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2016. 8. 30.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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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죽음이 어떤건지 예전부터 알고 싶었어요. 정말이예요. 죽음은 뭘까요? 죽으면 정말 모든게 끝날까요? 모든게 사라질까요? 전장에서 죽음은 몇번이나 저를 스쳐 지나갔어요. 저는 삶과 죽음 사이를 왔다 갔다 했죠. 그리고 죽음이란게 존재하지 않는다는걸 확인했어요. 이렇게 살아있지만 제가 죽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때가 많았어요. 진짜 죽어가고 있구나 싶으면 바로 그 다음 순간 평소하고 똑같이 살아있다는 느낌이 들었죠. 죽으면 모든게 끝난다는 증거는 없어요. 그냥 사라져버리는 건 없죠. 그래서 전 죽음고 싸워왔다고 말할 수 있어요. 죽음이 저를 두려워하는데 제가 왜 죽음을 겁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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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저희는 전투에 나갑니다. 감독님도 같이 갈거고요. 전투에 승리해서 그곳 아랍인들을 많이 구하면 좋겠어요. 지금 이 말이 제 유언이 될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는데 어쨌거나 제 영상일기는 감독님께 드리고 싶어요. 전 앞으로 우리가 더 멋지고 자유로워지길 바랍니다. 우리 모두가 다양한 지역을 자유롭게 걸어다니면 좋겠어요. 다양한 민족을 알게되면 좋겠어요. 민주국가를 세우겠다는 우리 지도자의 계획을 우리 손으로 이뤄내면 좋겠어요. 그 목표를 위해 우리는 가장 위대한 예술을 만들어낼거예요. 그게 제 소망이예요. 자유로운 시대, 자유로운 삶, 자유로운 예술을 이뤄내면 그때 감독님을 다시 만나고 싶어요. 그러니까 건강하셔야 해요. 제가 쓴 글도 감독님께 드릴게요. 여기를 떠올리면 기분이 좋아지게 말이죠. 이건 작별인사가 아니에요. 우리는 작별인사가 없거든요. 절대 작별인사를 하지않죠. 그래도 이런식으로 마지막 메시지는 남기고 싶었어요. 감독님 마음에 들면 좋겠네요. 늘 자유롭게 살아가며 자유롭게 작품을 만드시길 빌게요. 자유로운 심장과 머리로 많은걸 이뤄내세요.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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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다큐를 보고 있는 지금. 이들은 어찌 되었을까. 스물일곱의 나이로 이 작품을 만들어낸 자이네 아키올 감독도 참 대단하다. 쿠르드족 감독은 바흐만 고바디만 알고 있었는데, 젊은 여성감독을 알게되어 뿌듯하고 좋았다. 마지막 여군의 말과 마지막 장면(전장터로 나가는 장면)은 정말 먹먹했다.

Posted by go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