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India2013. 1. 29. 22:54

북인도 마날리에 도착한 첫날 아침, 야크를 한마리 봤다. 정말 신기하고 멋스럽게 생겼던!!! 북실북실해서 만져보고 싶었는데 저 뿔로 나를 들이받을까봐 가까이 가지도 못했다. 너무 힘들어서 대충 숙소를 잡고 씻고 나갈 채비를.^^

 

 

 

 

씻고나니 제 모습을 갖추었다. 이곳에 도착했을 때 만난 학생 한명이 씻은 후의 나를 보고 아까 그분이 맞느냐며 진심으로 물었다.ㅋㅋㅋ 숙소는 공동 화장실을 써야했던 곳이었지만 나름 가격도 싸고 자연과 잘 어우러지는 곳이었다. 한눈에 설산도 보였고 방 바깥엔 이런 재미난 의자도 있고. 아 이름이 뭐였지. 마운틴 듀 게스트 하우스였나?;;;

 

 

 

숙소에서 조금만 더 들어가면 요런 유채밭이 나온다. 올드 마날리는 뉴 마날리와는 완전 다른 느낌의 동네였다. 이 개가 하도 쫄랑거리며 쫓아오길래 함께 놀았는데, 그 모습에 질투를 낸 동네 개 무리들이 이 개를 보고 짖고 물려고 달려들고 난리였다. 휴, 적당이 이뻐해줘야 하는거였나. 그런데 얘는 정말로 인도 개 답지 않게 애교도 많고 털도 보실거리는게 진짜 이뻤다. 부들부들 바둑이.+_+;;;

 

무엇을 할까 하다가 이발소에 들어갔다. 머리카락을 좀 땋아볼까하고. 아무것도 모른채 들어간 이곳 이발사 아저씨는 엄청난 스킬의 소유자였다! 묵묵한 표정으로 엄청난 손놀림을 보여주시던 분. :)

 

 

 

 

 

 

 

 

 

이발소의 여기저기. 이발하는 손님들이 신경을 하나도 안써줘서 내 맘대로 사진찍고 놀았다. 민폐 안끼치게 조용히.

 

 

 

아저씨가 무심하게 툭 던져주신 실들. 여기서 6-7가지 실을 고르란다. 아. 정말 어려웠다. 색이 다 이뿐데 어떻게 골라야하나? 그래도 미술전공 16년차. 따뜻한 계열, 차가운 계열 막 눈으로 나누고 계속 매치해보고 해서 힘들게 골랐다. 이제부터 시작된다, 아저씨의 땋기 신공!!! 기대기대 으하하!!!

 

 

1.원하는 위치를 선택하고 가닥을 잡기.

 

 

2. 머리카락만 작게 땋기.

 

 

3. 실들을 뿌리에 고정하고, 아저씨 신공 시작!

 

 

 4. 이때부터 어떻게 돌아가는지 나는 잘 모름. 아저씨가 막 이리저리 묘기를 부리셨다.

 

 

5. 색색별로, 모양별로 디자인해서

 

 

6. 나보고 끝에 실 잡고 있으라고 해서 신기해서 잡고 있는 중.

 

 

7. 감탄 시츄에이션. 아저씨 완전 뿌듯한 미소 지음. :)

 

 

8. 계속 뿌듯해하시는 아저씨.ㅋㅋㅋ

 

 

9. 마무리 매듭.

 

 

10. 짠~~~~~ 만족, 만족, 대 만족!!!

너무 좋아서 선물로 그림그려드렸다. 아저씨는 아티스트예요라고 말했는데 굉장히 좋아하셨다.

 

 

머리를 땋고 나서 계속 뿌리부분에서 머리카락 엉키고 머리빠지고 그래서 한달정도 이후에 내 손으로 직접 풀렀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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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
Travel2013. 1. 15. 01:50

 

 

 

 

 

 

 

 

 

 

피부가 약한 나는 인도 도착 일주일만에 강한 자외선으로 인한 햇빛 알러지가 생기기 시작했다. 팔과 발등, 목이 특히 심했다. 선블럭 크림을 아무리 바르고 발라도, 핑크색 칼라마인로션(인도에서 산 피부약)을 발라도 그다지 나아지지 않았다. 내 체질이 이상한건지 벌레들도 내 피를 좋아했다. 원래 빈대나 벼룩들이 샴푸냄새를 좋아한다는 보고가 있다....내가 잘 씻지 않아서 이런건 아니다 절대로. 너무 잘 씻어서 그런것이라면 몰라도.ㅠㅠ 9년전 인도에서도 빈대에 물리고 종합병원에서 세달간 치료를 받았었고, 또 이집트 시와 사막에서 벌레에 물려 손바닥에 빵꾸가 난 경험이 있었기에 이번에는 기필코 물리지 않을테다! 하고 단단히 마음 먹고 갔지만 소용이 없었다.ㅠㅠ 다행히 빈대는 아니었지만, 네팔에서 새로 산 스포츠 샌들에 진드기가 있었는지 발목부터 허벅지까지 번지기 시작했고, 한국에 돌아와서도 피부과 다니면서 고생을 좀 했다. 흉터가 거의 6개월정도 안 없어졌으니까. 흉터가 없어지기 힘들어보인다고 의사 선생님이 흉터 하나 하나에 주사를 맞자고 하셨는데 27군데였다.ㅠㅠ 그래서 좀 참아보기로 했던건데, 지금은 약간 자국은 있지만 싹 나았다. 여행중에는 자기 전, 일어난 후 매일 매일 약바르고 생활한 것도 참 귀찮은 일이었지만 특히 간지러워서 힘들었다. 특히 발목 뼈 있는 부분에 물려서 신발도 제대로 못신었고. 이런것도 다 추억이구나. 이젠 벌레는 지긋지긋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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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
Travel/India2013. 1. 14. 21:33

 

 

미리끄라는 작은 동네에서 3일동안 내가 한 일은 호숫가를 거니는 것과 아무곳이나 그냥 걸어다니는 것 뿐이었다. 동네는 너무 작았고, 마땅한 식당도 몇개없었다. 나는 이 곳에서 사원이 있다는 산에 올라가기로 결심했다. 걸어 올라가다 만난 이 염소들이 너무 웃겨서 나도 모르게 찰칵. 다섯마리 모두 나를 쳐다보고 한동안 가만히- 있었다. 원래 가운데 있는 흰 염소 빼고는 양 옆에 두마리는 고개도 안 내밀고 있었고, 아래에 새끼 염소들도 다 먹이를 먹고 있었는데, 내가 등장하자 고개를 갸우뚱 갸우뚱 하며 계속 날 쳐다보았다. 귀여운 염소들.ㅋㅋㅋㅋㅋ 정말 많이 귀여웠다.

 

 

 

 

 

 

 

사원은 별로 볼 것이 없었고, 그냥 꼭대기까지 올라가서 미리끄를 보았다. 여기까지 올라가는데 만난 건 염소 5마리와 개 한마리, 여자애들 두명, 밑에서 짜이파는 아저씨 한분이 다 였다. 아저씨가 전망 좋은 곳 알려준다고 따라갔는데, 이렇게 안개가 끼어서 잘 보이지 않았다. 호수가 있어서 관광객들은 이 호수를 돌며 말타기를 즐길 수 있다. 나도 말을 타며 애마부인놀이를 했다.

 

 

 

 

 

 

 

 

 

미리끄에서 가장 생각나는건 Samden 레스토랑과 맥스와 띵띵실이다!!! Samden 레스토랑 음식이 젤 맛있고 싸서 맨날 하루 두끼 정도는 여기 레스토랑만 갔다. 그리고 그곳 딸래미 띵띵실은 정말 귀엽게 생겼더랬다. 내 드로잉북 아래에 쓴게 자기 이름 띵띵실이라는데, 알파벳을 도저히 알아먹을수가 없네?ㅎㅎㅎ 나는 이 레스토랑 건너편 골목에서 안으로 조금 더 들어가면 있는 롯지에서 묵었다. 또투 닮은 개 '맥스'를 정말 사랑하는 할아버지와 가족 내외가 운영한다.

 

 

 

동인도 쪽 여행하실 분들은 다르질링 가기 전에 잠깐 들러도 좋을 것 같아서 지도를 첨부했다. 가이드북에는 지도가 거의 나와있지 않아서 미리끄 Samden 레스토랑에서 직접 찍은 것! 미리끄(MIRIK)는 카카르비타 국경에서 지프를 타고 1시간 반 가량 가면 나오는 곳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2시간 정도 지프를 타고 가면 다르질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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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
Works2013. 1. 8. 15:54

원래 로에리치 갤러리는 내가 국립현대미술관 웹진 원고를 부탁받은 후, 써볼까? 하고 염두해두었던 갤러리들 중 하나였다. 그런데 워낙 작은 사설 갤러리이고, 인도에 있는 러시아 작가의 갤러리인데다, 작품수도 많지가 않아서 방콕 아트센터(BACC)를 취재하고 올렸었다. 아쉬운 마음에 이렇게 블로그 포스팅으로 대신하려한다.^^

 

북인도 마날리에서 버스를 타고 1시간 정도 가면 나가르라는 동네가 나온다. 나가르는 정말 작은 아름다운 동네였지만 볼거리가 딱히 없어서 여행객들은 별로 없었다. 이 갤러리는 러시아 사람이 인도에서 생활하면서 작품활동을 하고 살던곳과 작업실을 갤러리로 만든 곳이었다. 작고 아담하면서도 한눈에 설산이 보이던 그 곳. 갤러리로 올라가는 길에 만난 아름다운 풍경이다.

 

-

 

 

 

버스 정류장에서부터 구불구불한 길을 30-40분가량 걸어 올라가다보면 이렇게 티켓 카운터 표지판이 보인다. 그리고 갤러리 티켓을 끊고 들어가면 된다. 기대하는 마음으로!!! 발걸음이 엄청 빨라졌다.

 

 

 

 

 

 

 

방문객이 꽤 있었다. 러시아 커플 2명과 대부분 인도 가족들이었다. 갤러리는 2층으로 된 목조 건물인데, 1층이 갤러리이고 2층은 개인 작업실과 침실이 있었다.(2층은 비공개. 창문을 통해서만 안을 들여다볼 수 있다.) 2층에서 바라본 풍경은 설산이 한눈에 보여서 365일 매일 이런 설산만 본다면 지겹겠지...하면서도 한편으론 부럽기도 했다. 이런 곳에서 작업을 평생 한다면 얼마나 마음이 평화로울지.

 

 

들어가는 입구. 이 갤러리는 로에리치 가의 작업들을 모아둔 곳인데, Nicholas Roerich(1874-1947)의 작업은 오른쪽에, 그의 아들 Svetoslav Roerich(1904-1993)의 작업은 왼쪽에 전시되어 있다. 아버지의 작업은 대부분 히말라야 산을 그린 작업이고, 아들의 작업은 조금 더 구상적인 작업인데, 들어오는 햇빛에 유리가 반사되어서 아들의 작품들은 촬영했지만 잘 보이지가 않았다.

 

 

 

 

 

 

 

 

 

 

 

 

 

 Nicholas Roerich(1874-1947)의 작업들

 

 

 

그의 아들 Svetoslav Roerich(1904-1993)의 작업들. 위 작품은 Gaddi Girl (1942).

 

 

 

1층 전시장을 나오면 이렇게 2층으로 올라가는 입구가 보인다. 로에리치 하우스로!

 

 

 

 

 

이렇게 안을 들여다보면 보이는 서재와 방. 이곳도 개방되어 있으면 더 좋았을텐데, 관리를 위해서 이렇게 창문으로만 들여다볼 수 있다. 살짝 들여다볼까나.

 

 

 

 

 

 

방안 여기저기 걸려있는 그림이 참 좋았다. 그는 얼마나 많은 시간동안 히말라야라는 산을 다르게 보았으며 다양하게 그리기 위해 노력했을까. 뿌듯한 마음을 안고 나가르 여행을 마쳤다. 난 나중에 내 작업실을 가질 수 있다면 나는 제주도에서 살며 작업하고 싶다. 아버지의 작품도 함께 전시하고 말이다. 꿈이 이루어질 수 있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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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
Travel/India2013. 1. 5. 13:59

 

 

 

 

 

 

 

인도 리시케쉬는 요가, 명상으로 유명해서 전 세계 요가, 명상하는 사람들이 다 모여있는 것 같았다. 순례 인파들, 레게머리를 땋은 사람들, 집시같은 행인들, 소와 원숭이들이 많았다. 이곳에서는 위쪽 '하이뱅크' 지역을 제외하고는 전혀 고기를 팔지 않았는데 다행히도 난 리쉬케시 도착한날부터 3일을 앓았기에 음식을 잘 먹지 못하였다. 체력저하 말고도 소화가 너무 안되서 계속 미식미식거리고 밖에도 잘 못나가고. 이틀을 못먹으니까 정신이 좀 맑아지는 것 같기도 했다. 여기저기에 붙어있는 요가 벽보들 찾아서 요가 클래스도 알아보러 다니고, 강가도 산책하고, 유명하다는 커피집에서 사색에도 잠기고, 사원도 둘러보곤 했다. 그저 평범한 일상을 보냈고 아주 조용히 이곳을 느끼고 즐겼다.

 

 

 

리시케쉬에는 10-11일정도 지냈는데, 첫날은 너무 날이 뜨거워서 아예 얼음물 없이는 돌아다니지도 못할정도였고, 3일뒤에는 밤새 비가내리고 폭풍이왔다. 왔다리 갔다리 하는 기상이변으로 여행은 잠시 쉬어가는 타이밍처럼 되어버렸고 마음은 점점 차분해졌다. 해야한다고 생각하는 건 한개도 없었고, 당장 내일 무엇을 할지도 계획이 없는 시간들을 보냈다. 동행하던 친구가 일주일 뒤 다른도시로 갔고, 나는 혼자 이 방에 묵으며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고기가 먹고싶어서 무작정 길도 모르는 하이뱅크까지 갔다. 도로를 걸어서 40-50분. 이번에도 아주 겁없이. 지도도 없이. 달랑 몸 가는데로. 그렇게 가다가 도로에서 짜이도 한잔 마시고, 사원에 들어가서 밥짓는 구경도 하고 그랬다. 뭐니뭐니해도 아무런 일정없이 싸돌아다니는게 내 스타일.ㅎㅎㅎ

 

 

 

 

 

 

하이뱅크로 가는 길에 만난 짜이파는 가게와 락시만 줄라와 하누만 사원, 그리고 다람살라라고 부르는 순례자들이 묵는 곳이다. 소가 사원안으로 들어오니까 사람들이 소 궁둥이를 톡톡 치면서 나가라고 한다. 9년전에는 길거리에서 발로 소를 뻥뻥 차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소가 신성시되는건 맞지만, 길에서 차들을 막고 통행을 불편하게 하니까 (기차 전복사고도 많이나고) 어쩔 수 없나보다. 그런데 발로 차거나 때린다음에 눈치보는 인도사람들은 또 뭐냐. 웃기다.ㅎ

 

 

오후 6시부터 2시간정도 매일매일 이렇게 의식이 치러진다. 숙소 가까운 곳에서 매일 뿌자의식 소리가 들렸다. 바라나시보다 리쉬케시가 더 경건하단다. 마지막날에 정말 힘들었다. 이곳에 더 있고도싶고, 아쉬울때 떠나야할것도 같았기 때문에. 열흘 넘게 눈인사만 주고받던 니켈과 마지막날 친해져서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럭키호텔의 매니저 니켈을 그려주었다. 마지막날 기념으로. 매니저 일을 8년을 했단다. 인도인들 답지않게 니켈은 항상 정중했고, 쓸데없는 참견도 없었다. 그래서 더 늦게 친해졌는지도 모르겠다. 아주 조용조용한 성격의 니켈은 그림을 너무 고마워했고, 지금까지도 페이스북으로 연락하며 지내는 친구다. 보고싶네. 마지막날에 니켈이 찍어준 사진.^^

 

 

백납이 걸린 이 아저씨는 다른 릭샤꾼들과 달리 나를 1/10 가격으로 태워주었다. 거의 그냥 현지인들 가격으로. 정말 착했던 릭샤 아저씨. 얼굴에 백납을 치료하지 못해 저렇게 얼룩덜룩해져서 조금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인도 여행하면서 나에게 유일하게 사기 안치고 현지 가격으로 태워준 사람이었다. 흥정도 없었다. 인도에는 나쁜 사람도 많지만 좋은 사람도 많다. 그리운 사람들이 생각나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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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