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n Seo'에 해당되는 글 1761건

  1. 2010.09.26 구름과 안개의 곡예사
  2. 2010.09.21 비인칭의 기억
  3. 2010.09.19 구한 영화
  4. 2010.09.15 무거운 것
  5. 2010.09.15 구한 영화 2
books2010. 9. 26. 23:31
...(중략)

간혹 나는 밤거리로 뚜벅뚜벅 걸어나가 진열장에 비친 내 모습을 바라본다
나 자신이 아득한 심연으로 되비치고
등 뒤의 어둠과 눈앞의 환함이 서로를 환대할 때까지
나는 일생에 걸쳐 가장 가난한 표정으로 거기 오래 서 있는다
그러고는 오묘한 정취에 젖어 달이 뜬 쪽을 향해 물구나무로 걸어가는 것이다
자정의 밤거리는 언제나 취객과 창녀로 북적거린다
내 둥근 몸을 통과한 달빛에 젖은 자들이여
나를 비웃든 경외하든, 그대들의 삶에 다산과 다복이 넘치기를

또 간혹 나는 구름과 안개를 뚫고 달리고 또 달린다
구름과 안개가 걷히면 심심해져서 곧장 집으로 돌아온다
구름과 안개가 걷힌 거리는
지식 없는 선생이요
표정 없는 얼굴이기에
구름으로 다듬고 안개로 닦아야만 고독은 아름다운 자태를 얻는다고 믿는다

나는 그저 고독한 아크로바트일 뿐
굳이 유파를 들먹이자면
마음의 거리에 자우룩한 구름과 안개의 모양을 탐구하는 '흐린날씨'파
고독이란 자고로 오직 자신에게만 아름다워 보이는 기괴함이기에
타인들의 칭송과 멸시와 무관심에 연연치 않는다
즐거움과 슬픔만이 나의 도덕
사랑과 고백은 절대 금물
어떻게 살아왔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해서는 결단코 침묵이다

심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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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
Text2010. 9. 21. 00:40



오렌지 불빛이 흔들거린다. 일을 마치고 작업실 가는 길, 내 체력은 이미 바닥이 되었다. 아무것도 기억나는 것이 없고 기억하고 싶은것도 없다. 그래서 나는 듣지도 않고 바깥에서 비인칭의 기억으로만 존재한다. 이제부터 무엇을 해야하지? 하는 생각. 그리고 외로움. 자꾸만 생각과 감정들이 깊이 연결되지 않고 뚝뚝 끊어진다. 글을 쓸 때에도 마찬가지다. 나는 나에게 몰입되지 못하고 종종 나를 잊고 나의 바깥에서 나를 기억하기 위한 처절한 애씀이 있지만 그것조차도 오래 가지 못한다는 걸 안다.
이렇게 망각되어가는 시간이 내게 무슨 의미가 있을 것이며, 그것을 잊기위한, 기억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해도 어떻게 해야하는지 나는 모른다.
블랑쇼 책 속의 그와 그녀에 관한 이야기들은 나를 슬프게 만들고, 그저 졸음이 쏟아질 뿐이다. 차라리 엠마뉴엘 베른하임을 읽는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여성적인 그녀의 글을 읽으면 항상 반복적으로 같은 이야기를 읊고 쓰는 그녀가 떠오른다. 그런데 분명한 것은 불어가 한국어로 번역되면서 너무 일반적이고 평이한 표현들로 변색된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 그녀의 글 앞에서 욕망은 방황하고 사랑은 아이러니하게 정의된다.

감기에 걸린 추석의 시작은 조금 괴롭다. 오전에 집에 안와도 된다는 부모님의 전화를 받고,(티켓문제와 휴일의 압박;;) 점심때가 한참 지나 일어났다. 목소리가 많이 이상해졌고, 콧물이 줄줄 흐르는데, 밖에 비가 자꾸만 오니까 그렇게나 좋았던 비도 오늘은 정말 싫다. 추석은 정말 가족과 함께 보내야한다. 이렇게 혼자 지내는것은 정말로 아니올씨다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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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
Movie2010. 9. 19. 12:31

투 웡 푸 / 미국
세 얼간이 / 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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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러 마스크 / 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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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
Diary2010. 9. 15. 01:10

과거가 모두 추억이 되어 버리는 것은 참 슬픈일인데, 모두 다 추억이 될 수 없다는 것도 슬픈 일인것 같다. 오늘은 8월의 크리스마스가 티비에서 방영되길래 잠깐 보다가 내가 예전에 느끼지 못했던 여러 감정들을 느꼈다. 그때 이해하지 못했던 감정들을 이제와 이해한다고 해도 나는 과거의 그를 이해할 수 없었고 지금은 이해할 수 있다해도 만날 수 없으니 이런 감정들이 다 무슨 소용인가 싶다가 허무해져버리는 것이다. 모든 일들이 다 그렇다. 좌절은 좌절에서 끝이나고 카타르시스 따윈 없다. 그때의 좌절이 지금의 행복에 조금도 기여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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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
Movie2010. 9. 15.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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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