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xt2010. 6. 9. 21:32
어떤 일도 생기지 않을 것 같은 땡볕 아래에서 현실을 떠나보내고 싶었다. 어떻게하면 땅으로 꺼져버린 나를 일으켜 세울 수 있을까. 너무나 멀게만 느껴지는 과거의 일들이 현실과 괴리되어 점점 멀어져만간다. 꿈이면 좋겠다. 이건 나의 내면에 대한 발가벗김의 기록들이라 더이상 이러지 말자 생각하면서도 점점 자폐적으로 나를 몰아가고 있다. 이 순간이 그냥 사라져버렸으면 좋겠다. 현실을 마주하는 것은 매번 두렵다. 지금의 나는 불투과성 물체같다. 그래서 흘러가지도 못하고 누군가가 내게 통과되지도 못한다. 예민하게 나를 느끼게 되는 순간부터가 지옥이다. 그 지옥의 순간에서 나는 가끔 지옥이 뱉어낸 이미지들에게 다독거림을 받는다. 그것들만이 나를 위로해줄 수 있는 것처럼. 그것들은 한 순간에 머릿속에서 사라져버리기도 하는데 말이다. 그러니까 지금은 아무것도 없다. 필요도 없고 원하는것도 없고 탈출구도 없고. 우울함만 남아있구나.

이렇게 우울할때 갑자기 드는 생각은 '캠핑카'다. 갑자기 왜 캠핑카가 떠올랐을까. 아주 먼 미래를 상상하는 것만큼 아름다울 수 있는 건 없겠지. 노처녀 비정규직은 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는 어이없는 오늘 밤의 기록이다. 더하자면 어쩔 수 없는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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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