 했기 때문에 그립기도 하다. 그때 묘경은 설치작업과 영상작업을 하고 있었고, 나는 국카스텐 2집 앨범 작업을 했고, 남옹은 입체 작업을 했고, 막내 인선이는 평면 작업을 했다. 쓰다보니 그리운 시절이 맞는 것 같다. 
그 문래동 지하 작업실에서 나온 우리는 뿔뿔이 흩어졌는데, 그때 묘경은 507호 방에서 원규오빠와 함께 옷과 가방을 만들었다. 매일 매일이 불안과 싸우는 시절이었다. 그 가방과 옷을 여기저기에 가지고 나가 팔기도 하고, 편집샵 같은 데에 입고하기도 했다. 그때에도 이 둘은 작업 얘기만 하면 두 눈을 반짝였다. 설령 유명하진 않더라도, 많이 팔리지 않더라도, 그저 내 자리에서 꿋꿋이 이 작업을 해내고 말겠다는 그런 의지가 엄청났다. 나는 이 두사람을 보면서 작업이 막히고 힘들때 용기를 냈던 것 같다. 지금은 에이젼시의 소속작가가 되어 여기저기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데, 그때의 오와칠호와 지금의 오와칠호는 다르기도 하지만 여전히 같기도 하다. 항상 진지하게 작업하고, 새로움을 찾고, 발전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정말 멋지고, 여전히 반짝반짝 빛난다. 힘들고 불안하다고 해서 현실과 타협하지 않고, 결국 자신이 하고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오와칠호를 열렬하게 응원한다. 내 친구들. 원규옹이 내 얼굴 보자마자 한 얘기는 "우리 빨리 커피마셔야 해"였다.ㅋㅋㅋㅋㅋ 빨리 커피를 마시자구!!!!!

Posted by go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