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에 해당되는 글 130건

  1. 2014.04.29 런치 박스, 2013
  2. 2014.04.16 영화 카프카
  3. 2014.03.07 영원한 정지
  4. 2014.03.03 Her
  5. 2014.02.27 Medianeras, Sidewalls, 2011
Movie2014. 4. 29. 11:32

 

 

 

드디어 보았다. 리테쉬 바트라 감독의 첫 장편 인도 영화 런치 박스. :->

내가 좋아하는 이르판 칸 아저씨가 주연으로 나왔음. 아시아 필름어워드에서 남우주연상도 받았다! 이 아저씨 영화 7-8편 정도 봤는데, 이 영화에서 나온 캐릭터랑 이미지가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제일 안 어울렸던 걸로 기억되는 영화는 빌루. 런치 박스는 배경이 뭄바이인데, 10년전에 인도에 갔었을 때가 뭄바이 인 아웃이었어서 그 도시는 꽤 나에게 기억에 남았다. 뭄바이가 워낙 큰데다가 그때 나는 도비왈라(빨래를 하는 계층)들만 봤지 이렇게 도시락을 나르는 다바왈라는 본적이 없는데, 도시락 배달은 100년 넘게 이어져오는 전통이라고 한다. 잘못 배달된 도시락이 이어준 인연으로 이 둘은 점점 가까워지고 마지막엔 뭔가 애틋한 결말이. 흐흐흐흐흑. 그래도 나는 이런 여운 가득한 결말이 정말 아름답다 생각한다. 둘이 어떻게 됬을까?를 영화가 끝나고도 계속 상상해봤다. 여러가지 경우의 수를 두고 나는 좀 더 희망적인 결말로 내 멋대로 정해버렸음. 인도 여행하는 느낌도 나고 잔잔한 설레임도 함께 느껴보니 참 좋더라. 굿모닝 맨하탄(잉글리쉬 빙글리쉬)만큼이나 좋았던 영화.

'Movi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우디아라비아 영화 '와즈다'  (2) 2014.05.11
솔직하게  (0) 2014.05.11
영화 카프카  (0) 2014.04.16
영원한 정지  (0) 2014.03.07
Her  (0) 2014.03.03
Posted by goun
Movie2014. 4. 16. 01:35

 

 

전 시대, 전 세계를 아울러 카프카는 절대적이다. '카프카적인'이라는 형용사가 붙을정도이니. 그러나 어릴적 봤던 변신은 생각보다 천재적이지 않았다고 느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것은 번역 탓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나는 카프카를 다시 공부하고 싶다는 마음에 독서드로잉 커리큘럼에 슬쩍 끼워넣었다. 다른 사람들은 카프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하는 궁금증도 있었고. 수업이 끝나고보니 생각보다 카프카에 대한 이해도가 낮았고, 아예 이해를 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나는 카프카의 꿈에서 발췌한 글들을 보여드리고 정신적으로 많이 의지했던 사랑하는 여자에게 쓴 편지도 보여드리고 영화도 보여드렸으나 그 궁금증이 더 증폭될 뿐이었던 것 같다. (이해불가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더욱 더) 사실 그의 삶을 이해해야 했던 것은 아니다. 그의 작품을 해석해야 하는 것도 아니었다. 다양한 해석은 너무도 많기에. 그리고 우리는 그의 글에 대한 해석을 여전히 보류하고 읽기에.(완결되지 않은 책들과 함께) 그는 아주 어둡고 외로운 삶을 살았고, 심리적으로 많이 불안했으며, 그의 삶을 통틀어 불면증과 갖가지 병세와 싸워야 했기 때문에 일반적인 이해의 깊이로는 충분히 작의적이고 수박겉핥기식 이해가 될지도 모를일이다. 그러나 그 당시의 카프카는 사회비판적인 날카로운 문체와 저항에의 깊이, 그리고 통찰력있고 정교한 문체때문에 독일어로 쓰여진 최고의 글이라는 찬사까지 받는다. 우리가 그의 삶, 그의 글을 이해하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까. 그 시간과 노력들을 묵인해버리고 자신의 입장에서만 그를 바라보려고 한다면 평생 그를 이해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스티븐 소더버그가 연출한 이 영화는 1919년에 만들어졌는데, 캐릭터와 상황적인 부분은 카프카와 동일하지만 내용은 픽션이다. 영화는 사회구조를 풍자하다못해 비판하고있고 스릴이 넘치고 주옥같은 대사들이 쏟아진다. 영화를 보면서 카프카의 작품들이 집약되어있다고도 느꼈고, 또 한편으로는 실제 카프카와 영화 속 카프카의 차이를 상상하는 것도 재미있었다.

카프카의 난해함은 내게 참 매력적이었던 것 같다. 아직 그의 작품을 다 읽지 못했지만, 그런 의미에서 좋은 번역의 책들이 많이 나와주었으면 좋겠다.

'Movi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솔직하게  (0) 2014.05.11
런치 박스, 2013  (0) 2014.04.29
영원한 정지  (0) 2014.03.07
Her  (0) 2014.03.03
Medianeras, Sidewalls, 2011  (0) 2014.02.27
Posted by goun
Movie2014. 3. 7. 23:28

에스티케라는 어린 소녀는 고양이에게 쥐약을 먹인 후, 모아둔 돈을 오빠에게 빼앗겼다는 사실을 알게되고, 술집에서 춤을 추며 놀고있는 어른들을 보고 난 뒤에 자신도 쥐약을 먹고 죽는다. 죽은 고양이를 껴안고 걸어가는 에스티케. 어린 아이의 표정이 상실감과 우울, 절망으로 가득찼다.

 

 

 

 

'그녀는 자신에게 부드럽게 속삭였다. 천사는 이 모든 걸 다 보시고 이해하신다고. 평화가 가득해오는걸 느꼈다. 나무와 길, 비와 밤이 마음의 평온함을 채워주었다. 일어났던 모든 일들이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결국에는 모든것이 깔끔하게 정리될 거라고. 그녀는 그 전날의 사건들을 떠올리며 사건들이 어떻게 연결되었는지 깨달았다는 듯한 미소를 지었다. 이 모든 것들이 우연하게 연결된 것 같지는 않았다. 그들을 연결하는 것은 아름답지만 말로 표현하기 힘든 그 무엇이었다. 그녀는 혼자가 아니었다. 모든 사람과 모든 사물들, 위층의 아빠 엄마, 동생들, 의사 선생님, 고양이, 아카시아, 질퍽한 길, 하늘, 이 땅의 어둠...이 모든 것들이 그녀에게 의지하고 있었다. 그녀 역시 이 모든것에 기대고 있는 것처럼. 그녀는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그녀의 천사가 그녀를 맞이해 줄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아코디언의 달콤한 선율에 맞추어 술집의 거미들은 마지막 일격을 가했다. 컵 위에도 재떨이 위에도 테이블과 의자의 다리 주변에도 느슨한 거미줄을 엮어갔다. 그리고는 그 거미줄들을 특별한 실로 한데 고정시켰다. 이렇게 해두면 완벽하게 위장된 이 거미줄이 손상되지 않는 한 구석의 은신처에 숨어서 방안의 모든 움직임들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잠자는 사람들의 얼굴과 다리, 손에도 거미줄을 드리우고는 서둘러 그들의 은신처로 돌아가 기다렸다. 천상의 실 하나가 흔들리면 다시 모든것이 시작될것이다.'

 

 

-사탄탱고 中 에서.

'Movie' 카테고리의 다른 글

런치 박스, 2013  (0) 2014.04.29
영화 카프카  (0) 2014.04.16
Her  (0) 2014.03.03
Medianeras, Sidewalls, 2011  (0) 2014.02.27
벨라 타르  (0) 2014.02.20
Posted by goun
Movie2014. 3. 3. 18:56

Her

 

 

"...우린 서로에게 영향을 주며 자랐어요. 그녀는 모든게 충분치 않은 그런 환경에서 자랐죠. 그녀에겐 그게 무척 힘든 문제였어요. 그치만 우리가 우리 집에 함께 있을 땐, 그냥 모든걸 할 때 어떤 느낌이 있어요. 실패해도 괜찮고, 뭔가 스릴있고, 뭔가 자유로워지는 그런 게 있죠. 그런 느낌이 자라나는 걸 지켜보는 건 정말 즐거워요. 우린 함께 성장하고 함께 앞으로 나아갔죠. 그렇지만 그게 힘든 부분이기도 해요.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성장하는 것. 서로를 겁먹게 하지 않으면서 변화하고, 삶을 공유하는 것. 난 여전히 내 자신이...그녀와 대화하고 있는 걸 느껴요. 머릿속으로만. 옛날에 했던 말싸움을 돌이켜보거나 그녀가 나에대해 말했던 무언가에 관해 스스로를 변호해보거나..."

 

"과거는 그저 흘러간 이야기같아요. 우리가 스스로에게 털어놓는."

 

"피아노 곡을 만들어 봤어요. 내용은, 내 생각에 우리 둘만 찍은 사진이 없으니까요. 이 노래가 어쩌면 사진처럼 들리기를 바랬어요. 우리가, 우리 삶 가운데, 함께 있는 이 순간을 노래 속에 붙잡아 놓은 사진."  "멋지네 당신이 찍은 사진...그 속에 당신이 있는게 보여." "맞아요 그 안에 나 있어요."

 

***

 

하. 이 영화 정말 어떡하면 좋으냐. 스파이크 존스가 일냈네. 아임 히어 볼때도 마음을 후벼파더니만...이번것도 참 만만치 않다. 컴퓨터 운영체제와 사랑에 빠지는 내용이라고 해서 이렇게까지 감성적인 내용일줄 몰랐는데...한컷 한컷이 다 그렇다. 그리고 음악도 정말 좋고. 난 이 주인공 남자 시어도어의 처절한 외로움, 절망스러운 허망함, 그러면서도 진실로 사랑할 수 밖에 없었던 그 마음들까지 충분히 이해가 갔다. 충분히 현실에서도 그럴 수 있다고 생각이 들었음... 플라토닉한 그 마음. 이 남자의 절절한 눈물이 엄청 감수성을 자극한다. 마지막에 그래도 맘 터놓고 서로 의지할 수 있는 친구가 있어 좀 덜 슬펐어...그래, 그래서 참 다행이다. 다들 언젠가는 떠난다... 영화 보고나서 마음이 진짜 허했다.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과 오른쪽 뺨끼리 맞대고 있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뒤에서 꼭 안아도줘야지. 허하네.

'Movi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 카프카  (0) 2014.04.16
영원한 정지  (0) 2014.03.07
Medianeras, Sidewalls, 2011  (0) 2014.02.27
벨라 타르  (0) 2014.02.20
모흐센 마흐말마프  (1) 2014.02.18
Posted by goun
Movie2014. 2. 27. 12:45

금지된 땅

시멘트에 피는 생명

남다른 의지와 품위로 꿋꿋이 일어선다. 식물학자도 외면한 야생의 잡초들. 기이하고 왕성하고 부조리한 아름다움. 그늘진 구석을 빛내며 소유하지도 굴하지도 않는다. 삶은 통제할 수 없는 것. 내 나약함이 부끄러워진다.

 

모든 건물에는 쓸모도 이유도 없는 부분이 있다. 정면도 후면도 아닌 메디아네라(측벽). 우릴 경계짓고 세월과 먼지만 먹는 공간. 우리의 나쁜 속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변덕, 균열, 임기응변, 카페트 밑에 쓸어넣는 먼지같은 것들. 그곳은 예외적으로 날씨가 나쁠 때 존재감을 드러낸다. 측벽은 광고판이 되어도 아름답지 않다. 마트나 패스트푸드점까지 남은 거리를 알려주거나 대박을 약속하는 복권 광고가 대부분. 닭장에서 사는 답답함을 해소하는 길은 탈출구다. 탈출구는 모두 불법이다. 도시 계획 기준을 위반한 작고 불규칙하고 무책임한 창문. 칠흙같은 삶에 한줄기 빛을 비춘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사랑에 빠질 확률이라는 영화를 보았다. 이거 한국에선 내 생일에 개봉했던 영화네. 단순 로맨틱 코미디 아닌데...우리 나라에선 왜, 포스터도 제목도 이상하게 만들었을까. 원래 제목은 Medianeras (Sidewalls)이다. 도시 안에서 외롭게 살아가는 두 남녀가 나오는데, 표현이 매우 섬세하고 우울하면서 말랑말랑한 그런 영화다.

 

 

 

 

그래서 한국 포스터 안가져오고 해외판으로 가져왔음. 결국 마리아나는 월리를 찾는다. 그 장면에서 난 예전의 내 모습을 떠올렸다. 한눈에 찾을 수 있는 그런 사람! 분명 누군가에나 월리가 있다. 아멜리에가 찾는 니노처럼.

'Movi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원한 정지  (0) 2014.03.07
Her  (0) 2014.03.03
벨라 타르  (0) 2014.02.20
모흐센 마흐말마프  (1) 2014.02.18
인도 영화 두편 _잡 탁 헤이 자안 / 굿모닝 맨하탄  (2) 2014.02.13
Posted by go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