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2014. 1. 15. 17:57

 

 

 

 

 

인도 영화를 3주 정도 못봤더니 금단증상같은게 스물스물 올라와서 <카이 포 체>라는 영화를 보았다. 이 영화는 <세 얼간이>의 원작 소설 작가 체탄바갓의 소설 <내 인생의 세가지 실수>을 원작으로 한 영화라고 한다. <랑그 데 바샨티>처럼 꽤 우울한 분위기에 정치와 종교분쟁들이 이야기의 주를 이룬다. 그러나 이 영화는 크리켓 이야기가 더 해져서 뭔가 깊은 감동을 준다. 떼춤은 하나도 나오지 않고 (아쉬운 부분), 이 세명의 인도 청년들이 크리켓 사업을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갈등이 영화의 큰 스토리이다. 그런데 정말 인도의 종교와 정치는 참 무거운 소재인데 꽤 잘 풀어냈다는 느낌이 든다. 전체적으로 영화는 무겁지만 마지막에 그렇게 지켜내고 싶어했던 알리의 크리켓 장면이 마음을 울린다.

 

 

 

 

 

 

이 영화를 보고나니까 2012년 인도 북쪽 라다크 지역에 갔을적에 크리켓하고 놀고 있는 아이들과 함께 놀던 왕언니가 생각나서 사진을 찾았다. 의외로 나무로 된 방망이?가 무겁고 단단하고 공을 맞출때 각도를 잡기가 어렵다. 야구보다 쉬울줄 알았지만......;;; 인도 아이들은 어디서나 크리켓을 한다. 우리나라 꼬맹이들이 야구 하는것보다 더 자주 하는 듯. 구슬치기와 크리켓이 이들의 놀이 전부인냥 보이기도 했었다.

 

 

 

 

 

어디서든 친화력이 돋보이는 우리의 왕언니. 참고로 성도 왕씨, 나이도 왕이었는데 어딜가나 다 친구먹는 그런 성격의 소유자인데다 특히 아이들만 보면 완전 녹는사람이었다. 애들만 보면 뽀뽀해달라고 하고, 껴안고, 사진찍고. 이 녀석은 이 지역에서 만났던 애들중에 제일 까불까불거리던 아이였다. 뒤돌아보니 이렇게 둘이 하이파이브 하고있었음.ㅋㅋㅋ 설정아니고.ㅋㅋㅋ

 

 

 

 

엄마나 아기나 둘다 예쁜데 옷 색도 알록달록 너무 예뻤다. 봄이 오고 있던 라다크. 그러나 아직 쌀쌀한 기운이 있어 이들은 니트 가디건을 많이 입었다. 나는 반팔에 후리쓰.

 

 

 

 

 

 

이때 기억이 새록새록이다. 다시 가고싶지만 이때는 30시간 넘게 버스를 탄데다 꼬리뼈와 내 생명이 무사한데에 엄청 감사의 기도를 드리던 때여서 다시 가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냥 그리워만 하고 있다. 아름다웠던 시절.

Posted by goun
Movie2014. 1. 14. 20:27

 

 

 

 

 

 

영화가 시작되자 틸다 스윈튼(이브)과 톰 히들스턴(아담)은 턴 테이블을 도는 카메라 앵글의 아래에서 뱅글뱅글 도는 카메라를 직시한다. 그리고 그들의 배경은 모로코의 탕헤르와 디트로이트. 아! 정말 이 둘은 쩌는 조합이다. 뭐라고 더 멋진 표현을 못하겠다. 모로코의 모습은 마치 내 기억 속 인도의 그곳처럼 생겼다. 모로코는 내가 정말 가보고 싶은 곳이어서 더 더욱 설레었고 또 음악도 환상적이었다. 아랍음악, 블루스와 롹...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약간 암울하지만 시종일관 독특한 시크함을 간직하고 있었다. 뱀파이어 커플의 러브스토리라고만 말하기엔 이 두 사람과 영화가 좀 아까울지경. 틸다같은 배우가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치명적인 매력을 뿜어낸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틸다는 정말 눈동자가 크고, 귀도 정말 큰데다 눈보다 훨씬 위에 붙어있더라. 카리스마 있는 얼굴도 매력적이지만 이 여자가 풍기는 분위기는 아무도 따라하지 못할 것 같다. 톰 히들스턴은 정말 뱀파이어처럼 생겼다. 빈티지 악기들을 좋아하는 모습에서 남친의 모습이 오버랩됬다. 그가 바라는 모습도 이런 모습일테지 하며. 그러나 영화는 영화니까 부러움은 그만해야지. 영화 제목은 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는데, 마지막에 아름답게 사랑하는 그들을 영영 골로 보냈네. 아무튼 오랫만에 아주 멋스러운 영화한편 봤다. 행복하다.

Posted by goun
Movie2013. 11. 6. 23:54

겨울이 오기전에 만추를 봐야할 것 같아서 봤다. 시간에 갖혀 사랑을 해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그런 감정과 그리움, 여운 등이 생생하게 전달되는 그런 영화였다. 만추. 꿈 같은 사랑. 사랑 같은 꿈. 사실 좀 겁이나서 오랫동안 아껴뒀는데, 이제는 이런 영화를 봐도 그 쓸쓸함에 내가 휩쓸리지 않을 수 있어서 참 다행인 것 같다. 생각나는 대사는 없지만 이 둘은 마음으로 소통을 하고 있는 것 처럼 보였다. 강한 눈빛. 흔들리는 표정 속 먹먹함. 처음이자 마지막처럼 격렬했던 키스씬. 아휴. 시간이 없었지만 보길 잘한 듯. 이제 늦가을이 되면 꼭 보게될것 같다. 잔잔하면서도 아주 진한 여운을 남긴 그런 영화였다. 결말은...분명 그 카페에서 애나는 훈을 만나진 못했을 것 같다. 그래도 이 둘은 언젠가는 만나게되겠지. 뗄레야 뗄 수 없는 그런 연이 있다면 10년이 지나도 언젠가는 만난다. 아름답다.

Posted by goun
Movie2013. 7. 21. 23:09

 

 

 

 

이번에도 PiFan에 갔다. 집에서 시외버스타고 빨리 간다고 나왔는데도 부천시청역까지 두시간 걸렸다. 휴, 오고 가는 것만 너무 큰일이 되어버려서 많은 상영작을 보진 못할듯. 그래도 이번 피판에서는 알레한드로 조도로프스키의 회고전을 특별상영 하고 있어서 나 같은 광팬에게 그 시간이 얼마나 황금같았는지 모른다. (피판에 무한 감사.ㅠㅠ) 알레한드로 조도로프스키는 올해로 84세 할아버지가 되었지만 계속 영화를 찍는다. 남미 칠레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봐도 컬트 영화의 거장이라 할 수 있겠지요. 회고전에서 그의 영화는 두편을 봤는데, 그 중<의식-사이코 매직>이라는 영화는 줄리아 브라찰레와 루카 임메시 부부가 연출을 맡았고, 원작은 알레한드로의 것이다. 제목은 조도로프스키가 지었다고 한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굉장히 심리분석적이면서도 오컬트적이어서 신비로운 느낌이 들었다. 영화 중간에 "현실의 춤"이라는 알레한드로의 책이 나와서 베시시 웃었다. 영화 끝나고 GV시간에 감독이 나와서 줄거리 얘기도 해주고 해서 좋았다. 역시나 너무 짧은 시간은 안습.

 

 

 

 

 

 

<현실의 춤> 포스터 정말 이쁘다! 사실 올해에 영화가 개봉될지도 미지수였고, 나는 그냥 촬영중이라는 얘기만 여기저기서 듣고 있던터라 이렇게 빨리 볼 수 있게 될줄은 몰랐는데, 영화 찍으면서 구글에서 돌아다니던 과정 컷들을 영화속에서 보니까 감회가 새로웠다. 노장의 영화는 정말 기대이상으로 아름다웠다.

알레한드로 조도로프스키의 유년시절 이야기가 주요 모티프이다. 그는 실제로 아버지가 굉장히 엄격하고 폭력적이었고, 축복받지 못하는 환경에서 자랐다고 이야기했었다. 영화 여기저기에는 어린 아이가 두려워하는 대상이 항상 나왔었다. 특히 성스러운 피...이 영화에서도 아버지라는 존재는 조금 더 디테일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아버지의 역할은 실제 조도로프스키의 아들이 주연을 맡아 연기했다. 그는 GV에서, 현실은 좋은것이 나쁘게 될 수도 있고, 나쁜 것이 좋은 것일수 있다고 말하며, 분명 아버지(진짜 본인에게는 할아버지)는 배드 가이 였지만 훌륭한 감독이 탄생되었기에 다르게 보면 굿 가이 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렇게 좋고 나쁜 것들이 계속 춤을 추듯이 현실은 춤을 추고 있다고.

매순간 오페라 아리아를 하는 것 처럼 사라(아이의 어머니)는 이야기를 하고, 가족의 치유와 안식을 맡는 역할처럼 보였다. 그녀는 아들을 신처럼 받들기도 하지만 어느 순간에는 자신이 신적인 존재가 되기도 한다. (남편의 중병을 자신의 오줌으로 치유하는 장면에서) 신은 존재하는가? 신은 과연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을 조도로프스키는 끊임없이 던진다. 나는 조도로프스키가 표현하는 그 무의식적이고 환상적인 리얼리즘이 아름답다고 느낀다. 그는 이전의 작품들에서 굉장히 강한 폭력과 신체 절단, 낭자하는 피, 거침없는 이미지 등으로 화면을 채웠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굉장히 위트있고, 재기발랄한 소년같은 느낌으로 연출을 한 것 같아 신기하기만 했다. 84살의 감독 영화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감각적이고 유쾌했기때문에!

 

시간이 부족한 관계로 GV에서는 질문을 두개 정도 받는다고 했는데, 그 아까운 시간에....어떤 븅신(?)같은 사람이 질문이 아닌 제안을 한가지 했다. 그 이야기는 정말 병맛이었다. 왜 꼭 GV시간에는 자신의 생각을 감독에게 주입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꼭 한명씩 있는지? 자신이 원하는대로 하면 어떻겠냐고 말하는 저의는 무었이다냐. 그 자리에 온 대부분의 사람들은 감독이 자신의 언어를 가지고 오래동안 그의 영화를 만드는데에 존경을 표하는 것과도 같은 자리였다. 그런 방식이 싫으면 그냥 안보면 되잖아? 갑자기 러닝타임이 긴데 줄일 생각이 없는지? 그리고 표현하는 방식이 좀 어려운데 친절하게 풀어주면 어떨런지? 그런 질문은 그냥 집에나 쳐 가서 혼자 블로그같은 곳에 하면 된다. 수십년간 자신의 방식을 고수해온 영화인에게 할말은 아닌듯 싶었다. 그런데 그 자리에 온 감독의 아들(주연배우)은, "오호! 그럼 너가 그렇게 영화 만들어라!" 라고 받아쳤고, 관객들은 박수갈채를 쏟아냈다. 나도 갸우뚱 하고 있다가 그런 답에 환호를 보냈다. 예! 정말 멋지구나!

 

 

기다리고 기다리던 GV시간인데 하필 배터리가 없어서 카메라 기능이 안됨. 겨우 건진 사진 한장...얼굴도 안보인다.ㅠㅠ 시간이 없어서 바깥에서 만남을 갖는다고 하여 기다렸다. <엘토포>의 그 꼬꼬마가 꽃중년이 되어 한국에 온것을 보니 뭔가 신기했다. 계단앞에서 내가 눈빛으로 레이져를 쏘아주었다니 나를 보며 "바이~바이~하고 웃어주는데 진짜 기분이 날아갈 것만 같았다. 아. 부천에 온 보람이 있구나!!!^^

 

 

마지막으로 알레한드로 조도로프스키 감독의 사진. 정말 멋진 사람. 종교관도 좋아요. 건강히 오래오래 사셔서 좋은 영화 만들어주셨으면 좋겠다. 하아-뜨! 하아-트!

Posted by goun
Movie2013. 7. 5. 13:57

 

 

 

 

의식-사이코매직 (알레한드로 조도로프스키가 원작 각본을 썼다.)

연출은 다른 사람이지만 알레한드로 할배가 의사로 나옴. 기대기대

 

 

 

현실의 춤. 이 영화 진짜 기다렸는데 드디어 나오는구나아아아.

고민안하고 바로 예매! GV가 있어서 매진 빨리 될까봐 걱정했는데 아니군.

자리가 아직 많이 남아있다. 희한하다.ㅋㅋㅋ 다들 나 같진 않구나.ㅋㅋㅋ

'Movi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름답다. 만추.  (0) 2013.11.06
현실의 춤 _알레한드로 조도로프스키(부천국제영화제)  (2) 2013.07.21
Holy Motors  (0) 2013.04.11
크리쉬 KRRISH  (0) 2013.03.16
아무르 AMOUR  (0) 2013.03.16
Posted by go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