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ks2024. 10. 10. 12:17

3군데에서 진행한 릴레이 전시가 끝이 났다. 11명의 좋은 작가님들과 함께 했던 즐거운 기획전이었다. 서울 봉은사와 강원랜드, 아리샘터의 공간 특징이 매우 달라서 다양하게 디피된 모습이 새로웠다. 처음부터 끝까지 애쓰시며 전시 진행하신 큐레이터 조숙현님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

봉은사 보우당에서의 전시, 그리고 봉은사 뒷길 산책길에서.^^

 

정선 강원랜드에서의 전시. 12명의 작가들이 모두 각기 다른 하나의 섬으로 표현되는 전시였기에 작품대의 디자인과 색, 질감이 모두 다른데, 대리석 바닥 디피는 꽤나 어려우셨으리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작품 아래에 놓인 타일 덕분에 작품이 돋보일 수 있었던 것 같다. 컬러도 굳 굳! 어려운 디피 고생하셨습니다.ㅠㅠ

 

마지막으로 정선 아리샘터 전시까지. 거의 한달간 전시를 진행하면서 작업실에서 빛을 보지 못하고 있던 나의 예전 작품을 전시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저 작업을 한게 벌써 7년 전이라니.ㅎㅎㅎ 전시가 잘 마무리되어 감사한 마음.^^

Posted by goun
Works2024. 7. 12. 15:55

코엑스에서 열린 어반브레이크 2024 vip 오프닝에 다녀왔다. 이 곳에서 가장 핫한 부스가 어디냐고 묻는다면 단연코 <리아킴X오와칠호> 부스일 것이다! 들어서자마자 파워풀한 느낌의 설치 + 영상 작품들과 멋진 페인팅, 그리고 하나부터 열까지 손수 만든 옷들이 나를 맞아주었다. 

나를 보고 뛰어오는 묘경. 아이쿠 귀엽다.ㅎㅎㅎ 고새 살이 쏙 빠진 듯.ㅠㅠ
시선을 확 끄는 설치+영상작업. 영상에서는 리아킴이 폐 의류 위에서 퍼포먼스를 한 장면들이 나오고 있었다.
이번 원규오빠의 야심작! 구성, 컬러, 마띠에르, 액자까지 전부 돋보였던 신작이다. 멀리서 보아도, 가까이에서 보아도 정말 멋진 작품이었다. 분명 원규오빠는 뛰어난 감각의 소유자인데, 이번 작업을 보면서 그 감각들을 아주 정교하게 다듬어서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그 디테일함을 증명이라도 하듯 이렇게 멋진 작품으로 보여주다니!!! 처음 이 작품을 보자마자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빠는 정말 시각 예술을 해야만 하는 사람으로 태어난 것이 분명하다...부러운 사람 같으니!ㅎㅎㅎ
이 작품은 묘경이의 작품이다. 이렇게 큰 작업은 처음 해보았다고. 엄청 오랜 시간을 공들여 작업한 느낌이 들었는데, 가까이 가서 보니 마띠에르가 심상치 않다! 물감을 다 뜯어내고 다시 화면에 붙이는 작업의 흔적이 보였다. 크...자유분방함과 깔끔함의 조화를 느껴보는것이 이 작품 관람의 포인트이다! 이번 신작들을 보니 묘경이와 원규오빠는 서로에게 정말 좋은 에너지를 주면서 작업을 하고 있다고 느꼈다. 정말 고생 많았어, 친구들...짝짝짝!
이틀간 잠도 3시간 밖에 못잤다면서...이렇게 사진 앞에서 활짝 웃어주니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았다. 나는 정말이지 왜 이날 근육통이 심하게 왔는지 가랑이가 너무 아파서 제대로 걸을수가 없었다, 전날엔 괜찮았는데 왜 하필 이날 그래가지고. 그래도 절뚝거리면서 열심히 작품 관람!
작품을 열심히 설명해주고 있는 원규옹. 저번에는 이 부부 모두 눈썹을 쫙 밀었었는데, 이번에는 눈썹을 길렀다. 눈썹 없는 것도 귀여웠는데 뭔가 아쉽.
오프닝 바로 전날까지 만들었다는 옷. 아주 따끈 따끈한 최근작! 나도 얼마전 '하현우님이 선물해주신' 오와칠호 옷을 입고 오프닝에 왔어야했는데... 맨날 작업실과 집만 다니며 대충 입고 다니다보니 갑자기 어색한 느낌이 들어 용기를 못냈다. 엥. 그냥 입고 올껄 그랬어. 애 낳구 아줌마되서 뭔가 소심해진건가.ㅋㅋㅋ 뒤에 걸린 긴팔 옷들도 너무 사고싶었네. 이쁘다 이쁘다. 오와칠호는 모든 걸 다 만들기때문에 1년에 몇벌 나오지 않는다. 그만큼 희퀴템이라는 것! 같은 옷은 절대 없다는 것!!! 그래서 소장할 가치가 충분하다는 것!!!
귀여운 포즈!
리아킴 님은 춤만 잘 추시는게 아니라 이런 감각도 있으시네 하고 느낌. 오와칠호 옷들과 잘 어울리는 평면 작업들이었다.
사인회. 역시 팬들이 많구나. vip오픈인데도 줄이 점점 길어졌다.

10년 전 우리가 만났던 문래동 작업실에서는 각기 다른 성향의 4명이 함께 작업을 했다. 윗층이었던 1층에는 공사장이 있어서 낮에는 항상 쿵쿵 하는 소리가 들렸고, 지하1층 작업실의 천장 콘크리트는 자주 떨어졌고, 가끔 비가 새거나 물이 찼고, 모든게 다 불안정했다. 환풍기도 없어서 그 유리섬유로 만든 건물 지하는 항상 퀘퀘한 냄새가 났는데, 그 어둑어둑하던 지하 작업실이 그냥 나의 30대 같다고 느껴지기도 했다. 그냥 20대 때와 다르지 않게, 똑같이, 암울하고 어둡고 불안했으니까. 요즘 현우님과 만나면 "그때 그 작업실은 정말 최악이었어."라고 말하곤 하는데, 그래도 나는 그런 최악의 작업실이었던 그때가 가끔 생각난다. 그리고 최악이었지만 때론 너무 즐겁고 행복하기도 했기 때문에 그립기도 하다. 그때 묘경은 설치작업과 영상작업을 하고 있었고, 나는 국카스텐 2집 앨범 작업을 했고, 남옹은 입체 작업을 했고, 막내 인선이는 평면 작업을 했다. 쓰다보니 그리운 시절이 맞는 것 같다. 
그 문래동 지하 작업실에서 나온 우리는 뿔뿔이 흩어졌는데, 그때 묘경은 507호 방에서 원규오빠와 함께 옷과 가방을 만들었다. 매일 매일이 불안과 싸우는 시절이었다. 그 가방과 옷을 여기저기에 가지고 나가 팔기도 하고, 편집샵 같은 데에 입고하기도 했다. 그때에도 이 둘은 작업 얘기만 하면 두 눈을 반짝였다. 설령 유명하진 않더라도, 많이 팔리지 않더라도, 그저 내 자리에서 꿋꿋이 이 작업을 해내고 말겠다는 그런 의지가 엄청났다. 나는 이 두사람을 보면서 작업이 막히고 힘들때 용기를 냈던 것 같다. 지금은 에이젼시의 소속작가가 되어 여기저기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데, 그때의 오와칠호와 지금의 오와칠호는 다르기도 하지만 여전히 같기도 하다. 항상 진지하게 작업하고, 새로움을 찾고, 발전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정말 멋지고, 여전히 반짝반짝 빛난다. 힘들고 불안하다고 해서 현실과 타협하지 않고, 결국 자신이 하고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오와칠호를 열렬하게 응원한다. 내 친구들. 원규옹이 내 얼굴 보자마자 한 얘기는 "우리 빨리 커피마셔야 해"였다.ㅋㅋㅋㅋㅋ 빨리 커피를 마시자구!!!!!

Posted by goun
Works2024. 6. 4. 22:28


2005년에 첫 개인전을 한 이후로 (햇수로) 2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지금까지 내 작업 인생에서 딱 하나, 내가 절대로 이야기하지 않았던게 ‘희망’이라는 키워드였고… 그 이야기를 그렇게 쉽게, 아름답게 표현해도 되나? 그런 생각이 가장 컸는데… 생각해보면 그 당시의 나에게는 희망보다는 고통을 그리는게 더 편했던 것 같기도 하다. 세상이 너무 참혹하니까 희망을 말하는 건 기만같았다. 그런데 그렇게 오랜시간 파국들을 그리며 든 생각은 고통 또한 그렇다는 것이었다. 고통이나 힘듦 역시 희망 만큼이나 아니면 더 더 어려운 일이었는지 모른다. 나는 그런 종류의 쉽지않은 작업을 하며 나의 삶을, 나의 죽음을, 나의 주변을 돌아보고 정말 ‘잘’ 살아내고 싶었던 것 같다. 아주 모순적이게도 그랬다. 그리고 지금 현재의 나는 그 희망을 더 더 이야기해도 될것 같다고 느낀다. 아니, 더 이야기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뼈져리게 느끼고 있다. 그리고 이 작업은 내 작업들 중 가장 따뜻하고 가장 아름다운 작업으로 완성되었다.

*서울클럽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Posted by goun
Works2024. 5. 27. 23:00

뵐때마다 항상 사랑스러우신 갤러리 박영 대표님과. 사진찍는걸 좋아하시는 대표님과 나.^^
함께 동행한 나의 스폐셜 게스트 현우님과 소녀같으신 대표님.^^

 

전날 체를 심하게 해서 장염링겔까지 맞고 간 터라 음식에 입도 못대는 사태가...맛있는 저녁식사와 뷔폐를 먹지 못했다. 정말 아쉬웠다.

 

이번 아티스트 토크에 함께 참여한 작가님이신 이한정 작가님의 첫 발표가 시작되었다. 굉장히 섬세하고 아름다운 풍경을 그리시는 분. 보고있으면 너무나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그림들인 듯.ㅎㅎㅎ
뷔폐를 하나도 못먹는 나 때문인지 현우님도 연신 샤인머스캣만 드심.ㅋㅋㅋㅋㅋ 갈비라도 뜯으셨어야 했는데 말이다.ㅠㅠ
내 발표 시작. 20분 타이머가 울리지 않기를 바랬지만 결국 울렸고 30분 정도 했다.ㅎㅎㅎ
날 찍어주시는 음악대장님의 아름다운 손.
캄사! 캄사!
마지막으로 유별남 작가님의 발표. 여행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그곳들의 사진들이 너무도 반가웠다. 가장 예뻤던 사진. 파키스탄 오지마을의 두 소녀.
아티스트 퀴즈 타임! 작품 만드는데 소요된 시간을 맞추는 것이었는데 정답은 4320시간이었고, 가장 근접하게 맞추신 두분께 나의 아트북과 내 작업이 들어간 앨범(국카스텐 2집과 코튼스틱 2집)을 선물로 드렸다.^^
서울클럽에 걸린 작품들을 설명해주시기 위해 도슨트를 해주신 대표님과 구 큐레이터님.(구큐님 사진이 없네요...)
내가 지금까지 작업한 그림들중에서 가장 따뜻한 그림인 <포옹2> 작품이 서울클럽 지하 복도에 걸려있다.
빠질 수 없는 단체사진. 장장 5시간 가까이 이 곳에 있었다.
어렵게 시간 내어 함께 와준 음악대장님과 갤러리 박영과 서울클럽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넘 좋은 시간이었다.^^

Posted by goun
Works2024. 5. 24. 14:06

정말 오랜만에 내 작업을 전반적으로 정리하고 소개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다 작년에 전시했던 갤러리 박영의 대표님 덕분이다. 내 작업을 이해해주시고, 응원해주시는 것도 모자라 이런 좋은 자리에 초대까지 해주셔서 서울클럽이라는 곳에서 작품을 전시하고 발표하게 된 것이다. 이곳은 1904년에 고종이 만든 사교클럽이고, 엄청 화려하진 않지만 역사가 굉장히 깊은 곳이었다. 이런 역사깊은 곳에서 내 전반적인 작품을 보여드릴 수 있다니 감개무량하였다. 스폐셜 지인으로 현우님도 함께 했다.^^

간추린다고 간추렸는데도 작품 페이지가 120이 넘어갔고, 20분 PT시간이 약간 초과되었다. 할말을 다 하지는 못했지만 꼭 해야하는 말들은 하고 왔다. 작품에 대한 설명은 항상 어렵고 힘들지만, 그 당시에 왜 이런 작업을 하게 되었는지, 왜 이것을 작업할 수 밖에 없었는지, 이걸 하지 않으면 안됐던 이유들을 이야기했고, 약간 걱정을 하긴 했지만 좋은 피드백들을 엄청 받고 왔다. 항상 티비로만 뵈었던 유별남 사진 작가님과도 인사를 나눴고,(알고보니 시아버님과 같은 미술대학 선후배 사이) 두 아이의 엄마인 이한정작가님도 이번 기회로 알게되어 좋았다. 좋은 에너지들을 얻었으니 작업을 위한 시간들을 단단히 다져야지!^^

Posted by go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