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닫힌 거리. 오렌지 색 가로등. 검은 안개 자욱히 비록 걷히지 않더라도 나는 잡초처럼 그렇게 가고싶다, 너에게.
내가 잡초같은 친구라했지, 그렇지만 꼭 책 갈피에 꽃아 간직하고 싶은 친구라했지. 그래서 이 차가운 기운 사이에 서서 어둠이 흔들거리면 이 빠진 잇몸으로라도 너의 온기를 되씹어야지 했다.
어두운 이 길가에 우두커니 서 있으니 겁도 없어지고 뭔가 고요하고 아늑하기까지하다. 더 없이 깜깜한 어둠속에서, 새벽 1시가 다 되어가는 깊은 골목어귀에서, 난 동네의 불빛을 찾아 떠도는 곤충처럼 어둠을 이기는 중이다. 찬 바람이 내 피부를 긁고 있다해도 무심한 밤의 시간은 그렇게 간다.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