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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9.01 오후 5시, 사미라 마흐말마프 감독
  2. 2010.08.23 내곁에 있어줘 Be with me
  3. 2010.04.20 터키영화 '기후' 2
Movie2010. 9. 1. 19:15

어제 새벽, 비는 내리고 잠은 오지 않아 이란 여성감독 사미라 마흐말마프의 "오후 5시"라는 영화를 보았다. 이 영화는 2003 칸영화제 심사위원상 수상작이고, 영화의 배경은 탈레반 정권이 물러난 이후의 아프가니스탄이다.


황폐해진 아프간에서의 삶. 곳곳에 지뢰가 있어서 항상 발걸음을 조심해야하는 이곳에서 노흐레는 여자 대통령이 되기를 꿈꾼다. 노흐레 가족의 삶.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그 여정에서 한숨과 탄식과 고통이 있다. 난 이 영화를 보고나서 내가 본 이란 영화들 중 가장 섬세하게 그려진 영화가 아닐까 생각했다. 긴 말이 필요없다. 보면 알게됨.



영화 첫 장면부터 마지막 장면까지 너무 친근한 장면들이 많았다. 중동 국가에서는 하루 5번 길거리에서 코란을 읽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기때문에. 그리고 흙으로 만든 집과 거리들, 마부, 부르카와 히잡. 부르카를 들어올리고 하이힐을 신는 노흐레가 참 인상적이었다.

 
부르카와 소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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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
Movie2010. 8. 23. 02:01

싱가포르 에릭 쿠 감독의 2005년 영화. 사실,
이 영화를 보려고 마음먹은지는 3년이 지났다. 요즘 일하느라 육체적으로 지치고 날도 사람을 지치게 만드는 것 같고해서 집에 돌아오자마자 무작정 이 영화를 틀어 놓고 온몸의 긴장을 다 풀고 누워서 아무 생각없이 보았다. 그런데 보다가 마지막 장면에서 완전 울컥해서 7번이나 그 장면을 다시 보았다. 마지막 장면. 눈물을 흘리는 노인을 토닥여주는 테레사를 보고 나도 모르게 그렇게 되었다. 목이 메고 먹먹해지고. 그 장면은 정말 너무 아름다운 장면이다. 내가 본 영화들을 통틀어서 가장 아름다운 장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다. 중간즈음까지는 그저 덤덤하게 일상적인 이야기들이 흘러간다. 사랑에 빠진 두 여학생, 아무도 인간취급하지 않는, 가족들에게마저 외면당하는 뚱뚱한 경비 아저씨의 짝사랑, 부인을 잃은 노인의 슬픈 요리, 눈이 멀고 귀가 먼 테레사의 이야기..무덤덤하게 그려지는 이들의 이야기가 마지막 영화 10분을 남기지 않은 상태에서 만난다. 이들의 아픔을 그저 조용히 전달해주는 건 현실과 허구가 만들어낸 -적어도 내게는 가까운 현실같은- 작은 울림이었다. 참 좋은 영화다.

내일은 내가 정말 좋아하는 미하엘 하네케 감독의 하얀리본을 보러갈 예정이다. 그리고 '일곱번째 대륙'도 보아야지. 내일은 비나 실컷 쏟아졌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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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
Movie2010. 4. 20. 14:47
모든 사람이 같은 시간, 지금 이 현재에 존재하는 건 아닌 것. 나는 지금 어느 시간에서 살고 있는 것일까. 혼자 영화본게 아바타 이후로 없었다. 어두컴컴한 곳에서 소파에 누워 혼자 영화를 보고싶다. 터키에서 영화를 보지는 못했지만, 터키 영화 하나를 내 엠피에 들고 갔었다. 거의 한달 가까이 안보다가 한국으로 돌아오기 바로 전날 봤는데, 잔잔했지만 뭔가 설명하기 힘든 꿈틀거림이 있었다. 그건 '기후'라는 영화였다. 눈 내리는 터키의 동부와 이스탄불이 나오고, 너무 공감할 수밖에 없는 헤어진 연인이 나오고. 어쩌면, 어릴때였다면, 전혀 공감하지 못했을지도 모를, 그런 느낌의 영화였다. 영화에서 '살렙'의 맛이 났다. (난초의 뿌리로 만든 터키쉬 티. 조금 밍밍한 맛인데 약간 달고 아쌀하고 고소하고 향기롭다) 나는 이전의 기억들을 자꾸만 되새기고 점점 기억이 잊혀져 사라지는 그래프가 아니어서, 자꾸만 평행선을 긋는것 같아서, 고독이 이렇게 그리웠던적이 있었는지, 외로움이 이렇게 차가운적이 있었는지, 자꾸만 생각한다. 이제 그만 생각이 멈추어서 제로에 닿았으면 하고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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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