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터키는 영어가 잘 통하지 않는 나라였다. 이스탄불을 제외하고. 나와 보람이는 이스탄불에서 다시 재회한 뒤 아시아지구까지(하렘 가라지) 배를 타고 이동 한 뒤 버스를 타고 다시 씨버스(배에 버스를 싣는 것)를 이용해 4시간에 걸쳐 부르사에 도착했다.
이건 부르사에서 가장 유명한 이스켄데르 케밥~
부르사에 가면 꼭 먹어보라는 아주 유명한 이스켄데르 케밥집에 가서 먹었는데 요것이 만오천원이 넘는 가겪이다. 아. 참 맛있어보이는데 내 입맛엔 진짜 느끼 그 자체. 버터를 위에 뿌려주는데 이상하게 먹기싫은 냄새가 나는 것 같아 절반을 남겨버렸다. 지금 먹으라고하면 정말 잘 먹을 수 있을 거 같은데, 이때는 터키 여행 초기라 터키 음식에 길들여지지 않았었나보다.
부르사의 곳곳을 돌아다니다보니 포스터가 붙어있길래, 뭐지? 하고 들어가봤는데 왠지 연극같아서 무작정 티켓팅을 했다.
그곳에 있던 많은 사람들, 티켓파는 언니들 모두 그게 연극이라고 말해주지 못하고 답답해하고 (우리도 답답해하고)있었다.
"드라마?"
"플레이~~?"
"액터 퐝퐝!"
그렇게 제스쳐까지 섞어가며 물어도 하나도 못알아듣겠다는 표정. 나중에는 구글검색까지 동원되었다. 그래도 어찌어찌해서 학생할인까지 받은 우리. 터키에서의 학생할인은 돌마바흐체 궁전뿐이라던 말이 무색하게도 우린 연극 볼때에도, 버스표 끊을때도 할인을 받았다.
연극은, 진짜 재밌었다! 무슨말인지 하나도 못알아들었지만!
연극 자체가 매우 실험적이었다. 액자식 구성으로 되어있어서 연극을 하는 장면을 또 촬영하는 구성에다가 무대 셋팅이 완전히 열린 구조였고 촬영과 엔지장면 뒤에 지나가는 사람 갑자기 술취해서 촬영장에 뛰어드는 사람 모든게 다 열려있는 구조였다. 그리고 특히 마지막 엔딩에서 완전 반전이 일어난다. 출연했던 배우들이 다 번갈아가며 총을 들고 자살을 한다. 나중에는 주인공이 연출가를 총으로 쏘고 끝이난다. 사람들은 마지막에서 다들 환호하며 재밌어했다. 아. 터키어 진짜 배우고 싶다고 뼈져리게 느낀 날.
"하맘(오케이)", "하비비(내사랑)"
이거 두 단어 하나 알아들었다.
연기자가 진짜 연기를 감칠맛나게 잘 했는데, 그 2시간동안 사진을 찍을 수 없어 아쉬움을 뒤로한 채 우린 밤 10시가 넘어서 그 극장을 나왔다. 너무너무 신나고 즐거웠던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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