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n Seo'에 해당되는 글 1761건

  1. 2010.10.13 서른이 되면 4
  2. 2010.10.11 안창홍 선생님 홈피에서
  3. 2010.10.06 책 구입
  4. 2010.10.06 무심한 밤의 시간이 가고
  5. 2010.10.05 구한 영화
# 작업실의 문을 열면, 피고 남은 향의 재들과 카펫과 기름의 냄새가 진동한다. 나는 그 냄새가 좋다. 퀘퀘하면서도 몽롱해지는 그 냄새. 반아사 롤천을 얼마전 주문했는데 작업실 벽에 어떻게 걸까 고민하다가 커튼끼우는 쇠로된 꽂이(이름을 모르겠음. S자로 생긴 것)를 10개 넘게 캔버스 천에 꿰었다. (철물점 아저씨도 생각해내지 못한건데!ㅎㅎ) 그리고 천장에 못을 3개 박은뒤에 끈을 달고 그 끈에 그 커튼꽂이를 일일이 걸었다. 뭐 볼품은 없지만 그래도 큰 천이 매달려있어서 넘 뿌듯하다. 히히.


# 지하철에서 엄마를 찾는 아주머니 한명이 있었다. 40대 아주머니였고 그녀의 엄마는 60이 넘어보였다. 엄마를 자신의 옆에 앉히자마자 엄마는 딸의 팔을 두팔로 꼬옥 붙잡고서 어깨에 기대 곤히 잠이 들었다. 딸은 그 순간 정말 행복해보였다. 엄마에게 어깨를 내어준 뒤 계속 입가에 미소가 번져있었으니.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도 그 모녀를 보고 가슴이 뭉클했을것이다.
갑자기 파리에서 외롭게 생활하는 친구가 떠올라 갑자기 지하철에서 눈물이 날랑말랑 가슴이 먹먹. 왜 그 장면을 보고 그 아이가 생각났는지 모르겠는데, 계속 먹먹해서 그 모녀를 힐끔힐끔거리며 몰래 보았다. 나이를 먹는가보다, 가슴이 아픈걸 보니.

# 서른이 되면 친구의 형이 있는 멕시코로 여행을 가기로 했는데, 멕시코도 좋고, 안되면 순례자의 길(카미노 데 산티아고)을 다 같이 걷기로 했다. 물질적이고 현실적인 욕심보다는 우리의 열정적인 삶을 위해 욕심을 부리는 친구들이 주변에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얼마나 큰 행운인지 모르겠다. 그래서 나는 그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기운을 차려야겠다고 마음 먹었던 것이다. 누군가로 인해 힘을 얻는 것. 너무 오랫만이라 그랬나보다. 고맙고 또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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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
Text2010. 10. 11. 01:50
*
그럭저럭 그림하나가 또 완성단계에 들어선다. 카우치에 걸터누워 이쪽을 응시하는 꺼리길것 없는 눈빛과 건강하고 탄탄한 , 육체의 무게감과 피부빛이 아름답다. 이런, 품격없이 자화 자찬을 늘어놓다니닛.
철들기전 부터 지금껏 그림그리기에만 전념해온 경험으로 스스로의 그림중에서도 아주 좋은것과 조금 부족한것을 구별해서  밀도있게 감상을 즐기다 보면 혼자서 조금 아쉬워 하기도 하고 흐뭇해 하기도 하고 오늘처럼 감동이 밀려와 가스미 벌렁대기도 하는  것이다.
처음 시작할땐 난감하게 닦아오든 하얀캔버스가 색과 형태로 매꿔지고 조금씩 조금씩 내가 의도한 모습이 제대로 들어날때마다 벅차오르는 희열을 누가 알랴! 그 맛에 온갖 격랑을 견디면서도 화가짖 하는것이 아니겠는가.  
이번 연작을 시작하기전 흑백으로 갈까? 다색으로 갈까? 중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지만 그림이 한점 한점 완성될때 마다 색채를 쓰길 잘했다는 생각을 한다. 그림의 내용에 걸맞은 색을 선택하기위해 늘 즐겨쓰든 색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모험이 뒤따라야 했지만 시행착오없이 그림내용과 맞아떨어지니 이런것을 두고 錦上添花 라고 하는것일까?

어깨, 허리가 아프고  손가락 엄지와 중지 마디마디가 약간의 통증과 함께 기름안친 기계처럼 덜그득되고 불편하다.허기사 수십년을 염치없이 마구마구 써 대기만 했으니 고장이 날 만도 하잖은가.내일은 필히 병원에 가보리라 일단 마음을 먹는다.


**
최선을 다하는 삶보다 더 아름답고 가치있는 것이 또 있을까?
대다수, 보통사람들의 삶이라는것이 진흙탕같은 세상의 바다를 헤쳐나가려 하다 보면 결코 마음 먹고 뜻한데로만 살아가지지가 않을 것이다..끝없이 좌절하고 끝없이 인내하고 수도없이 절망하고 쉬임없이 극복하고 때론 쪼잔하고 때론 구차해지기도 하면서  질기게 살다보면 잘은 모르겠지만  인생의 마지막 해가 서산에 걸릴때쯤엔 반쯤  생불이 되어있지 않겠는가.


-안창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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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
books2010. 10. 6. 23:17

리모델링 된 광화문 교보 첫 나들이 겸 해서 사고싶었던 책을 샀다. 아. 또 마음대로 사라하면 10권정도 더 집었을껀데, 매번 책을 간추려서 사야하는 이 느낌은...췟. -_-;;; 시네큐브에 가서 들뜬 맘으로 옥희의 영화도 보았네. 아. 오늘은 정말 여유로웠던 날이라 행복하다. 매일매일이 오늘만 같으면 좋을것을! 친구들과 선후배들도 많이 만났고, 또, 우연히 알게된 만화가 백종민님의 책도 이번 달 혹은 다음 달에 사서 읽어야겠다, 이름은 대방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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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
Diary2010. 10. 6. 02:55



문 닫힌 거리. 오렌지 색 가로등. 검은 안개 자욱히 비록 걷히지 않더라도 나는 잡초처럼 그렇게 가고싶다, 너에게.
내가 잡초같은 친구라했지, 그렇지만 꼭 책 갈피에 꽃아 간직하고 싶은 친구라했지. 그래서 이 차가운 기운 사이에 서서 어둠이 흔들거리면 이 빠진 잇몸으로라도 너의 온기를 되씹어야지 했다.
어두운 이 길가에 우두커니 서 있으니 겁도 없어지고 뭔가 고요하고 아늑하기까지하다. 더 없이 깜깜한 어둠속에서, 새벽 1시가 다 되어가는 깊은 골목어귀에서, 난 동네의 불빛을 찾아 떠도는 곤충처럼 어둠을 이기는 중이다. 찬 바람이 내 피부를 긁고 있다해도 무심한 밤의 시간은 그렇게 간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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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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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