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6시까지 그림을 그리다가 나도 모르게 바닥에 깔린 침낭위로 푹 쓰러져 잠이 들었다. 눈을 뜨니 오후 1시. 오늘도 새벽 3시를 넘기게 되려나. 작업 하면서 계속 생각이 나는 사람이 있다. 안창홍 선생님, 권교수님, 그리고 내가 작업하는 것을 항상 멀리서도 응원해주는 홍지. 작업에 빠져있으면 감정이 막 격해지고 힘들어질때가 있다. 그리고 나는 여전히 여행을 하고 있는 중인것만 같고. 이 미칠것같은 그리움을 억누르고 나의 욕망, 나의 걱정을 붓끝에 담아 계속 그린다. 그려도 그려도 잡히지 않는 그런 것들을 마주하고 있으면 마음이 정말 힘들다. 작업은 멀리서 보아야지만 동경할 수 있는 그런 것이다. 그것을 알지 못한다면 작업을 하지 않는것이 옳다. 권교수님께 '제 나이 마흔쯤이면 목적의식없이 작업을 즐기며 원하는 작업을 할 수 있을까요'라고 물었더니, 목적없이 그리는 그림은 무지개 같은 것이라 하셨다. 욕망에 사로잡히고 걱정하면서 그린 그림이 좋은 그림이라고. 알지만 실천하기는 정말 어려운 것이다. 방법은 한가지다. 작업에 대한 열망과 고민들은 그대로두고, 목적에 많은 비중을 두지 않는 것이다. 목적에는 여러가지 목적이 있는 것이니까. 그 목적이 전시만이 되지 않기를, 그건 정말 최악의 시나리오다. 전시 기횔 잡기위해서 대학원에 진학한다는 말만큼이나 최악이다. 전시만을 위한 작업은 하고싶지 않다. 나는 여전히 시간에 쫓기고 있지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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