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xt2010. 5. 31. 23:56
창문과 방 사이에는 긴 연기가 있다. 나를 통과하여 저만치 있다. 고독이 자신의 존재를 망각할새라 비집고 들어와서는 뻥 뚫린 가슴 한 가운데에 앉았다. 누군가는 고독을 느끼는 것 자체를 에너지 있는 상태라고 말했지만 그만큼의 에너지조차 내게 없다면 나는 지금 죽은것일게다. 창조적인 고독을 항상 즐기면서 살 수는 없나. 이제는 인풋과 아웃풋의 문제가 거꾸로 되어버렸다. 나는 그래서 점점 나약해져버리는 것이 두렵다. 재즈를 들으면 조금은 고독이 말랑말랑해질지도 모르겠는데 눈물이 날까봐 또 겁이난다.
내게 필요한 에너지는 조금 다른 종류일 것이다. 나를 뒤집고 엎어서 땅끝까지 밀어낼 수 있는 에너지. 그것은 절대적인 자유 또는 절대적인 억압에서 나오는 것이다. 마음의 빈곤을 견딜수가 없다. 그래서 요즘은 매번 밖으로 나가서 멍청하게 바람만 쐬고 들어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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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