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탄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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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가기 전, 인도엘 9번 다녀오신 안창홍 샘이 작업실로 놀러오라하시기에 용문작업실에 올해 초에 다녀왔었다. 선생님은 내게 인도여행시 주의해야할점과 가보면 좋은 곳에 대해 말씀해주셨는데, 그중에서도 네팔의 탄센을 꼭 가보라고 하셨다. 안창홍 샘이 강력 추천하신 이 도시는 해발 2000미터가 넘는 고지대의 작은 마을이었는데, 나는 지도도 없고 가이드 북도 없어서 무작정 그냥 탄센만 가는 버스를 찾아서 탔다. 다행히도 룸비니 절에서 머물며 알게된 스님께서 탄센에 대한 정보도 주셨고, 소나무숲 그림지도도 그려주셨다. 열이면 아홉은 좋아한다는 이 탄센이라는 도시는 네팔여행을 다니는 사람들도 잘 모르는 작은 도시라 내가 탄센에 간다고 했을 때 만나는 사람마다 거기가 어디냐고 내게 물었다. 절에서 만난 친구가 다행히 자신도 탄센이 궁금하다며 나와 동행해주어서 심심하지 않았지만 이때 사기를 당해서 동행이 있어도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당한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여행 중반쯤 긴장이 풀려있어서 더 그렇기도 했었고. 이 사진은 탄센 버스 터미널에 도착해서 찍은 것이다. 룸비니와는 딴판으로 추워서 덜덜덜~
자주 갔던 감자튀김 맛있는 아줌마네. 맨날 "디디~(언니~ 이모~ 같은 애칭)"를 부르며 알루를 먹었다. 디디~를 부르면 그 아줌마는 꺄르르~ 꺄르르~ 하면서 엄청 넘어갈 듯한 웃음 소리를 냈고, 수줍어하면서 접시를 건네줬다.
외관이 예쁜 정육점. 컬러 센스는 타고난 것 같다. 네팔 사람들...너무 예뻐서 외관도 찍고 안으로 들어가기도 했는데, 고기를 파는 건 열다섯 정도의 어린 남자아이였다. 난 네팔에서 고기를 팔기 전에 저울에 일정량을 올려놓고서 향을 피우면서 기도를 하는 걸 자주 봤는데 이곳에서도 그랬다. 고기를 팔기전의 신성한 의식...뭔가 도살 후 사람의 입으로 들어가는 그 과정에서 숭고한 의식을 치르는 것 같아서 괜히 숙연해지고 그랬다.
탄센에는 사람도 많고 상점도 많았다. 룸비니가 시골 풍경이라면 여긴 아기자기하고 바글거리는 시내 장터분위기였는데, 꽤 큰 영화관이 있어 영활 보기로 하고 가는길에 발견한 국수들이다. 와오! 탄성이 나오는 이쁜 색의 국수들. 다 색소 덩어리겠지만 이뻐! 사올껄 그랬다. 샀어도 다 부셔졌을려나. 맛이 궁금해.
동네를 지나 꼭대기로 오르다보면 소나무 숲이 나온다. 탄센 도착 첫날 스님이 알려주신 소나무 숲을 가겠다고 버스 정류장에서도 도보로 30-40분 거리를 20킬로 가방을 매고 찾았다. 결국 늦어버려서 그날 소나무숲에는 가지 못했지만 엄청 멋드러진 풍경들을 발견했다. 당시 포카라 히말라야 트레킹 전이라 그저 상상만 했었던 것 같다. 이만큼 고도의 절반을 더 올라가면 안나푸르나겠지...하며. 아무런 실감도 나지 않았지만, 상상으로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냈다. 그리고 탄센에서의 3박 4일을 끝으로 난 포카라로 가는 버스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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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의 작은 동네 탄센. 고도가 높아서 룸비니에서 버스를 타고 계속 위로 위로 4시간 정도를 올라가야 했다. 고도 2-3천미터 정도 되었던가? 서늘한 공기에 으슬으슬 춥기까지. 경치가 끝내주게 아름다운 곳이지만 가이드북에도 잘 안나와있는 별로 유명하지 않은 곳이다. 여행자들은 나와 동행 아이외에 거의 없었다. 모든 롯지는 영어가 아닌 네팔어로 되어있고, 물은 하루에 두번씩 양동이로 길어다쓰고, 양치 한번 하려면 양동이 줄에 서서 물을 기다려야했다. 이 작고 인상적인 동네를 계속 올라가다보면 이런 곳이 나온다. 나는 탄센에서 정말 마음이 편안했다. 여행 두달여 만에 느꼈던 편안함이었다. 그러나 네팔이 인도보다 많이 낙후된 나라라는 것을 인정해야만 했던게, 사람들은 오랫만에 본 여행자들에게 눈을 부라리며 사기칠 생각만 하는 것 같았다. 흰 쌀밥에 라면 시키고 200루피씩 총 400루피를 달라고 하던 식당도 이곳이 처음. 계속 떼부리고 아이들까지 동원해서 그러는 걸 보고 정이 뚝 떨어질뻔했다. 그래도 그냥 싸우지 않고 잘 넘어갔다. 탄센의 소나무 숲은 아름다웠지만, 결국 나는 이곳을 떠나올 때 버스 차장인 척 하는 어떤 남자에게 1000루피를 사기당하고 말았다. 진짜 차장이 내게 돈달라고 했을때는 주변 사람들(목격자)을 동원해서 사기를 당한 사실을 알리고 돈이 없다고 우겼더니 결국 여차저차 포카라까지 갈 수 있었다. 험난했던 네팔 여행의 잊지못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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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보고 있는 불빛들
어떤 의도도 없어보이는 멍한 눈의 사람들
경찰 옆에서 본드를 부는 아이들
고인물
벽보를 핥는 동물들
남루한 사리 끝의 찢어진 구멍
개를 쓰다듬는 아이들의 손가락
사두처럼 생긴 할아버지의 절룩이는 발걸음
1평 남짓한 고기 파는 가게의 버려진 양의 눈알
한 손에 엄지손가락이 두개인 사람
하나로 이어져 샴 쌍둥이 같았던 나무
숲
사람 사람 사람
구름
땅속에서 파낸 감자모양의 버섯
버려진 이불
모래먼지처럼 사라질 것 같은 공기
뿌연 연기와 소음과 경적소리
고개를 돌려 외면하면, 다시 내 앞에는 매혹적인 것들이 넘쳐났다. 흐릿한 풍경들은 그냥 나의 기억대로 정지해있었다. 태양빛이 만들어낸 내 손등의 물집들도 언젠가는 다 사라질 것들이었다. 찬란했지만 금방 꺼져가는 불빛들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