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Egypt2010. 4. 28. 03:16

여기는 이집트 케나 기차역. 덴데라를 가기 위해 혼자 떠난 곳이다. 대부분의 여행자들은 덴데라와 아비도스를 하루 투어로 결정하지만 나는 그냥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가보기로 했었다. 그건 완전 곤욕이었지만-왜냐면 계속 미니버스를 갈아타야됬기 때문에-재미난 경험이었다. (덴데라 '하토르 신전'은 추후에 포스팅하겠음. 신전 내부가 가장 아름다웠다.)

내가 한가지 후회되는 건, 보수적인 이슬람 교 문화권에서 아바야를 사오지 않은 것이다. 가만 가만 생각해보면 아바야를 입고 한국에서 돌아다니면 정말 신나는 경험이 될 것같다. 아니면 그 옷을 입고 퍼포먼스를 해도 좋을텐데 말이다. 눈만 내밀 수 있는 아바야도 있고 아예 눈까지도 다 가릴 수 있는 아바야도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눈과 눈 사이 미간에 한줄이 달려있는 아바야가 좋다. 예전 포스팅에 사진이 올려져 있다.) 사실 이슬람권의 여성의 위치란 놀랄만큼 밀폐되어 있으나 외국인들의 시선에서 바라볼때는 여간 신기한것이 아니다. 물건을 사거나 음식을 먹을때 보이는 손도 까만 장갑으로 가리니 말이다. 그런데 가장 신기한일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 검정색이어도 신발은 샌들에 살색 스타킹일 때가 있다는 것. 그래서 발목이 살색이다. 발목은 드러나도 괜찮은건가? 손목과 발목의 차이는? 아직까지도 이슬람권에서는 여아 할례도 하고 있다고 하니 참으로 잔인한일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45세 이하의 여성은 남자(보호자) 없이는 돌아다닐 수 없는 나라도 있고. 그런데 나는 이 옷을 보면서 퍼포먼스나 생각하며 즐거워하고 있다니. 반성해야할지 말아야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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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
books2010. 4. 27. 01:28

0:93   아 아,
        더 이상 인간이,
        별과 같은 존재들을 탄생시키지 못하는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아 아,
        자기 자신을 경멸할 줄 모르는 사람,
        그래서 가장 경멸스러운 사람의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0:95  "사랑이 뭐야?
        뭘 탄생시킨다는 거야?
        왜 갈망한다는 거야?
        별과 같은 존재는 또 무슨 소리야?
        <마지막 인간>은 이렇게 말하며 눈을 껌뻑이곤 합니다.

0:99   세상일에 대해 구역질을 하거나
        사람을 심각하게 의심하면
        <마지막 인간>의 세계에서는 커다란 죄가 됩니다.
        그냥 심드렁하게 지내야 합니다.

0:100 아, 그리고 가끔씩 독을 조금 마시지요.
        즐거운 꿈을 꾸게 해 준다고 합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독을 왕창 마십니다.
        즐거운 죽음을 죽게 해 준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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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
Travel/Egypt2010. 4. 26. 02:07
아 아 아 아 아프리카에 가고싶다. 아프리카. 흑. 다녀온지 이제 한달 반 되었는데 북쪽 말고 이젠 남쪽으로 가고싶다. 서쪽 모로코쪽도 가고싶네. 아 아 아 아 네팔도 가고싶고 버마도 가고싶고 인도도 한번 더 갔으면 싶고 지중해도 제대로 못봤으니 가봐야할것 같고 키르키즈스탄은 나라 상황이 좋지 않으니 패쓰. 베트남도 가고싶고 러시아도 가고싶다. 아 아이슬란드와 아일랜드, 스페인, 포르투칼, 스리랑카도 빼먹으면 안되. 윽. 어쩌면 좋으냐 이 벌렁거리는 가슴을!
 

이뿐 누비안 오아시스호텔(내가 묵었던 곳)의 외관과 거리. 골목골목은 마치 마법사들이 마술을 부려놓은 것처럼 알록달록 이쁘다. 이 나라의 사람들(특히 페인트공들)은 모두 예술가다.  그중에도 내가 정말로 좋아하는 '호루스'가 그려져 있으면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었지. 누비안 오아시스호텔에도 호루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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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
Music2010. 4. 25. 21:55

중학교때부터 좋아했던 뮤지션 하림. 그의 음악을 들으면 왠지 어디론가 떠나야 할 것 같은 설레임이 마구 앞섰었다. 하림은 그렇게 유랑하는 삶을 즐기는, 천천히 삶을 사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느끼지 못한 여유를 그의 음악에서 들을 수 있어서.
그런 그가 이비에스 세계테마기행에서 아일랜드를 소개해줄 때, 그의 나레이션과 그가 보고 체험한 순간들이 맞물려 어릴 적 사춘기 시절 설레었던 내 마음이 갑자기 불쑥 튀어나올 것 같았다. 
문득, 생각이 나서 하림을 검색하고 카페를 가입했는데! 오는 2010년 4월 26,27,28일 중 하루에 하림과 티타임을 가질 수 있는 모임이 있더라. 우와. 바로 이거야. 하림을 만날 수 있겠구나. 실제로 그를 만나면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싶지만, 시간이 된다면(당연히?) 그를 만나러 나가볼참이다. 논문 예비심사는 잠깐 뒷전으로 미루고...ㅎㅎㅎ
하림의 음악처럼... 듣고 있으면 다른 곳으로 떠나고 싶어지는 곡들이 몇곡 있는데, 내게 로로스의 음악도 그렇고 특히 집시의 시간 오에스티도 그렇고(터키 세잔 아쿠스가 부르기도 한 곡), 베이루트의 음악도 그렇다. 뱀파이어 위켄드는 생각보다 내 취향이 아니었음.

'춤추는 촛불은 아름답구나. 말이 없는 먼지는 웃고 있구나. 비행하는 영혼은 쓸쓸하구나. 잊혀진 사랑은 눈물겹구나.'

이런 가사를 쓸 수 있는 사람의 감성이 군대에서 썪고 있다고 생각하니 눈물이 앞을 가린다. 재명아, 잘하고 돌아와서 더 멋진 음악 만들어. (편지는 조만간 보낼것이여.) 하림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이 바로 당장 있다는게 너무 신기해 몸둘바를 모르겠다. 기대하고 있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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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