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2023. 3. 27. 15:54

# 봄! 봄이다. 최근에는 서촌에 있는 카페 알베르게에서 <감정코칭> 수업을 들으며 새로운 사람들도 만났고, 내 삶과 작업과 육아에 대한 생각들을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참 즐거웠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나름 안정된 루틴으로 살고 있는 요즘. 작업만 좀 더 잘 풀리면 좋을텐데. 하지만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는 것만으로도 하늘에 감사하고 있다. 4월에는 연희아트페어에 출품하고, 하반기에는 갤러리 박영에서 전시를 하게 될 예정이다. 천천히, 내가 원하는 만큼 최선을 다해 작업을 하고, 과정을 즐길 수 있는 내가 되기를 바란다.

# 요즘 내 삶의 낙은...황소윤의 목소리를 듣는것. 어떨 땐 아침부터 쭉,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시간이 허락할때마다 듣고 있는데, 그때마다 너무 너무 너무 행복감이 몰려온다. 정말 좋다. 이걸 어떤 단어로 표현해야할지 모르겠는데, 서른 다섯 이후로 새로운 음악을 찾아듣지 않다가 새소년을 접하며 완전히 깨져버린 것 같다. 얼마전 대학 동기들을 만나 얘기를 하다가 내가 왜 황소윤이 좋은지에 대해 격렬하게(?) 말하게 되었는데, 내가 너무 눈빛을 반짝이며 얘기를 하니 다들 너무 신기해하더라. "너는 정말 20대때랑 똑같다.", "어떻게 이렇게까지 좋아할 수 있는거냐. 넌 원래 선생님 좋아하고 연예인 좋아하는 타입도 아니었자나."라며 놀라는 친구들. 맞다. 나는 그런걸 정말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 중 한명이었지. 그런데 나에게 있어 황소윤이라는 존재는 내 인생의 활력이자 함께 창작을 하며 함께 가는 아티스트로서 리스펙할 수 있는 사람인 것이다. 예전에는 그저 단순히 내가 못다한 젊은 시절의 여러가지들을 해내는 그가 멋있어 보여서 좋았다면 이제는 그가 아티스트로서 음악을 대하는 태도, 삶을 살아가며 작은 것들 하나까지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마음, 목표에 매몰되지 않고 아름다운 과정을 하나하나 느끼는 태도, 그리고 무엇보다도 꾸준히 실험하며 성장해나가는 모습에서 느껴지는 존경심 때문에 응원하게 되는 것 같다. 

소윤은 창작을 하는 과정을 굉장히 중요시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음악과 공연에 대한 의미라던지, 순기능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는 친구인 것 같다. 보여지는 것, 장식적인 것, 사람들이 추앙하는 것들에만 몰두되지 않고, 작업에 이렇게 힘을 주는게 맞는 일인지를 되돌아 보고, 자신의 것을 꾸준히 해내려는 그 마음. 정말 아름답고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난 이 사람의 10년 뒤, 20년 뒤가 너무 너무 기대된다. 언젠가, 정말 내가 더 좋은 작업을 하게될 때 소윤도 함께 그 자리에서 창작을 하다가 만나게 된다면, 내 전시에 와 준다면, 진심 영광이겠다. 오늘 하루도 그의 음악을 들을 수 있음에 감사. 이런게 정말 찐사랑이 아닐까. 여보 미안해. 나 코튼스틱 음악도 좋아하지만 원픽은 새소년이야.ㅋㅋㅋㅋㅋ 알럽 소윤!ㅋㅋㅋㅋㅋ

 

 

Posted by goun
Works2023. 3. 17. 14:42

현재 전시중인 명원 박물관 <치유>전에서 한경tv 인터뷰가 잡혀서 다녀왔지요.^^ 이 전시는 제 작업을 오래토록 응원해주시는 최태만 교수님의 기획으로 진행되었고, 스승과 제자가 함께하는 전시라 고민도 없이 참여하게 되었어요. 작업에 대해 디테일하게 설명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넘 좋았고, 진행해주신 분도 너무 매끄럽게, 세세하게 대답을 잘 이끌어내주셔서 감사했어요. 인터뷰 중간에 눈물까지 보이셔서 내 진심이 전달되었다는 것에 또 한번 작업의 힘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답니다. 풀 영상은 4월 초에 한국경제 tv 유튜브로 보실 수 있다고 합니다. 모두 모두 감사드려요! :)

Posted by goun
Diary2023. 3. 13. 15:09

# 항상 하루의 일과를 정리하고, 내일은 무엇을 해야할지, 이번달 목표는 무엇인지, 올해 이뤄내야하는 계획은 무엇인지...효율적인 것들을 따지며 중시하던 시간들이 있었다. 현재의 나와는 정말 다른 그때의 나. 지금의 나는 시간과 돈이 아까워서, 비효율적이어서, 도태되는것 같아 두려워서 하지 못했던 일들을 한다. 금전적으로 도움이 하나도 되지 않더라도 내 마음의 평온함을 위해 기꺼이 선택한다. 큰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것일지라도 나에게 더 편안한 선택을 하는 것이다.

매일을 열심히 사는 것. 그것에서 바로 자기 효능감을 느끼고, 고되고 힘들어도 견디면 된다는 마음으로 지내곤 했는데, 이제는 조금 더 나의 건강과 안정을 위해 생각하려고 노력한다. 아기는 매일 매일 자라면서 내게 많은 사랑과 신비로움을 안겨주고 있고, 아기와 함께하는 시간이 너무 소중하기때문에 효율을 따지는 것 자체가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나 하는 것이다. 부모의 희생을 전제로 한 관계는 건강하지 못하다 생각하는데, 적어도 그런 희생 없이 생명을 키워내는건 말도 안되고 쉽지 않은 일인 건 분명하다. 

# 무엇이 나를 이렇게 여기까지 이끌었을까.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생각해본다. 그것들은 다 언어로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 아기를 키우면서 아기와 나누게되는 상호작용과 다양한 감정들이 나의 삶에 얼마나 많은 것들을 바꾸었는지, 내가 무엇을 알게되었고, 그간 무엇을 전혀 모르고 살았었는지. 

# 얼마 전 게릴라로 만난 오래된 친구에게 들은 이야기들은 열정적이었던 나의 20-30대를 떠올리게 했다. 옛날 이야기를 해주는 지인들을 만나고 있다보면 왜 자꾸 그때 생각이 나서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는지 모르겠다. 뭔가 엄청난 것들이 바뀌었는데, 그 변화가 새롭고 좋으면서도 이상하게 그리워지는 기분. 그러나 다시 돌아가고 싶냐고 물으면 나는 절대 아니라고 말할 것이다. 무엇이든 얻으면 내어주어야 하는 것이 삶인지도. 그 친구 덕분에 나는 오늘도 힘을 내고 정신을 차려본다. 시간은 계속 흐르고, 나는 여기에 있고, 가능성은 열려있고, 나는 그대로 나고, 언제나 꿈을 꿀 수 있는 내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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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
Music2023. 2. 19. 03:17

 

이제 3돌이 갓 넘은 우리 아기는 작년 펜타포트에서 빨간옷을 입고 등장한 강렬했던 그 모습 때문에 황소윤을 "빨간옷 언니"라 부르며 아침부터 빨간옷 언니의 음악을 틀어달라고 난리다. 근데 요즘 소윤이 빨간옷을 자주 입고 등장하네? 여전히 우리 아기에게는 빨간옷 언니. 롹키드로 열심히 잘 키우고 있다구욧!ㅎㅎㅎㅎㅎ 

 

너무 좋아서 작년 여름 사진을 뒤늦게 블로그에 박제해본다. 소윤을 두번이나 본 아기. 이제 다음에는 또 언제 만나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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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