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2018. 7. 30. 09:42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에 출품된 인도영화는 올해에도 빼놓을 수 없어서, 빠르게 예매해서 다녀왔다. GV도 있어서 끝나고 배우님과 감독님과 사진을 찍었다. 감독님은 Q라고 불리는 콰시크 무케르지 감독님인데, 인도의 어두운 부분들에 대한 영화를 매우 많이 만드시는 분이라 한다. 이번에 본 가비지라는 영화도 실제 인도에서 벌어진 일들을 토대로 만든 영화인데, 자극적인 모든게 다 들어가있다. 보는 내내 쉽지 않은 영화였지만, 요즘에 보는 인도 영화들이 종교를 까고 카스트를 까는 내용이 정말 많다는 것에 새삼 큰 변화를 감지한다.

부천국제영화제에서 만난 인연으로 탄메이랑 인친이 되었고, 내 작업을 보더니 작업실에 놀러오고 싶다고 했다. 한국에 있으면서 다양한 걸 많이 하고 싶어했고, 한국의 언더 뮤직 씬이 궁금하다고 했다. 작업실에 오기 전 날, 연남동에 있는 1969 에 다녀오기까지.^^ 갤럭시 익스프레스 공연을 봤다고 했고, 곧 앨범이 나오는 울 신랑과 권영욱옹도 짧게나마 만났다. 너무 착한 느낌이 드는 배우였다. 만나서 영광이었다는.ㅎㅎ 안그래도 인도앓이 매일 하는데 탄메이가 뭄바이에 오면 놀러오라고 하니 이제부터 뭄바이 앓이다. ㅎㅎ

얼마전에 우연히 넷플릭스 보다가 탄메이가 나오는 영화를 보게되었다. 영화는 가비지를 연출한 Q감독의 브라만 나만. 이 영화는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ㅋㅋㅋㅋㅋ 같은 감독의 영화 같지 않고, 약간 인도판 아메리칸 파이 같은데 뭔가 시시한 느낌. 시간 때우기 용이다. 난 탄메이때문에 끝까지 봤지. ㅎㅎ

Posted by goun
Movie2018. 6. 6. 23:14

내가 아랍쪽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는 일부러 자극적이거나 강렬해보이게 영화를 만들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덤덤하게 반영하는 느낌을 받기 때문인 것 같다.

한 해에 바다에서 익사로 죽는 난민의 수만 4천명이고, 시리아 절반이 넘는 사람들이 모두 다른 나라에 살고 있다. 피난을 가고 국경을 넘는 과정에서 그들이 겪는 위험들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일 것이다. 이 영화는 난민캠프에서 실제로 오랜시간 지내면서 촬영을 했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피폐하고 고통스러운 일들을 덤덤하게 그려내고 있다. 그러나 반대로 그들의 삶이 그들에게 일상이라는 것, 그들의 일상도 우리와 그다지 다르지 않다는 것, 소소한 일들 사이에서 생겨나는 행복과 우정도 보여준다. 만일 지금 한국에 전쟁이 난다면, 우리도 똑같이 삶의 터전을 잃고 나라를 떠나는 난민과 다르지 않게 될 것이지만 현재로서는 지구 반대편의 먼 일이라고 생각하기 쉬운 것이다. 왜냐하면 지금 당장 이곳에서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으니까. 나와는 먼 이야기라고 쉽게 생각할 수 있지만, 어쩌면 모두가 다 관심을 가져야만 하는 일인 것이다. 이 영화를 보면서 난민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한 고민을 더 디테일하게 하게되고, 지금 이 현 상황에서 우리가 무엇을 해야하는지에 대한 고민도 더 많이 하게 되었다. 현재 독일에서는 다양한 인권에 대한 문제들을 직접적으로 해결하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대도시 인근에 난민들의 커뮤니티를 위한 건축물을 짓는 것이라 한다. 난민들을 배제하고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문제 등의 다양한 지원들도 하고 있다고. 참 대단하단 생각이 든다. 한국은 1000여명의 난민들 가운데 고작 4명만 난민으로서의 자격(?)이 주어졌고, 나머지 사람들은 보험이나 그 어떤 혜택도 받을수 없이 인간다운 삶을 살아가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해야할까?... 참 많은 생각과 여운을 남긴 영화였다.

오늘로서 아랍영화제가 끝이나서 시원 섭섭하다. 12편의 영화중 9편 정도는 볼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이래저래 너무 바빠서 내가 본 건 3편 뿐... 내가 본 영화 3편 모두 너무 좋았기에, 많은 곳에 상영이 되어서 많은 사람들이 꼭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머지 못본 영화들도 다 찾아봐야지.

Posted by goun
Movie2018. 6. 5. 18:03

굉장한 영화를 보았다. 튀니지 감독인 '카우테라 벤 하니아'의 <뷰티 앤 더 독스>다. 이 영화는 2012년 튀니지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일로, 경찰들에게 강간당한 여성이 병원과 경찰에 고소를 하러 가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2차 가해와 보복을 겪는 과정을 9개의 롱테이크로 보여준다. 그러나 절대로 강간 장면은 직접적으로 나오지 않는다. 여성 감독으로서 얼마나 세심하게 연출을 했는지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다. 이 여성을 제외한 많은 사람들이 나오지만 그녀를 보호해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계속 도와주려고 옆에 있던 유일한 친구 또한 그녀를 위한 것인지, 본인의 이데올로기나 정치적 견해 때문인지 매우 의심스럽게 된다. 이 영화 안에서 가장 현실적이고 복잡한 다층적 캐릭터이기도 했던 것 같다. 결국 경찰들은 이 남성에게 폭행죄를 뒤집어씌워 감방에 들어가게 하고, 남은 그녀를 협박한다. 영화는 롱테이크 기법을 통해 그녀의 감정선을 계속 따라가게 하는데, 그래서인지 고구마 100개 먹은 답답함과 한숨이 계속 터진다. 이 일을 계기로 튀니지에서는 많은 여성운동이 일어났고, 실제 그 여성이 책을 쓰게 되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된다. 그리고 가해자들은 7년형을 구형받았다가, 항소를 하는 바람에 2배로 14년 형을 선고받고 현재 감옥에 수감중이라 한다. 우리나라는 항소하고 술먹고 정신없었다고 하면 형량이 더 깎이잖아. 튀니지를 본받아야 한다. 현재 튀니지에서는 여성을 위한 법안(폭력에 대한)들이 매우 디테일하게 만들어졌고, 점점 변화하고 있다고 한다. 

요즘에 본 인도영화들도 강간에 대한 영화가 많고(최근에 본것만 3편 정도 된다), 전 세계적으로 많은 이슈가 되고 있기에, 지구 반대편에서의 여러 외침들을 우리는 들어야 하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투 운동이나 페미니스트 운동이 더 더 많이 활발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생각이다. 아랍 문화권에서 이런 영화들도 많이 만들어주고, 또 상영관도 많이 늘어나면 더 좋을텐데. 우리나라도 많은 것들이 이제는 바뀌어야 하지 않겠나. 그래도 나는 이 영화의 엔딩이 너무 마음에 든다. 멋진 원더우먼 같이 하늘의 빛을 마주보며 새로운 시작으로 다가가는 용기! 정말 멋졌다.

Posted by goun
Movie2018. 6. 2. 15:15

이 영화에 대해 뭐라 말하기가 너무 힘들다. 보는 내내 힘들었고, 마음이 아팠다. 주연 배우는 팔레스타인 출신. 연기가 정말 장난아님. 그저 현실을 현실로 그대로 보여주기에 이 영화에는 큰 힘이 있다. 과연 이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마지막의 그 짧은 통화로 들리던 남편의 목소리가 아주 작은 희망을 보여주는 것 같은. 

Posted by goun
Movie2017. 5. 12. 17:55



아랍의 봄 이후 등장한 괴물 ISIS에 맞서 싸우는 시민 운동가들의 여정을 따라가는 이 영화는 너무 충격적이어서 시종일관 긴장을 늦출수가 없었다. 시리아 라카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너무 잔혹해서 '삶이 없는 그들의 삶'을 똑바로 보게 한다. 그들이 ISIS에 어떻게 대항하고, 어떻게 싸우고, 어떤 방식으로 국제사회에 알리는지...그러면서 얼마나 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죽어나가는지를 생생한 다큐로 보여준다. 이 다큐를 통해 나는 적어도 "라카는 조용히 도살당하고 있다 (Raqqa is Being Slaughtered Silently)" 라는 단체 RBSS를 알게되었고, 이들이 목숨을 걸고 하고있는 여러가지 일들을 알게된 것이다. 이들이 ISIS에게 끊임없이 살해 협박을 받으면서도 지키고자 하는 시리아의 자유와 안전은 세계가 나서서 돕지 않으면 해결할 수 없는 그런 것들이다. 이들은 폭탄이 악마들을 막을 수 없다는 사실을 너무 잘 알고있다. 이들의 말과 글과 행동이 폭탄보다 훨씬 더 큰 위력을 가질 수 있다는 걸 국제사회에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몇년 뒤, 아니 내일도 나는 이 세상이 어떻게 변해갈지 알 수 없지만 이 시민 운동가들이 죽지 않고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계속 생각했다. 이 다큐가 큰 반향을 일으켰으면 좋겠다. 

Posted by go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