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n Seo'에 해당되는 글 1761건

  1. 2011.01.11 모리스 블랑쇼
  2. 2011.01.09 BlackSwan
  3. 2011.01.08 심심한 인간
  4. 2011.01.06 페투슈키. 역 광장 p225 6
  5. 2011.01.05 신년 퇴물 파티 in 죽산 2
books2011. 1. 11.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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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
Movie2011. 1. 9. 01:40

Posted by goun
Text2011. 1. 8. 01:58
일을 마치고 밤 10시 반쯤 2호선 교대역에서는 사람들이 정말 쏟아져나왔다가 밀치고 떼거지로 쑤욱- 들어가는데 그 광경이 마치 쓰나미를 연상케한다. 가방하나 제대로 움직일 공간 없는, 숨을 곧게 쉬기 어려울 정도의 그런 콩나물시루같은 네모상자안에 꼼짝없이 갇혀서 뜨듯하고 텁텁한 공기를 맡고 있으면 가끔 나라는 인간이 슬프게 느껴진다. 음. 요지는, 내가 그 상황때문에 슬픈것이 아니고...요즘에 이유없이 자주 슬퍼지는데, 사람들의 어깨와 어깨의 틈 사이에 끼어 눈을 감고 있으면 내 슬픔의 원인을 알수도 있을것 같다는 느낌 때문이다. 뜨듯하고 암울한 공기, 무표정한 사람들의 숨소리, 입냄새, 머리냄새, 고기와 술이 베인 옷의 냄새가 덜컹거리는 좁은 공간에 빽빽하게 차 있고, 나는 오른쪽 어깨와 팔이 너무 욱신거려서 아무생각도 할 수 없다. 그 순간, 눈을 감고서 가만히 생각해보면 나라는 인간이 점점 너무 재미없고 심심한 인간이 되어가고 있다는데에서 슬픔의 원인 중 아주 작은 원인 한개를 찾을 수 있는 거다. 그냥 그렇다. 사는게 점점 재미가 없어져서 정말 큰일이다. 나라는 인간도 점점 재미없고. 이렇게 한국은, 나의 주변은 매우 암울하고, 무기력하고, 모든것에 지쳐있고, 나도 점점 어두운 기운에 둘러쌓이게 될까봐 겁을 먹은 채 하루하루를 사는 것이다. 종종 왜 슬퍼지는 것인지 이유도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그렇게 그냥 사는것이다. 이건 잘 사는 건 아닌 것 같다. 나는 정말로 잘 살고 싶다. 정말로 잘. 잘 사는 것이 무엇이냐. 응? 내게 누군가가 해답을 던져줄 수는 없을테지. 아무런 기대도 없지만, 왜 내가 이곳에, 여기에, 이것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내 스스로에게 대답을 해주어야 할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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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
books2011. 1. 6. 13:29

언제가 됐든 내가 죽게 된다면, -난 아마 곧 죽을거야. 나는 알아. 나는 이렇게 세상을 받아들이지도 못한 채 죽을거야. 가까이에서, 멀리에서, 내부로부터 또 외부로부터 이 세상을 이해하긴 했지만, 결국 받아들이진 못하고- 난 그렇게 죽을거야, 그러면 그분이 내게 묻겠지! '그곳은 살 만하던가? 아니면 별로던가?' 나는 아무 말도 안 할 거야, 눈을 내리깔고, 아무 말도 안 할 거라고, 이렇게 아무 말도 안 하는 건 여러 날 숙취로 고생 해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다 알 만할거야. 인간의 삶이란 영혼이 잠시 술 취해 있는 것과 같은 거 아니겠어? 그리고 또 눈이 침침해지는 것과 마찬가지야. 우리 모두는 취한 거나 다름 없다니깐, 다만 각자 나름대로, 누구는 더 마시고, 누구는 덜 마셨다는 것이 좀 다를까. 사람마다 다르게 작용하긴 하지. 누구는 이 세상을 똑바로 쳐다보며 웃고, 누구는 이 세상의 가슴에서 울고. 한사람은 이미 토를 해서 괜찮고, 다른 사람은 메슥거리기 시작해. 그런데 나는 -나는 뭐지? 나는 많은 것을 맛보았어, 근데도 아무렇지도 않아. 나는 한번도 제대로 웃거나 토하지도 않았어. 나는 이 세상에서 그렇게 많이 맛보았는데, 술 마신 순서나 얼마나 마셨는지도 다 잊어버렸는데, 그런데도 이 세상 누구보다도 전혀 멀쩡하다고. 나에게는 안 먹힌거지. '넌 왜 잠자코 있는 거냐?' 주님이 푸른 번개속에서 내게 물으시네. 뭐라고 그분에게 대답하지? 아무 말도 하지 말아야지, 아무말도......


저울이 거기에 있든 없든 -어쨋거나- 저울에 달아보면 한숨과 눈물이 계산이나 계획보다 무게가 더 나가는 법이다. 나는 당신들이 어떤 것을 아는 것보다 더 확실하게 이걸 잘 안다. 나는 꽤 오래 살았고, 술도 많이 마셨고, 생각도 많이 하면서 살아왔다. 그래서 지금 내가 말하고 있는 것에 대해 잘 안다. 당신들의 모든 길잡이 별들은 저녁노을 무렵엔 다 질 것이다. 어쩌다 져버리지 않는다고 해도 간신히 희미하게 반짝이는 수준일 것이다.
나는 당신들을 모르고, 또 잘 모른다. 당신들에게 관심을 가져 본 적도 거의 없다. 하지만 난 당신들에게 볼일이 있다. 베들레헴의 별이 새롭게 타기 시작할는지, 혹은 반짝이기 시작할는지, 확실히 알기 위해 지금 당신들의 영혼이 어디에 있는지 궁금하기 때문이다. 이게 가장 중요한 것이다. 왜냐하면 모든 나머지 별들은 저녁노을 무렵 져버리고 혹여 져버리지 않은 것이라고 해도 겨우 희미하게 반짝일 뿐이기 때문이다. 또 빛나는 것이 있다해도 그럴 경우는 너무 멀리 떠 있어 아무 쓸모없는 것일 따름이다.
'그곳에 저울이 있든지, 그곳에 저울이 없든지 -거기서는 가벼운 우리들이 더 무게가 나가고 모든 걸 이겨 낸다. 나는 당신들이 그 어떤 것을 믿는 것보다 더 확고하게 이것을 믿는다. 믿는다. 그리고 안다.

모스크바발 페투슈키행열차, 베네딕트 예로페예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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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
Diary2011. 1. 5. 01:14


영국에서 언슝, 미국서 홍지가 와서 1년만에 다들 신나고 들떴다. 스물 아홉의 싱글즈를 찍는 기분으로, 밤새 이야기하고 웃었던 날. 이들이 있어 하루하루가 든든하다는 것을 어느 누가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지. 이렇게 한 해를 시작한다. 프랑스에 있는 수연이도, 오래보지 못한 김따씨도, 사정이 있어 파티에 오지못한 기오도 다음번에 꼭 다시 다같이 만나서 행복을 느끼자. 다들 건강히 잘 지내고, 올해 이루고 싶은 일들 다 이루었으면. 너무 사랑하고, 고마운 친구들아. 아비앵또. World is you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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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