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xt2011. 1. 1. 22:42
# 허덕이다가 아무렇지 않게 잘 살고, 잠시 잊었다가 생각나면 또 허덕이고, 정신차려야지 하면서 뭔가를 계속 하려고 하는데 잘 되지 않는 요즘. 며칠 전에 호주에서 4년째 살고있다가 한국에 나온 미래씨와 재간둥이후배 우수진이를 만났고, 그들에게 털어놓는 내 이야기들이 무슨 이슈도 아닌데, 이슈처럼 생각되는것이 싫다가도 또 내 상황은 뱉어낼수밖에 없었고.. 조금은 이기적이지만 나는 그렇게해서라도 내 감정이 환상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자꾸만 증명해보이려고 했다. 음. 그날 미래씨의 어록에 올릴만한 얘기중 하나는 '소통을 하지 않는 사이일수록 잘 지내는 것 같아..' 였고, 순간, 내가 감정이 아닌 소통에 대한 환상이 있었던건 아니었는지 곱씹어보았다. 자꾸만 결론을 지으려고 하는 내가 참 우습기도 해. 그러나 나는 지금 아주 조금씩, 아주 천천히, 이해의 언저리에 도달하기 위해 먼저 베네딕트 예로페예프를 이해하고 있다. 이 과정은 모르긴몰라도 참 숭고한 일이라고 느껴진다.

# 새해가 밝았는데, 떡국은 커녕 밥도 안먹고 혼자 시네큐브에 가서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를 보았다. 좋았다. 정원영 5집은 너무 쓸쓸했지만 아 아 아아 아 아 아아 아 울려퍼지는 잔잔한 피아노소리가 너무 좋아서 어쩔 수 없이 계속 듣고있다. 신경써서 다이어리를 장만했더니 이제야 새해가 된 것 같다. 가만가만 생각해보니, 나라는 인간은 설이나 추석이 되어도 덕담한마디 먼저 건네지 않는 게으른 인간인데, 2010년을 되돌아보니 참 고맙다고, 새해에 꼭 행복하라고, 얘기하고 싶은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핸드폰만 만지작만지작 거리다가 몇몇에게 문자를 보냈는데 참 기분이 좋았다. 그래서 내가 정말 좋아하고 아끼는 사람들이 볼 수 있게 블로그에 글이라도 남겨보고 싶어졌다.

새해가 밝았어요. 제 곁에 있는 많은 사람들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욤. 이렇게.
내년에도 다들 건강했으면 좋겠고, 자주 연락 못하고 지낸 지인들 안부 자주 전하고 얼굴 봤으면 좋겠다. 흡! 행복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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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