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n Seo'에 해당되는 글 1761건

  1. 2010.08.23 가을을 기다리는 마음
  2. 2010.08.18 작업실 이사 + 잇 아이템 라면포트 7
  3. 2010.08.17 without
  4. 2010.08.15 냉소
  5. 2010.08.09 문학적인 삶
Text2010. 8. 23. 00:32
# 난 엄마가 아주 조금씩 조금씩 늙었으면 좋겠다. 어제 오후에 전화를 했는데 왠지 엄마 목소리가 이상해서 물었더니 굉장히 허탈하게 웃으시면서 별것 아니라는 듯..새벽에 응급실에 가셨다는 얘기를 하셨다. 지금은 괜찮지만 또 갑자기 그렇게 될까봐 겁이 난다. 난 그래서 시골이 싫다. 아파도 병원은 너무 멀리 있고, 혼자서는 다니기도 쉽지 않으니까. 마음이 항상 초조하고 불안하다. 이건 그러나 내 문제다. 엄마의 허탈한 웃음소리를 듣고 싶지 않다.

# 얼마전 '자신감'에 대한 얘기를 여러 사람들과 나누었다. 누구는 이렇다, 누구는 저렇다 말하는데 분명 내게 할 수 있는 조언과 충고는 정말로 나를 잘 아는 사람만이 할 수 있다는 걸 나는 안다.

# 인도에 다녀온 친구의 말에 의하면 뱅갈로와 함삐가 너무 좋았단다. 리시케쉬, 다즐링, 레...다 내가 안가본 곳인데. 나는 자이뿌르와 뭄바이만 빼고는 다 좋았다. 특히 바라나시. 아. 인도 여행 얘기들을 들으니 지나간 시간들이 마구 생각이 난다. 다시 그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나는 정말 마음의 풍요를 즐길 수 있을것만 같다. 그때의 나 보다는 더 자유로운 모습으로. 함삐...언젠가는 갈 수 있겠지? 내가 인도를 다녀온 뒤 다시 이집트 여행을 갈 수 있었던건 6년 만이었지만, 이번에는 조금 더 시간을 앞당길 수 있을거야라며. 응. 그럴 수 있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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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


사는 곳에서 걸어서 1분도 안 걸리는 거리에 새로운 작업실을 얻었다. 그 이유 하나만으로도 너무 신이 난다. 나는 아침에 눈을 떠 츄리닝을 입고 작업실에 슬렁슬렁 갈 수 있고, 출출하면 다시 집으로 올수도 있으니까. (지금까지는 그런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고깟 이사좀 했다고 또 온몸이, 특히 팔이 후달후달 거린다. 그래도 저 물감들을 보면 배부르다.

작업실에서 쓸 라면포트를 주문했다. 바디는 올 스테인리스, 강화유리로 된 뚜껑(분리 가능한 것으로), 온도조절, 보온기능, 국이나 찌개류, 찜 등도 가능하다. 한일전기 우리나라에서 만든 정품으로 사고 싶었는데 한일껏도 원산지는 중국으로 표기되어 있다. 그래서 그냥 한일 OEM제품으로 샀다. 그거나 저거나 별반 차이가 있겠나 싶어서;;;
이제 출출할땐 컵라면 대신 요것을 이용할거임. 떡도 찌고 감자도 찌고 계란도 삶는다. 요것 진짜 만능이다.ㅎㅎㅎ

한일 OEM제품 HRP-1600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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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
Text2010. 8. 17. 02:13
오랫만에 Ego Wrappin과 3호선 버터플라이의 음악을 들었다. 그녀들의 목소리는 왜 이렇게 구슬픈걸까, 나는 10대들의 조금은 잔인하고 철없고 어느것에도 동정하지 않는 날것들 -눈을 질끈 감아버리고 싶은 상황들- 을 끊임없이 대면하고 있고, 자신이 아닌 다른 것들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 종류의 몇몇 사람과 오랜 시간을 보낸다. 나를 나로써 존재할 수 있게 하는 유일한 것은 그저 침묵을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으면서 나를 꽁꽁 묶어두고있다.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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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
Text2010. 8. 15. 04:32
이틀전 상한 제육볶음을 먹고 심하게 체를 했는데...손 따는 것이 하나도 효과가 없다는 걸 모르고 엄지 손가락만 6번 땄다. 시커먼 피가 나왔음에도 명치에 걸린 고것들은 새벽까지 내려가질 않아서 새벽에 5번 깨고 심각하게 구토를 했다. 상한 고기를 먹고 난 후의 구토는 정말 최악이었고, 그보다 내 몸을 일직선으로 곧게 뉠 수 없는 지경이어서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었다. 아. 오랫만의 체기가 몸에서 빠지질 않아서 4끼를 거르고 오늘 저녁 죽을 먹었는데, 일을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 내 다리가 후달달거리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체한 몸이 지금의 내 상황을 대변하고 있는 것만 같다. 그건 그렇고, 점점 사람이 뒷끝이 생기는 건 뭣때문일까. 심각하게 내 자신에 대해 의아한 순간이 잦아졌다. 예민하게 계속 사소한 일을 곱씹고 있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지.
오랫만에 기타를 꺼냈다. 새벽 3시가 넘은 시간. 오랫만에 기타를 쳤고, 흥얼흥얼거리다가 한곡이 만들어졌는데 아직 가사가 없어서 내일이면 코드를 까먹을까봐 내심 걱정이다. 기타를 치니까 불면증이랑 예민함이 조금 가시는 것 같다. 고요한 밤의 사유들 덕분에 기분 좋게 잠을 잘 수 있다면 더 좋을텐데.

표현할 수 없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 그런데,
지금의 현실에서조차 나는 눈에 보이는 사실도 정확히 표현해내지 못하고 있는데 내가 무얼 할 수 있단 말인가.
구차한 모습에서 냉소적인 가련함 같은걸 보았다. 나는 쉽게 버리지도 못하고 기다리지도 못할 것이다. 혼란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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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
Text2010. 8. 9. 00:21
문학적인 삶, 시같은 그림을 그리며 살고 싶다고 말했는데 내가 원하는 대문자로서의 삶은 얼만큼의 예행연습이 필요한 것이길래, 내 스스로 원하는 것 이상의 그 무엇조차 바라지 못하는 것일까하는 의문이 들었다. 알고 있음에도 행하지 못할때의 그 박탈감과 내 존재의 폐쇄성은 여전히 나를 숨을 쉬고 있지만 숨을 쉬지 못하게 만든다.
무언가 환기할 것들이 쌓여만 가는 것 같고, 끝없는 지속속에서 나는 정지되어 있는것만 같다. 

"내가 보는 이 낮의 바깥에서는 세계는 아무것도 아니다. 누가 내게서 이것을 앗아갈 수 있겠는가?"
 
밤은 신선하고 땅의 기운은 여전한데, 내가 점유할 수 있는 환희들은 한정되있는 것 같아 서글프다. 그것들은 이 글을 쓰는 지금도 흘러가지 못하고 막혀있는 것이 분명하다. 고독과 외로움이 줄 수 있는 그 어떤것도 나를 강인하게 만들어주지는 못한다. 가을이 얼른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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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