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n Seo'에 해당되는 글 1761건

  1. 2010.06.21 터키 고고학박물관 + 이집트 미이라
  2. 2010.06.20 이스탄불 구제샵 2
  3. 2010.06.19 작업
  4. 2010.06.17 잡담
  5. 2010.06.15 My Father
Travel/Turkey2010. 6. 21. 00:40

그 어떤 유물유적들 보다도 섬뜩했었는데 이 꼬맹이들은 잘도본다. 하긴, 이건 이집트에서 본 30구 넘는 미이라들에 비하면 별것도 아니다. 미이라 박물관과 고고학 박물관에서 본 미이라만 40구는 족히 넘을 듯.(왕과 그 부인들과 키우던 동물들의 미이라까지 다 포함하면 50구 넘고) 박물관 입구에서부터 나는 시큼한 냄새와 세세하게 그려진 미이라 만드는 과정 설명서와 코로 뇌를 빼고 간과 위를 빼내는 도구들...다 너무 흥미진진해서 문 닫는 시간 넘어서까지 박물관에서 미이라를 보았다. 다행히 의과대 친구가 옆에 함께있었기에 영어 해석은 그 친구가 다 해줬다. :)


이건 이집트에서 본 미이라인데, 사실 이건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다. 우선 미이라 박물관과 카이로 고고학박물관(이집트에 있는) 내부는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었기에, 아스완의 누비안 박물관에 있던 위의 미이라들만 촬영할 수 있었다. 그것도 약간의 돈을 내고서. 수천년 전 미이라의 이와 발톱에 경외감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수십구를 봐도. 미이라의 머리카락과 다양한 색의 피부, 정교한 손톱과 발톱 등은 정말 뜨악 뜨악만 연발하게 했고 그 당시 이집트인들에 대한 존경심을 저절로 생기게 했다. 뭐니뭐니해도 람세스 2세의 미이라 모습에 충격. 젊은 나이에 미이라가 된 왕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기 때문이었다. 머리카락 숱도 적고, 피부의 질감과...추정할 수 있는 생김새... 그냥 람세스 2세 미이라 보지 않고 마음속에 나이쓰한 람세스 2세만 담아둘 걸 그랬다. 람세스 책 5권 읽고 기대만땅하고 갔던 나와 친구는 가장 실망스러워했다지 아마.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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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
Travel/Turkey2010. 6. 20. 11:51

골목 골목으로 돌아다니다가 발견한 구제샵! 한국의 구제시장 만큼이나 눈이 휘둥그레~해질만큼 멋진 옷과 악세사리들이 즐비했다. 입구에 딱 버티고 서있는 외계인! 이곳에 있던 드레스와 가디건, 티셔츠 등등 다 갖고오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흑.
이스탄불의 탁심에 있는 이스틱클랄거리는 우리 나라의 명동 같았는데, 큰 도로 안쪽으로 들어가면 악기를 파는 곳, 석류주스를 파는 곳, 음반을 파는 곳, 이렇게 구제샵 등등 신기한 곳들이 많았다. 석류 먹으면서 여유롭게 옷 구경! :)


빤짝이 드레스를 사왔어야했다.ㅠ_ㅠ 아직도 눈에 밟힌다. 구제 샵을 다 구경하고 나온 뒤에 간식이 먹고싶었는데 길에서 케잌을 파는 아저씨를 만났다. 꿀과자들 종류도 많기도 하다. 링처럼 생긴 꿀 과자는 75쿠루슈(약 500원)인데 손으로 잡고 먹으면 꿀이 뚝뚝 떨어지고 입 안 전체가 달달해진다. 나는 안 먹어본 초콜릿 케잌을 선택! 이 케잌은 전체가 다 초콜릿이고 안쪽 빵도 겹겹이 빵한겹, 초코한겹, 빵한겹,초코한겹...켜켜히 달달하다.ㅎㅎ


맘씨 좋게 생긴 아저씨. 나를 엄청 귀여워해 주셨다. :) 갈라타 탑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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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
Text2010. 6. 19. 23:09

                                                                                                                            _터키에서 만난 Semiha Berksoy.

스프링 컴 레인 폴에 들러 아메리카노를 한잔 마시고, 이쁜 메모장을 하나 샀다. 공책의 편지지들을 보니 영국에 있는 언슝과 프랑스에 있는 이슈와 지타가 마구마구 생각나서 한참을 창밖을 보며 중얼중얼 거렸다. 오늘 산 메모장은 오늘 만나게 될 익명(?)의 누군가를 위한 선물이었다. 그문화에서 열린 이샛별 작가와의 대화를 보았고 96년부터 2010년까지의 작업들을 쭉 보고나니, '아. 그래, 바로 이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마음에 평화가 찾아왔다. 저녁이 되자 정원언니와 고등어가 전시를 하고 있는 루프로 이동했고 그곳에서 2년만에 호라시우도 만났다. 마음에 찾아온 평화는 꾸물꾸물 거리면서 계속 심장을 건드리는 것 같았다. 작업에 대한 생각들이 공기 빠진 바람인형을 일으키고 있는 것 같았다. 메모장은 정원언니에게. 그리고 작업에 대한 이야기들을 할 수 있고, 서로에게 힘이 될 수 있는 사람이 가까이에 있다는 것에 행복감을 느꼈다. 꾸준히 작업하고 있는 선배와, "작업 하고 있는 사람들 보니까 참 좋아요. 선배 포함." "나도 작업하는 동생들이 좋지, 너 포함." 오늘은 잠도 푹 잘 수 있을 것 같다. 아. 행복하다, 오랫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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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
Text2010. 6. 17. 04:41
# 네팔 트래킹, 안나푸르나...상상만 하며 좋아하다가, 문득 부모님 결혼 삼십주년이 얼마 안남았다는 걸 깨달았다. 허거덩. 매년 변변하게 결혼기념일 챙겨드린적도 없어 이번만큼은 안되겠다 싶어 갑자기 초조해졌다. 네팔을 보내드리진 못하더라도 부담없이 가까운 곳으로는 가능하도록 힘써보아야지.

# 잠이 오지 않는 이유는 선입견, 월드컵을 대하는 우리들의 태도, 선택에 대한 중요도의 개입문제, 언어의 소통 불가능성, 많은 제약들, 끝 없는 논쟁, 제 2의 누군가를 떠올리게 하는 트라우마적 행동들, 갖다붙이기의 예시, 암묵적 공격과 방어행위, 다양성을 인정하는 방식, 또 다른 제약의 발동, 절대 데리다식의 글쓰기를 좋아할 수 없는 이유 등등 이다. 이것들을 약 7시간 가량 생각하고 1400자 가량 압축해서 토해내었는데도 찝찝함을 이루 설명할수가 없네. 선입견과 관찰에서 도출된 결론으로 고착된 견해 사이에는 분명 큰 차이가 존재한다. 왜? 다른 행동을 발견하는 순간 후자는 고착된 견해가 조정될 수 있지만 선입견이라는 것은 조정불가능한 것이니까. 무언가를 딱딱하게 고착시키고 단정짓는 것. 진짜 내가 싫어하는 것. 그런데 그러지 않기란 쉽지않다. 나도 안다. 누군들 선입견 없이 살아갈 수 있겠냐마는, 반복적으로 도출된 결론에 포함된 생각에는 50%의 확신은 존재하니까. 그 50%의 확신을 가지고 선입견이라고 말한다면 나는 더이상 할말 없고. 나는 나무젓가락으로 딱딱한 바위를 계속 치고 치고 또 치고 있는데, 그 바위는 매우 차갑고 움직이지 않는다. 열을 가해도 액체처럼 녹지도 않고(당연히) 겉에서 무언가가 찔러도 꼼짝 않는다. 차가운 공기만 잠깐 바위의 어깨에 앉았다가 금방 자리를 뜨는 거지. 바위는 그래서 혼자 생각하고 자신의 결론에 도달했을 때 자신을 비워내지 않고 새로운 이야기를 가득 채운 뒤, 나무젓가락을 부러뜨러버린다. 빠샤!

# 잠이 오지 않는 이유 하나 더. 다리가 너무 쑤신다. 그리고, 작업실 문제.

# 포화상태의 욕구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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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
Diary2010. 6. 15. 23:19

아버지라는 이름 속에 가득한 깊은 상처 한아름. 그 의미를 어느 누가 다 이해할 수 있을까요. 앞이 보이지 않는 긴 터널을 무작정 달렸지만 결국 허망함의 끝에서 내게 보인 쳐진 어깨와 힘 없는 뒷걸음을 그 누가 헤아릴 수 있을까요. 아버지는 걱정어린 딸의 이야기에 못다한 말들을 늘어놓으며 꼬깃꼬깃 접어둔 종이를 펼쳐 눈앞에 보여줍니다. 나는 그제서야 아버지의 영혼 앞에 눈물을 떨구었어요. 지옥같았겠지요. 너무 많은 회한과 슬픔과 추락의 언덕 아래서 어두운 사면을 지그시 쳐다만 보았겠지요. 아버지. 나는 항상 아버지를 생각하면 눈물이 나요. 아버지의 피곤한 어깨를 만져드리면서 마음속으로 '심약해지시면 안되요.' 라고 매번 말하곤 했어요. 아버지가 잠깐 나간 사이 참지 못하고 터져버려 쿳션에 얼굴을 파묻고 말았습니다. 나의 들썩이는 어깨가 엄마의 마음을 아프게했을까요. 긴 긴 세월 한결같이 나에게 작업 얘기를 해주시던 아버지. 그 언젠가 당신이 이 세상에 없을 때를 이야기하며 작품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를 세심하게 전해주시던 아버지. '너무 걱정하지마라, 아빠는 괜찮아. 이제 시작인걸 뭐.' 라고 말하며, 내가 잠잘 때 깨끗한 베개를 베고 자야 한다면서 내 베갯닢을 손빨래하시던 아버지. 정확히 기억나는 아버지의 따뜻한 위안, 그리고 많은 사연들. 그 안에 아버지의 슬픔이 담겨 있었어요. 나는 어제야 비로소 이제껏 숨겨져있던 아버지의 슬픔을 내 마음속에 인화하였어요. 그러니까 이제는 외로워말았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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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