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xt2010. 8. 15. 04:32
이틀전 상한 제육볶음을 먹고 심하게 체를 했는데...손 따는 것이 하나도 효과가 없다는 걸 모르고 엄지 손가락만 6번 땄다. 시커먼 피가 나왔음에도 명치에 걸린 고것들은 새벽까지 내려가질 않아서 새벽에 5번 깨고 심각하게 구토를 했다. 상한 고기를 먹고 난 후의 구토는 정말 최악이었고, 그보다 내 몸을 일직선으로 곧게 뉠 수 없는 지경이어서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었다. 아. 오랫만의 체기가 몸에서 빠지질 않아서 4끼를 거르고 오늘 저녁 죽을 먹었는데, 일을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 내 다리가 후달달거리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체한 몸이 지금의 내 상황을 대변하고 있는 것만 같다. 그건 그렇고, 점점 사람이 뒷끝이 생기는 건 뭣때문일까. 심각하게 내 자신에 대해 의아한 순간이 잦아졌다. 예민하게 계속 사소한 일을 곱씹고 있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지.
오랫만에 기타를 꺼냈다. 새벽 3시가 넘은 시간. 오랫만에 기타를 쳤고, 흥얼흥얼거리다가 한곡이 만들어졌는데 아직 가사가 없어서 내일이면 코드를 까먹을까봐 내심 걱정이다. 기타를 치니까 불면증이랑 예민함이 조금 가시는 것 같다. 고요한 밤의 사유들 덕분에 기분 좋게 잠을 잘 수 있다면 더 좋을텐데.

표현할 수 없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 그런데,
지금의 현실에서조차 나는 눈에 보이는 사실도 정확히 표현해내지 못하고 있는데 내가 무얼 할 수 있단 말인가.
구차한 모습에서 냉소적인 가련함 같은걸 보았다. 나는 쉽게 버리지도 못하고 기다리지도 못할 것이다. 혼란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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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