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터키에서 만난 Semiha Berksoy.
스프링 컴 레인 폴에 들러 아메리카노를 한잔 마시고, 이쁜 메모장을 하나 샀다. 공책의 편지지들을 보니 영국에 있는 언슝과 프랑스에 있는 이슈와 지타가 마구마구 생각나서 한참을 창밖을 보며 중얼중얼 거렸다. 오늘 산 메모장은 오늘 만나게 될 익명(?)의 누군가를 위한 선물이었다. 그문화에서 열린 이샛별 작가와의 대화를 보았고 96년부터 2010년까지의 작업들을 쭉 보고나니, '아. 그래, 바로 이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마음에 평화가 찾아왔다. 저녁이 되자 정원언니와 고등어가 전시를 하고 있는 루프로 이동했고 그곳에서 2년만에 호라시우도 만났다. 마음에 찾아온 평화는 꾸물꾸물 거리면서 계속 심장을 건드리는 것 같았다. 작업에 대한 생각들이 공기 빠진 바람인형을 일으키고 있는 것 같았다. 메모장은 정원언니에게. 그리고 작업에 대한 이야기들을 할 수 있고, 서로에게 힘이 될 수 있는 사람이 가까이에 있다는 것에 행복감을 느꼈다. 꾸준히 작업하고 있는 선배와, "작업 하고 있는 사람들 보니까 참 좋아요. 선배 포함." "나도 작업하는 동생들이 좋지, 너 포함." 오늘은 잠도 푹 잘 수 있을 것 같다. 아. 행복하다, 오랫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