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차다. 그렇게 기다렸던 가을이 오려나 싶은데, 한편으론 여름이 너무 일찍 지나가버리는 게 아쉬워지기도 한다.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고, 가을이 가고 겨울이 오고, 겨울이 가고 봄이 오고... 여름의 햇살과 탱탱하게 물오른 초록 잎들이 아쉬운걸까, 아니면 어느 해보다도 빨랐던 올해의 시간들이 아쉬운걸까. 올해 여름의 나는 고독을 원할때 그 고독을 몸소 느낄 수 있었고, 스스로 담담해질 수 있는 경로들을 찾았고, 누구에게나 절망과 슬픔이 온다는 당연한 이치를 곱씹었다. 친구가 내게 남긴 글에는 인생에 힘든일이 다가온다면 자랑스럽게 생각하라고. 그만큼 너는 최선을 다해 살고있는거라고 적혀있었다. 그리고 나의 모든 고생길까지도 사랑한다고. 내 고생길까지 사랑한다는 친구가 있으니 그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싶었다. 목이 메었다. 그저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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