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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7.31 kathmandu 2
  2. 2012.07.16 달빛에게 물었네 2
  3. 2012.07.15 재미있는 집 구경 방 구경
  4. 2012.07.12 네팔 룸비니에서.
  5. 2012.07.03 고개를 돌리면
Travel/Nepal2012. 7. 31. 15:44

 

 

 

네팔에서 많이 볼 수 있었던 저 연보라색 꽃나무. 내가 입은 옷이랑 잘 어울리는 것 같아서 지나가던 네팔 아이에게 사진기를 맡겼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내가 저렇게 계속 웃고있으니 그들도 서서 계속 나를 보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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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
Travel/Nepal2012. 7. 16. 04:24

 

 

 

새벽 5시부터 절하고, 공양하고, 또 절하고, 저녁에도 절하고, 공양하며... 마음을 비우는 연습을 했다. 그때의 나는 행복했었다. 지금은 다시 번뇌와 잡 생각들로 가득 차 버렸지만. 깨달음에 오르게되면 고통과 번뇌를 만나도 '아 괴롭고 슬프고 고통스럽구나'가 아니라 '아 고통과 번뇌구나'하는 순간 먼지 털어버리듯이 없어진다고 하는데, 나는 아직도 쩔쩔 매고 있으니...정말 멀었다. 깨달음의 경지. 과연 완벽한 마인드라는게 있을까. 이곳에서 만난 스님들은 정말 인간적이고 솔직하셔서 더 좋았더랬다.

 

잠이 안온다. 저녁을 먹고나서 이 길로 나와 걸으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별 구경, 반딧불이 구경을 했다. 점점 캄캄해지면 반딧불이 떼들이 눈앞에서 휙- 휙- 날아다녔다. 가끔은 나무 속에 숨어있기도 했는데 그 아이들까지 다 보겠다고 몇시간 동안 이 길목에 서서 반딧불이들이 더 가까이 오기만을 기다리기도 했었다. 그때는 무엇이 내게 행복을 주는지 종종 깨달았던 것 같다. 참 좋았다. 살포시 기억의 장막을 걷어내면 따뜻한 온기가 올라오는 느낌이 들곤 했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데워지는 따뜻한 감촉의 이불 같기도 하고. 고개가 꺾어지도록 하늘을 향하고 있으면 별들이 내 눈 속으로 막 빨려들어오는 것 같았다. 이 곳은 이리도 아름답고 조용해서 엄마같았다. 이곳에서 이틀 머물던 날...난 이곳이 그리울거라고 단정지어버렸다. 그리고나서 나는 룸비니에 6일을 있었고, 아직까지도 그곳을 그리워하고 있다. 잠이 오지 않으니 눈을 감고서 이때 이곳에 있었던 반딧불이들을 생각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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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
Travel/Nepal2012. 7. 15. 12:39

 

 

 

 

 

 

날이 너무 뜨거워 낮에는 걸어다니기도 힘든 날들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 저기 들쑤시며 걸어다녔다. 그때 만난 이 여자아이 덕분에 룸비니 빌리지에 있는 집들을 둘러봤다. 내게 대접해주는 것이라고는 물에 설탕을 약간 넣은 것. 안 마실 수 없어 목을 조금 축였다. 이 여자아이네 집은 엄청 낡은 초가집이었는데, 자신의 집보다는 자신의 오빠의 처(새 언니)의 방이나, 사촌 동생의 방, 부모님의 방 등등을 보여주었다. 한 집이어도 방마다 다른 신을 모시는 광경이 정말 신기했다. 자신들이 모시는 신당이 방 한 구석에 다 마련되어있었고, 어떤 방은 힌두교 방, 어떤 방은 붓다 방이었다.ㅎㅎㅎ 이 여자아이는 내게 핑크색 팔찌를 선물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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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
Travel/Nepal2012. 7. 12. 15:06

 

 

 

 

 

 

 

마야 데비 사원에서 만난 바비따. 데오라즈랑 아이스크림이 남기고 간 편지를 전해주기 위해 사원에 갔다. 항상 그 시간 그 자리에서 사람을 기다리는 바비따. 작별인사 대신 선물로 전해준 분홍 머리핀과 편지를 받고도 계속 우울한 표정을 짓더니만, 그새 데오라즈가 내게 준 에코를 들고 사진을 찍는다. 이 아이는 정이 너무 많아서 시종일관 아이스크림이 왜 자기를 보러 오지 않았는지 시큰둥해있었는데 나는 큰 위로가 되어주지 못했다. 내일도 올꺼냐는 물음에 나는 선뜻 대답하지 못했다... 다음날 떠나야 했으니까. 바비따는 그걸 알았는지 자신의 주소를 적어 내게 건넸다. 데오라즈와 아이스크림에게도 꼭 전해주라고. 바비따는 잘 지내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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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
Travel/Nepal2012. 7. 3. 00:15

 

 

마주보고 있는 불빛들

어떤 의도도 없어보이는 멍한 눈의 사람들

경찰 옆에서 본드를 부는 아이들

고인물

벽보를 핥는 동물들

남루한 사리 끝의 찢어진 구멍

개를 쓰다듬는 아이들의 손가락

사두처럼 생긴 할아버지의 절룩이는 발걸음

1평 남짓한 고기 파는 가게의 버려진 양의 눈알

한 손에 엄지손가락이 두개인 사람

하나로 이어져 샴 쌍둥이 같았던 나무

사람 사람 사람

구름

땅속에서 파낸 감자모양의 버섯

버려진 이불

모래먼지처럼 사라질 것 같은 공기

뿌연 연기와 소음과 경적소리

 

 

고개를 돌려 외면하면, 다시 내 앞에는 매혹적인 것들이 넘쳐났다. 흐릿한 풍경들은 그냥 나의 기억대로 정지해있었다. 태양빛이 만들어낸 내 손등의 물집들도 언젠가는 다 사라질 것들이었다. 찬란했지만 금방 꺼져가는 불빛들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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