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2014. 3. 7. 23:28

에스티케라는 어린 소녀는 고양이에게 쥐약을 먹인 후, 모아둔 돈을 오빠에게 빼앗겼다는 사실을 알게되고, 술집에서 춤을 추며 놀고있는 어른들을 보고 난 뒤에 자신도 쥐약을 먹고 죽는다. 죽은 고양이를 껴안고 걸어가는 에스티케. 어린 아이의 표정이 상실감과 우울, 절망으로 가득찼다.

 

 

 

 

'그녀는 자신에게 부드럽게 속삭였다. 천사는 이 모든 걸 다 보시고 이해하신다고. 평화가 가득해오는걸 느꼈다. 나무와 길, 비와 밤이 마음의 평온함을 채워주었다. 일어났던 모든 일들이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결국에는 모든것이 깔끔하게 정리될 거라고. 그녀는 그 전날의 사건들을 떠올리며 사건들이 어떻게 연결되었는지 깨달았다는 듯한 미소를 지었다. 이 모든 것들이 우연하게 연결된 것 같지는 않았다. 그들을 연결하는 것은 아름답지만 말로 표현하기 힘든 그 무엇이었다. 그녀는 혼자가 아니었다. 모든 사람과 모든 사물들, 위층의 아빠 엄마, 동생들, 의사 선생님, 고양이, 아카시아, 질퍽한 길, 하늘, 이 땅의 어둠...이 모든 것들이 그녀에게 의지하고 있었다. 그녀 역시 이 모든것에 기대고 있는 것처럼. 그녀는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그녀의 천사가 그녀를 맞이해 줄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아코디언의 달콤한 선율에 맞추어 술집의 거미들은 마지막 일격을 가했다. 컵 위에도 재떨이 위에도 테이블과 의자의 다리 주변에도 느슨한 거미줄을 엮어갔다. 그리고는 그 거미줄들을 특별한 실로 한데 고정시켰다. 이렇게 해두면 완벽하게 위장된 이 거미줄이 손상되지 않는 한 구석의 은신처에 숨어서 방안의 모든 움직임들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잠자는 사람들의 얼굴과 다리, 손에도 거미줄을 드리우고는 서둘러 그들의 은신처로 돌아가 기다렸다. 천상의 실 하나가 흔들리면 다시 모든것이 시작될것이다.'

 

 

-사탄탱고 中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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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