굉장한 영화를 보았다. 튀니지 감독인 '카우테라 벤 하니아'의 <뷰티 앤 더 독스>다. 이 영화는 2012년 튀니지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일로, 경찰들에게 강간당한 여성이 병원과 경찰에 고소를 하러 가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2차 가해와 보복을 겪는 과정을 9개의 롱테이크로 보여준다. 그러나 절대로 강간 장면은 직접적으로 나오지 않는다. 여성 감독으로서 얼마나 세심하게 연출을 했는지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다. 이 여성을 제외한 많은 사람들이 나오지만 그녀를 보호해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계속 도와주려고 옆에 있던 유일한 친구 또한 그녀를 위한 것인지, 본인의 이데올로기나 정치적 견해 때문인지 매우 의심스럽게 된다. 이 영화 안에서 가장 현실적이고 복잡한 다층적 캐릭터이기도 했던 것 같다. 결국 경찰들은 이 남성에게 폭행죄를 뒤집어씌워 감방에 들어가게 하고, 남은 그녀를 협박한다. 영화는 롱테이크 기법을 통해 그녀의 감정선을 계속 따라가게 하는데, 그래서인지 고구마 100개 먹은 답답함과 한숨이 계속 터진다. 이 일을 계기로 튀니지에서는 많은 여성운동이 일어났고, 실제 그 여성이 책을 쓰게 되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된다. 그리고 가해자들은 7년형을 구형받았다가, 항소를 하는 바람에 2배로 14년 형을 선고받고 현재 감옥에 수감중이라 한다. 우리나라는 항소하고 술먹고 정신없었다고 하면 형량이 더 깎이잖아. 튀니지를 본받아야 한다. 현재 튀니지에서는 여성을 위한 법안(폭력에 대한)들이 매우 디테일하게 만들어졌고, 점점 변화하고 있다고 한다.
요즘에 본 인도영화들도 강간에 대한 영화가 많고(최근에 본것만 3편 정도 된다), 전 세계적으로 많은 이슈가 되고 있기에, 지구 반대편에서의 여러 외침들을 우리는 들어야 하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투 운동이나 페미니스트 운동이 더 더 많이 활발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생각이다. 아랍 문화권에서 이런 영화들도 많이 만들어주고, 또 상영관도 많이 늘어나면 더 좋을텐데. 우리나라도 많은 것들이 이제는 바뀌어야 하지 않겠나. 그래도 나는 이 영화의 엔딩이 너무 마음에 든다. 멋진 원더우먼 같이 하늘의 빛을 마주보며 새로운 시작으로 다가가는 용기! 정말 멋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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