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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7.24 go go round
  2. 2011.07.22 회색빛 세상
  3. 2011.07.16 자기 만족 2
  4. 2011.07.13 혼란
  5. 2011.07.11 쓸모 없는 글 2
Travel/Egypt2011. 7. 24. 22:33


리사 오노의 목소리가 그리운 밤이다. 나는 요즈음 이곳에 글을 쓰는 것이 왜 썩 내키지 않는걸까. 마음 편히 글을 쓸 수 없게 되었다. 시간이 좀 더 지나면 나아질지도 모르겠지만. 장문의 글을 썼다 지웠다...답답하기는 일상이나 이곳이나 마찬가지인가보다.
 
얼마전 '함께 있을 수 있다면' 이라는 프랑스 영화를 보았다. 예전에 찾아놨던건데 느즈막히 본 것. 오드리 도투는 죽은 할머니의 모습을, 친구의 모습을 그림에 담았다. 그 영화를 보면서 여행을 다니며 내가 담았던 사람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들을 그리고나면 난 바로 스케치북을 주욱- 뜯어서 건네주었었는데. 그래서 지금 내게는 그림이 남아있지 않지만 내 기억속에는 있다. 그러니까 이런 영화를 보면서도 그때가 떠올라 웃음짓게 되는 것. 그날의 무하마드, 하메다 술탄, 아흐멧, 네스마, 미나, 필데브스...나일강 옆을 지나는 기차안에서 그렸던 무수히 잠들었던 사람들. 적어도 그들은 한국에서 온 가밀라라는 그림그리는 여자애를 기억하고는 있겠지. 나에게 그림을 그려준 친구들도, 때때로 나를, 지금의 나처럼 떠올리겠지. 푸르스름한 불빛이 얼굴에 닿았던 밤 11시... 그림을 그려주어 정말 고맙다며 나를 옥상 레스토랑 구석에 앉히고서 열심히 나를 그려주던 친구의 작품이다. 내가 제일 사랑하는 그림중 하나. 매번 생각날때마다 이렇게 꺼내어 보고 또 사진을 찍는다. 그는 내게 이 그림선물 말고도 사탕수수 주스를 마시러 가자며 나를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 그저 게스트하우스 옥상 레스토랑 서빙을 하는 그가 해줄 수 있는 건 그게 전부였을지도 모르겠다. 기차시간이 될때까지 가방을 들어주며 절대, 평생, 나를 잊을 수 없을거라 했다. 룩소르에서의 아름다운 마중과 인사. 내게는 아름다웠던 기억이다.

소중한 사람을 만나는 것은 1분이 걸리고 소중한 사람을 사귀는 것은 한시간이 걸리고 소중한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 것은 하루가 걸리지만 그를 잊어버리는 것은 일생이 걸린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 나는 만남이 좋고, 그 안에서 평생을 함께할 기억들을 만들어가고 있다. 무슨 일이 생기든, 나는 내게 주어진 감동과 사람들을 잊지 못할것이다. 그게 누구든, 어디에 있든, 무얼하든.
쉽게 감정을 저울질하고 쉽게 관계를 정리하고 금방 많은 일들을 잊고 그 사람이 다른 사람으로 대체되고 자신의 감정과 다르다고 쉽게 포기하는 그러한 많은 일들이 왠지 모르게 씁쓸해지는 순간에 떠오르는 건 만남에 대한 회의감보다는 다시 더 나은 관계를 맺을 수 있을거란 희망이다. 부디 잘 지내기를. 그리고 어디에서든 날 기억해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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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
Text2011. 7. 22. 12:21
몇일간 초록빛 점들이 하늘에 콕콕 찍혀있는거 같아서 정말 아름다웠다. 습하고 무더웠지만 상큼한 여름내음이 좋았다. 오늘은 눅눅하지 않은 쾌청한 푸른빛이네. 날씨가 주는 청량함과 나의 우울감이 이상하리만큼 잘 맞물려져서 회색빛이 도는 푸루시안 느낌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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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

   

 

아침에 일찍 일어나 그림을 그리니까 집중이 참 잘 되서 '이제부턴 아침형 인간 해야지' 했는데, 또 이시간까지 잠못들고 있다. 내일 아침 작업은 안녕이네. 몇일간 계속 불안하고 집중 못하고 신경쇠약증 걸린 여자처럼 작업실에 박혀서 아무것도 안하고 지내다가 그 이유가 단지 날씨와 호르몬 때문일수 있겠다는 결론이 났다. 내가 가르치는 평생교육원 어머님들도 다들 하나같이 호르몬 때문에 한달에 한번씩 매우 우울해진다고 하시니 이건 잠정적으로 결론을 내도 괜찮겠지. 감정기복이 좀 심하긴 했지만,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기기로 했다. 감정에 너무 집중되다보면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니까. 그냥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고. 할일은 하고 살아야지..날 너무 방치해뒀다. 요새 하는 작업은 원래 나무판때기 내부 실습용 호세 아저씨였는데 반 해골 소녀로 환골탈태. 두 사진 다 한방에 끝내버린 초벌 상태임. 이 그림이 어떻게 변하게 될지 나도 잘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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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
Text2011. 7. 13. 14:08


나는 지금 너무 현실과 동떨어진 곳에서 살고있는 것 같다. 난 그리다만 그림들과 몇일째 손대지 않아 눅눅한 장판위에 널부러진 붓들과 물감 묻은 휴지들과 살고있다. 지금의 혼란스러움이 아무것도 도움이 되지 않을거라는 걸 알면서도 이게 나의 또 다른 현실이라고밖에 생각하지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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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
Text2011. 7. 11. 02:56

나의 생각이 나를 지배하는 것 같다. 온전히 내어줄 수 있는 건 무엇이며, 극복할 수 있는 것과 극복할 수 없는 건 무엇일까나. 나라는 인간은 도대체 언제쯤이면 내가 만들어낸 이 허망함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게될까. 생각을 줄이면 행복해질 수 있나. 조금은 편해질 수 있나. 기대를 없애면 평온해질 수 있나. 이상을 낮추면 불안하지 않을 수 있나. 이해심을 키우면 외롭지 않을 수 있나. 그렇다면 이럴수 있나. 그렇지 않다면 이렇겠지. 그렇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블라블라블라...기억도 나를 자꾸만 지배하는 것 같다. 불안한 감정들이 용솟음 친다. 노력으로 평온해져 보이도록 하면 괜찮을꺼야. 괜찮아야할텐데. 어리석은 짓이야. 도대체 무엇을 위해? 진정 원하는 것이 뭐지?...블라블라블라...이 우울감을 던져버리고 싶다. 아무것도 위로가 되지 않는다. 마음이 편치 않아서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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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