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르비타'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4.02.04 부탄을 생각하며 1
  2. 2013.01.14 인도 미리끄에서 만난 염소들
  3. 2012.11.28 국경의 밤
Travel2014. 2. 4. 15:31

카카르비타 숙소에서 바라보았던 풍경

제작년 인도와 네팔 여행 이후에 나는 부탄 여행을 가야겠다고 마음 먹게 됐었다. 동인도 다르질링을 가기위해 카카르비타 국경을 넘으려고 이틀정도 버스를 탔던 그 때, 동인도에서 조금만 위쪽으로 가면 보이는 부탄이라는 나라가 궁금해져왔다. 행복지수가 굉장히 높다고 했던 그 나라의 수도 팀푸는 전 세계의 수도중에서 신호등이 하나도 없는 유일한 도시라고 한다. 난 달라이 라마와 라마교에 대한 관심도가 점점 높아져 있었고 욕심과 기대치가 낮은 삶에 대해서도 계속 생각했었다. 그랬기때문에 부탄이라는 나라에 관심이 갔던 건 참 자연스러운 일이었던 것 같다. 그러나 부탄을 여행하는 것이 현실적으로는 매우 어려웠다. 한 해당 관광객의 명수를 제한했었고, 항공 문제도 컸기 때문이다. 지금도 그때와 별반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아쉬운 부분이지만 그렇기때문에 더욱 더 소중히 보호해야하는 그런 나라가 아닐까. 한편으로는 관광객들이 드글거리지 않는 그런 유일한 나라가 되기를 바란다.

부탄에서는 기대치가 낮으면 행복해진다고 말한다. 그런 생각의 바탕에는 삶과 욕망에 대한 깊은 통찰력이 있다. 불교의 측은지심과 비슷한 마인드 같다. 그리고 부탄의 카르마 우라는 '사람은 매일 5분씩 죽음을 생각할 필요가 있고, 그 생각을 통해서 죽음에 대한 공포를 벗어나야 한다'고 말한다. 서구의 부자들은 죽은 시체, 새로 난 상처, 썩은 물건에 손을 대지 않는데 그것 자체가 문제라고도 말한다. 인간은 그런것들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을, 인간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게 되는 순간을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어떻게 보면 매일 죽음을 생각하는 삶이 참 우울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나는 그렇게 삶과 죽음이 잘 융합되어있는 삶이 내가 원하는 삶이라고 느꼈다. 내가 원하는 대로 살기는 참 어렵다. 그러나 그것이 좋은 방향으로 나를 이끈다면, 그 작은 확신 하나만으로도 나는 행복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부탄에 가고싶다.

<미국에는 행복한 사람이 거의 없지만, 모두들 끊임없이 행복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 부탄에서는 대부분의 사람이 행복하지만, 행복에 관해 이야기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이 나라에는 자기 성찰이 없다. 자기 계발서도 없고, 안타깝게도 실존적인 고뇌도 없다. 닥터 필(심리학을 다루는 미국 텔레비젼 프로그래믜 진행자)도 없다. 사실 이 나라 전체에 정신과 의사는 딱 하나뿐이다. 그의 이름은 필이 아니고, 슬프게도 자기 이름을 딴 텔레비젼 프로그램도 갖고 있지 않다.

어쩌면 플라톤이 잘못 생각했던 건지도 모른다. 성찰하는 삶이야말로 살아갈 가치가 없는 건지도 모른다. 플라톤과 마찬가지로 이미 세상을 떠난 다른 백인 남자는 이걸 다르게 표현했다. "자신이 행복한지 자문하는 순간행복이 사라진다." 이 남자는 존 스튜어트 밀이다. '게처럼' 옆으로 걸어 행복에 접근해야 한다고 믿었던 19세기 영국의 철학자. 부탄은 게들의 나라일까? 아니면 국민행복지수라는 것 자체가 영리한 마케팅 책략인걸까? 몇년 전 아루바 섬이 생각해낸 슬로건처럼? "아루바로 오세요. 행복이 살고 있는 섬." 그러니까 다시 말해서, 내가 사기를 당한걸까?

그런것 같지는 않다. 먼저 부탄 사람들은 그렇게 닳아빠지지 않았다. 그들은 오히려 너무 진지해서 탈이다. 이건 훌륭한 마케팅에는 저주가 되는 특징이다. 부탄 사람들은 국민행복지수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지만, 그들이 생각하는 '행복'의 의미는미국 사람들이 생각하는, 거품이 톡톡 터지는 스마일 상징같은 행복과는 많이 다르다. 부탄 사람들에게 행복은 집단적인 노력을 뜻한다. '개인적인 행복'이라는 말은 그들에게 전혀 말이 되지 않는다. 카르마 우라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로빈슨 크루소의 행복을 믿지 않습니다. 모든 행복은 관계 속에 있어요.">

-에릭 와이너의 <행복의 지도> 중에서

'Travel'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상 여행시나리오  (2) 2014.10.22
강화 여행  (0) 2014.05.27
과거로의 여행  (0) 2014.01.20
개 훔쳐보기  (2) 2013.02.22
부산 나들이  (0) 2013.02.12
Posted by goun
Travel/India2013. 1. 14. 21:33

 

 

미리끄라는 작은 동네에서 3일동안 내가 한 일은 호숫가를 거니는 것과 아무곳이나 그냥 걸어다니는 것 뿐이었다. 동네는 너무 작았고, 마땅한 식당도 몇개없었다. 나는 이 곳에서 사원이 있다는 산에 올라가기로 결심했다. 걸어 올라가다 만난 이 염소들이 너무 웃겨서 나도 모르게 찰칵. 다섯마리 모두 나를 쳐다보고 한동안 가만히- 있었다. 원래 가운데 있는 흰 염소 빼고는 양 옆에 두마리는 고개도 안 내밀고 있었고, 아래에 새끼 염소들도 다 먹이를 먹고 있었는데, 내가 등장하자 고개를 갸우뚱 갸우뚱 하며 계속 날 쳐다보았다. 귀여운 염소들.ㅋㅋㅋㅋㅋ 정말 많이 귀여웠다.

 

 

 

 

 

 

 

사원은 별로 볼 것이 없었고, 그냥 꼭대기까지 올라가서 미리끄를 보았다. 여기까지 올라가는데 만난 건 염소 5마리와 개 한마리, 여자애들 두명, 밑에서 짜이파는 아저씨 한분이 다 였다. 아저씨가 전망 좋은 곳 알려준다고 따라갔는데, 이렇게 안개가 끼어서 잘 보이지 않았다. 호수가 있어서 관광객들은 이 호수를 돌며 말타기를 즐길 수 있다. 나도 말을 타며 애마부인놀이를 했다.

 

 

 

 

 

 

 

 

 

미리끄에서 가장 생각나는건 Samden 레스토랑과 맥스와 띵띵실이다!!! Samden 레스토랑 음식이 젤 맛있고 싸서 맨날 하루 두끼 정도는 여기 레스토랑만 갔다. 그리고 그곳 딸래미 띵띵실은 정말 귀엽게 생겼더랬다. 내 드로잉북 아래에 쓴게 자기 이름 띵띵실이라는데, 알파벳을 도저히 알아먹을수가 없네?ㅎㅎㅎ 나는 이 레스토랑 건너편 골목에서 안으로 조금 더 들어가면 있는 롯지에서 묵었다. 또투 닮은 개 '맥스'를 정말 사랑하는 할아버지와 가족 내외가 운영한다.

 

 

 

동인도 쪽 여행하실 분들은 다르질링 가기 전에 잠깐 들러도 좋을 것 같아서 지도를 첨부했다. 가이드북에는 지도가 거의 나와있지 않아서 미리끄 Samden 레스토랑에서 직접 찍은 것! 미리끄(MIRIK)는 카카르비타 국경에서 지프를 타고 1시간 반 가량 가면 나오는 곳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2시간 정도 지프를 타고 가면 다르질링이다. :)

'Travel > India'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올드 마날리의 땋기 신공 _인도 이발소에서 놀기  (0) 2013.01.29
미리끄 미러 땐쓰  (0) 2013.01.14
아름다운 리시케쉬  (0) 2013.01.05
Eye on fire  (0) 2013.01.02
인도 스리나가르에서 만난 사람들  (0) 2012.12.29
Posted by goun
Travel/Nepal2012. 11. 28. 23:22

 

 

 

네팔의 국경 근처 도시 카카르비타로 가는 버스안에서 본 창밖은 금빛 햇살과 노을때문에 그리움도 짙어지던 날이었다. 밤이 다가오고있었다. 그러나 나의 목적지에는 도착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하루의 낮이 잊혀지고 별이 보일때쯤, 난 길모퉁이 한가운데에 내려졌다. 어떤 인도 군인 두명과 함께. 그때 나는 정신을 차리려고 엄청 애를 썼고, 자칫 사고라도 날까봐 온몸이 경직되어있었던 것 같다. 너무 무섭고 힘들고 지친데다 나만 외국인이어서. 버스 차장도 내가 걱정이 되었는지 그 군인들에게 내가 숙소찾는것을 도와달라고 부탁한 모양이었는데, 나는 깜깜한 밤에 어찌 선택할 도리가 없어 그들을 믿고 따라 가다가 (다행히도) 괜찮은 숙소를 찾게 되었다. 어두워서 몰랐는데, 자세히 보니 군인 두명은 꽤 선한 얼굴을 하고 있었고, 더이상의 호의는 없었다. 그들도 방을 구했고, 나도 구했다. 차가운 방. 낯선 냄새...그리고 덜커덩거리는 창문. 밖을 내다보니 문을 닫은 상점만 가득했다. 침대에 앉아 생각했다. '어제가 끝이 나고 또 오늘이 끝이 난다. 오늘 하루 그래도 잘 버티고 여기까지 왔으니, 내일은 아침 일찍 국경을 넘자. 그리고 새로운 날들을 기다리자. 그러면 오늘이 끝이 나고 또 내일이 올테니' 그리고는 무서워서 밤새 잠도 못자고 내일을 맞았다.

 

 

 

 

국경으로 가는 길의 풍경. 버스 파업때문에 힘들었던 시간들이었고 이런 풍경도 지겨워졌었지만, 돌아와서 꺼내보니 생소하게 느껴지는 건 왜인지. 그만큼의 오늘은 갔고, 또 엄청난 내일들이 기다리고 있다.

여행 사진을 보며 또 다시 생각한다. 사십년 뒤에 나는 무엇을 하고있을까. 어디에 정착해서 살고 있을까. 나는 그동안 인도를 몇번이나 더 가게될까. 입버릇처럼 '열번 채울꺼야!' 라고 말하지만 지금 마음같아선 한번이라도 더 갈 수만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나는 올해 인도에서 8년전의 인도를 추억한 것 처럼, 다음해에도 올해의 인도를 떠올리겠지.

'Travel > Nepal'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다리는 것들  (0) 2013.01.02
룸비니 룸비니 룸비니  (0) 2013.01.02
오드아이 소녀  (2) 2012.11.18
네팔 - 인상적인 아름다움을 간직한 탄센  (0) 2012.11.18
네팔 - 룸비니 빌리지  (0) 2012.11.18
Posted by go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