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가 왜 이렇게 피곤하고 힘든지 모르겠다. 이전에 사루비아 오픈 날짜를 잘못알고 이 전시 하루 전에 갔다가 헛탕을 치는 바람에 어제 이곳을 다녀왔다. 전시 제목은 '짓다' 였고, 전시도 좋았지만 백우진, 이혜인 작가의 이전 작업들과 글을 읽으면서 이것저것 느낀 것이 많다. 오랜 시간동안 이곳에 머물렀다.
주변의 쓰레기들을 모아 작업을 하는 백우진 작가. 인도여행에서 모은 것들을 가지고 작업을 하기도 했는데 그 오브제들과 결과물들이 신선했다. 난 어렸을 적에 나만의 아지트를 만드는 것을 좋아해서, 집 뒤쪽에 나무덩쿨을 엮어놓고 2평정도 되는 동굴을 만들어 놓았었다. 그리고 그 안에 버려진 의자와 잡동사니들을 넣어두고 매일 그곳에 가서 그 의자들이 잘 있는지 확인해보곤 했다. 그러다가 어느날인가 나무덩쿨이 무너져 있기도 했고(누군가가 부숴놓은 것). 그러면 다시 수리를 하고 그 안에 잠깐동안 앉아 있다가 나오곤 했다. 왠지 백우진 작가의 작업은 그런 느낌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이혜인 작가는 내가 손에 꼽는 몇 안되는 내가 좋아하는 작가인데, 이번 신작들도 참 좋았다. 예전 작업들과 지금을 비교해보니, 작업을 진행해가면서 많이 고민하고 치열하게 작업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는 흔적들이 보여서 더 좋았던 것 같다. 파워풀하면서도 정교한 그림들. 작가가 작업을 하면서 느꼈을 그 감정들을 그녀의 붓질과 글로 느껴보려했다. <'무엇을 그릴까?’를 생각하면 아무런 대답도 얻지 못한다. ‘무엇을 보고 싶어 하는가?’를 알기 위해 애쓴다.> 이 글에서 정말 많은 공감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