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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10.21 계동 책방무사 - 북촌 - 재난포럼
  2. 2015.09.16 XXX 4
  3. 2015.09.10 구토, 2013
  4. 2015.05.08 흘러내리는 이미지에 대하여 2009-2013
Diary2015. 10. 21. 00:57

요조씨가 운영하는 <책방무사>에 다녀왔다. 위치는 북촌 빨래터 언덕 즈음에 위치해 있어 찾기 쉬웠고, 주변이 참 조용조용하니 요조씨랑도 잘 어울리는 느낌이었다. 오래전 미용실 간판을 떼어내지 않은것도 마음에 들었고, 공간이 아늑해서 예뻤다. 그리고 건너편 피아노학원 앞에서 할매들이 앉아 오고가는 젊은이들을 구경하고 있는 풍경도 고즈넉하니 좋았다. 작은 공간에 적은 양의 책들이었지만 나와 취향이 맞는 책들이 많아서 그것도 맘에 들었고.(안좋은게 뭐야?ㅎㅎㅎ) 안에는 테이블이 2개나 있었는데, 사람들이 앉아서 읽을 수 있도록하는 배려가 돋보였다. 독립 출판물 서점의 경우 거의 이런 테이블과 의자를 보기 어려운데 말이당. 근처에 볼일있을 때 가서 두런 두런 책 읽고 쉴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대박이 나면 좋겠지만 작은 서점에 대박이라는 단어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고, 그냥 너무 유명해지진 않았으면.ㅋㅋㅋ 

요조씨가 추천한 다니엘 페나크의 <몸의 일기>라는 책과 하루키 중고서적 <중국행 슬로보트>를 샀다. 그냥 책 읽고 그림그리고 영화만 보면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천성이 베짱이인가...ㅎㅎㅎ

북촌은 자주 가보진 못해도 가끔 들르는 곳인데 북촌 전망대엔 가본적이 없었다. 계동부터 통의동까지 걷느라 지름길을 찾아 골목 골목만 다니고 있었는데 비정상회담에 나오는 미국대표 타일러도 만났고, 떼로 다니는 중국인 관광객들도 엄청 많아서 어딜가나 인산인해였다. 그래도 여전히 북촌은 아름다웠다. 그리고 북촌 전망대쪽에서 삼청동으로 가로지르는 지름 계단도 발견했다! 꼭 이 지름 계단으로 와서 북촌이 내려다보이는 멋진 카페에서 차를 마실것이여.

*

재난 포럼 두번째 시간 : 재난을 바라보는 시선들

복도훈 선생님의 "종말기상관측소 K의 하루 - 파국의 서사와 비평을 둘러싼 어떤 오해와 진실에 대한 부기와 회고" 강연과 문강형준 선생님의 "재난이 인간을 극복한다 - 초과물, 화이트 노이즈, 부정성" 강연을 들었다.

문강형준 선생님께서 적으신 건데 뭔가 아트스러워서 찍어봤다.ㅎㅎㅎ 오늘의 포럼은 정말 내게 '꿀'같은 시간이었다. 파국 서사에 관한 깊이 있는 이야기들. 너무 흥미로워서 3시간 30분간 포럼을 들었는데, 10시간도 들을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문강형준 선생님께서 쓰신 <파국의 지형학>은 내가 2013년도에 <마지막 대륙>이라는 작업을 다 끝낸 뒤에 접했던 책이었다. 작업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 책을 읽으면서도 매우 인상적이었고, 오늘의 강연은 책 내용보다 10배는 더 인상적이었던 것 같다. 이런 시간이 또 언제 올지 모른다는 생각에 오늘의 포럼이 더욱 더 중요했던 것이었는지 모른다.

재난과 파국의 세계가 점점 더 가까이 다가올수록 우리는 니체가 말한 '최후의 인간'으로 살게 될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자기 자신의 부정성을 인정하고 그것을 넘어서는 인간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할지라도,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더욱 더 생각하고 싶어졌다. 그것이 꼭 인간이 사물이나 시스템이나 자연보다 우위에 있으므로 모든것을 해결할 수 있다는 태도는 아니라고 믿는다. 너도 나도 그 해결책이 무엇이라고 대답할 수 없지 않은가. 그러니까, 나는 그 사이의 긴장들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열린 사고를 가지고 살아야겠다. 허무주의라던가 무조건적인 긍정의 태도 말고. 솔직하게 얘기하면, 나는 여전히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잘 모른다. 그러나 지금 현 상황들을 있는 그대로 작품 안에 담아야 한다는 생각은 확실하다. 그런 창작의 과정들이... 내가 말이나 글로 풀어내는 것보다 더 많은 가능성을 품고 있으리라. 오늘의 포럼은 잊지않고 오래 기억해두고 싶다. 문강형준 선생님과 복도훈 선생님을 다음에도 꼭 다시 뵐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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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
Works/20152015. 9. 16. 01:00

XXX

1. 2013년 <마지막 대륙>이라는 작업은 내가 정말 아끼고 아끼는 작업 중 하나다. 오늘은 뭔가 내 작업들을 진심으로 애도해주어야 할 것 같다.

2. 할말이 많지만 보류하기로 한다. 뭐 뚝심 있는 작가가 끝까지 가는 것이니까. 이런거 저런거 다 따지고 들다보면 내 에너지가 남아나지 않을 것 같다. 점점 말도 안되게 썪어가고 있는 걸 느낀다. 뭐 원래부터 그렇지 않은것은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3. 진짜 힘든 하루. 잊어야 할 것이 또 하나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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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


위 이미지는 내가 2년전 그렸고, 아끼는 그림 중 하나인 <구토>라는 작업이다. 오늘은, 아트스페이스 에이치 개인전 (2013) 때 작품을 보고가신 큐레이터분께 연락이 왔다. 이 그림을 사고 싶은데 아직은 여력이 되지않으니 이미지라도 보내줄 수 있겠느냐고. 저장해두고 가지고 다니며 종종 보고싶다고. 그 말이 어찌나 감사하던지. 그냥 내 그림을 좋아해주시는 것도 모자라 이미지라도 가지고 있겠다는 말이 참 감동스러웠다. 나는 종종 내 그림을 좋아해주는 분들에겐 그 마음이 고마워서 그냥 선물로 그림을 드리고 싶을때가 있다. 주변에선 그러면 안된다고 하는 분들도 있지만...뭐 이러나 저러나 내 작품의 가치를 알아주고 좋아해주는 사람에게 소장되어 있다면야 가격이 어찌되었던간에 나쁠것이 뭐가 있나..하는 생각이 든다. 대화 말미에...'여기 앉아있는 저 사람이 제 자신 같아서'라는 말. 그 말이 왜 그렇게 슬프게 다가왔을까. 누구나 마음속엔 어두운 고독 하나 자리하고 있는 것일텐데 말이다. 언젠가 그분께 그림 선물을 하나 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 누군가를 위한 선물을 준비하는 마음은 뭔가 비밀스럽고 흥분되고 즐거웁다. 감사하는 마음을 듬뿍 담아야 겠다고 생각하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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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
Works/20152015. 5. 8. 20:47

서고운 - 녹아내리는 육체 Oil On Canvas 130.3X162.2cm 2009

서고운 - 예기치 못한 사건 Jamais vu Oil On Canvas 97X130.3cm 2009

서고운 - 현기증 Vertigo 130.3X97cm Oil On Canvas 2013

2009년부터 시작된 '바닥으로 녹아내리는 -경계에서 사라지는- 사람들 이미지'는 2013년 작업까지 계속되었다.
하나의 이미지는 다른 이미지와의 관계 속에서 많은 암시를 줄 수 있다. 이 이미지의 우연을 만들기 위해서 나는 그 당시 히로시마 내사랑(1959) 이라는 영화의 스틸컷을 출력하여, 내 시선에서 멀지 않은 위치에 던져두었다. 그리고 다시 고야에 관한 영화, 보르도의 고야(1999)의 스틸컷을 그 속에 섞어두었다. 원래는 그저 순간적으로 눈에 담기는, 포착된 이미지들을 우연히 그려보고자 했는데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외곽이 흐릿해지기는 커녕 더 또렷해졌다.
이렇게 가끔 내가 원하는 이미지를 찾는데에 실패를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꾸준히 반복적으로 등장하게 되는 것 같다. 나는 올해에도 이 작업을 시도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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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