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에서 참 기억에 남는 동갑내기 친구, Mina.
한국 친구들과 일정이 달라서 룩소르에서 카이로로 혼자 이동해야했던 나는 어떻게든 이동비용을 줄여보고자 외국인 전용 슬리핑트레인(60달러)/1등석 기차/2등석 기차(40파운드, 약8000원)/3등석 기차 중 "2등석"을 한번 타보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이집트에서는 외국인에게 2등석 표를 끊어주지 않는다. 1등석까지는 어떤 사고나 위험에 대비해 호위경찰이 함께 타지만 2등석부터는 책임지지 않는다는 다소 암묵적인 룰 같은건데, 나는 별로 신경쓰진 않았다.
우연히 내 앞줄에 서있던 Mina는 내 표를 함께 끊어주었고, 내게 표를 맡긴채 밤 11시반에 역에서 다시 만나기로 약속했다. 12시에 출발해서 다음날 오전 9시에 카이로에 도착하는 긴 여정이었다. Mina는 손수 내 간식까지 집에서 만들어오는 정성(?)을 발휘해주었고, 이때부터 이 친구와 긴 긴 대화가 오고갔다. 그리고 자는동안 나는 Mina를 그렸다.
Mina가 찍어준 나. 초췌몰골 그 자체. 2등석 타보니 왜 2등석을 타지 말라고 하는지 뼈져리게 깨달았다. 나는 세상에서 가장 더러운 화장실을 이용해봤다! 좌변기는 흰색인데 그게 갈색으로 되어있다면 믿으시겠소? 흐흐 그래도 어쩔 수 없어 2번이나 이용했다.
내가 극구 거절하는데도 불구하고 자신의 시계를 내게 선물한 Mina. 그래서 나도 내것을 Mina에게 주었다. 내 피부가 하얘서 자기보다 내가 더 잘 어울린다며 선물해놓고 완전 좋아라했다. 잘 간직하고 있겠지?
Mina가 사준 샤와르마 라는 케밥이다. 내가 이집트에서 먹은 음식들 중에 진짜 최고로 맛있었던 거! 이후로 샤와르마 많이 먹으며 다녔지만 얘가 데리고 가준 레스토랑만큼 맛있는 곳은 없었다. 택시도 태워주고, 완전 젠틀했던 친구.
Mina, I will remember this day alway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