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3.05.07 나무 늘보
  2. 2013.01.03 공항 여행
  3. 2011.01.26 근황 2

 

 

왜 감기는 낫질 않는것일가. 도대체 편도는 언제 가라않나? 한달째 기침중이다. 작업때문에 똥꼬가 타들어갈지경인데, 왜 이리 몸은 느릿느릿 나무 늘보 같은지. 목이 너무 아파서 오늘도 보일러켜고 수건을 목에 두르고 작업중. 안창홍 샘께서 방금 내게 말씀해주신 네 단어. "신념 자유 정신 용기." 개인전 준비 힘내라하신다. 기대하고 있겠다 하신다. 하아. 더 어깨가 무거워지는 것 같지만서도 뭔가 기분은 좋은 것 같다. 내 작업을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꽤 있다는것이. 6월엔 일복이 터져서 작업할 시간이 많지가 않다. 그래도 개인전은 잘 끝낼 수 있어야하는데. 휴.

 

4년만의 개인전이다. 잘 해내야한다는 압박이 나쁘지 않다. 나는 그것을 즐기고 있는 것도 같고. 이쯤되면 뚝딱뚝딱 해내야할것도 같은데 아직도 어리벙벙한 구석이 있다. 내일은 네이버 기자분이 작업실로 오셔서 인터뷰 하는 날인데, 작업에 대한 설명은 그림의 감상을 거스르지 않을 정도로만 해야지. 잘 끝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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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
Text2013. 1. 3. 13:34

 

 

나는 공항에 가는 것을 좋아한다. 21살에 첫 배낭여행을 인도로 떠나던 그 날, 아주 추웠던 겨울 날에 지금 내 손을 잡고 있는 그가 나를 공항에 마중나와주었었다. 긴 단발머리에 톤 다운된 회색섞인 하늘색 봄버를 입고. 그때 나는 공항이라는 것, 첫 여행이라는 것에 들떠버려서 그와의 헤어짐에 쓸쓸함따윈 잊었던 것 같다. 아니, 알았지만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다. 그리고 인도에 도착한지 2주가 흘렀는데도 아무에게도 연락하지않았다. 부모님에게조차. 정신없이 여행에 팔려버렸던 나는 겨우 국제전화와 인터넷을 하며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에게 나의 안부를 전했었다. 그러나 나는 한달간 그의 사진을 하루도 빠짐없이 꺼내어 보았고, 직접적인 연락을 하진 못했지만 마음 깊이 그리워했다. 낙타사파리 하던 남자애가 나에게 청혼할 때, 이 사람이 내 남자친구라며 사진을 보여주고 떵떵거리며 거절도 했었다. 그는 내가 인도에서 돌아오는 날에도 나를 마중나와주었다. 남인도의 뜨거웠던 날씨때문에 겨울이었던 한국 날씨를 까맣게 잊고 나시하나 입고 돌아오던 날이었다. 생각하면 마음 짠한 기억들. 콧잔등이 까맣게 타버려서 나시만 입고 나온 여자친구를 그는 어떻게 이해했을까?

 

나는 가끔 공항에 가고 싶다. 그냥 아무 이유없이 공항에 가고 싶다. 가고싶은 곳에 무작정 갈수 있는 그런 여유를 가지고 살고 싶다. 지금의 나는 21살의 나처럼 그를 떼어놓고 어딘가 멀리 떠나간다는 건 상상할수가 없어졌다. 만일 떨어지게 된다해도 나의 자의로는 절대 할 수 없을 것 같다. 지금의 나는 다른 어딘가로 떠나고 싶다는 무한한 기대와 충동, 염원보다는 그의 옆에 있는 것이 더 자유롭고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안다. 함께 할 수 있을 때 함께 하고, 사랑할 수 있을 때 사랑해야 후회가 없다는 것도 안다. 잠시 이병률씨의 말을 빌리자면, 사는데 있어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랑의 가치를 제대로 아는 것이지만 그것을 알기에 사랑은 얼마나 보이지 않으며 얼마나 만질 수 없으며 또 얼마나 지나치는가. 보지 못하고 만지지 못하고 지나치는 한 사랑은 없다. 당장 오지 않는 것은 영원히 오지 않는 이치다. 당장 없는 것은 영원히 없을 수도 있으므로. 그래서 나는 그가 옆에 없는 것처럼 사랑 하려고 한다. 인간의 모든 여행은 사랑을 여행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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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
Text2011. 1. 26. 21:53

# 이사 후 인터넷을 제대로 쓰지 못한지 일주일. 그 일주일간 이사한 집에 적응도 하고, 주변 물색도 하고, 교통편도 알아보고, 일도 하느라고 몸이 녹초가 될 지경이 됬다. 마음의 위로는 칼릴지브란에게. 그리고 문학에 대한 충족은 프랑스와즈 사강에게.
자주 이사를 다녔지만 이번처럼 돈이 많이 깨진 이사는 처음이다. 원래 살던 집의 세금들과 월세를 포함헤 새로 이사하는 집의 세금과 이사비용들 총 70-80만원정도의 꽁돈이 날라갔다. 이래저래 그 돈을 채우기위해 일을 더 많이하다보니 팔이 정말 떨어져 나갈 것같고 왼쪽으로 목을 돌리면 돌아는가는데 뒤로 젖힐때 아프다. 이건 뭐지. 먹고 살려니 몸이 축나는구나. 가장 중요한 먹고 사는 문제.

# 내가 원하는 것과 무서워하는 것, 싫어하는 것과 소중히 여기는 것, 추구하는 가치관과 정말 피하고 싶은 것들이 반쯤 뒤엉켜 살아가는 삶. 참 당연한 것인데도 나는 아직도 아이 같아서, 엄마랑 누워서 밤에 얘기하다가 나도 모르게 울어버렸다. 왜 이렇게 사는게 힘이 들까, 왜 이렇게 시궁창 같지? 이 바보같은 말을 입 밖으로 뱉어내었을 때 나는 엄마의 심정을 이해했어야했다. 그날 밤 엄마는 잠을 한숨도 못잤다고 하니, 이런 불효자식이 또 어디있을까. 엄마는 내가 이렇게 오래 자취를 하게될 줄 몰랐다고 하시면서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덜 고생하게 진작에 큰 냉장고에 큰 세탁기 사줬어야했다고 후회섞인 목소리로 말하셨다. 다음날 아침부터 나를 웃겨해주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니 내가 정말 잘못했구나 하는 생각에 마음이 참 아팠다.
 
# 자유롭고 싶다고 항상 얘기했었는데 그 갈망마저도 나를 얽매는 재갈임을 알았을 때, 나는 그 생각을 멈추어야겠다고 결심했다. 무엇이 자유롭게 사는 것인지도 잘 모르면서 자유라는 말을 너무 쉽게 이야기해왔다. 나는 밤에 시간을 붙들려고 하지 않고, 슬픔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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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