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곧 마흔이다. 내가 서른 아홉이 되었다니 참 놀랍다, 나이를 먹는다는게. 현재의 나는 예전보다 큰 기대가 없고, 세상 많은 것들이 덧없다 느낄때도 많다. 허무해지고 쓸쓸해지는 순간들이 종종 찾아온다.
내 안의 감정은 천천히 깊어지는데 주변의 것들은 너무 빠르게 변한다. 믿었던 우정이 사라진다. 신념이 사그라든다. 관계가 달라진다. 아름다움이 스러진다. 복잡한 것들이 단순해진다. 순진하게 사랑한 마음만 남는다.
그럼에도 나에게 힘과 용기를 주는 것은
작업이다. 작업을 하러 가는 내 발걸음에는 허무가 비집고 들어올 틈이 없다. 무슨 작업을 하게될까 상상하면 행복하다. 내가 지금껏 해온 작업들은 나의 전부이므로 그것들이 부끄러워지지 않도록 더 열심히 작업하고 싶다.
가끔 나에게 무례하게 굴었던 사람들이 생각난다. 그들은 내 인생에 전혀 큰 영향력이 없다. 그러므로 나는 생각이 나면 생각을 할 뿐 신경쓰지 않는다. 나는 내 길을 갈 뿐이다. 나에게 주어진 지금 이 시간이 너무나 소중하기에 빨리 잊기로 한다. 새 작업에 몰두하기 위해 이토록 디톡스를 해야하는 것들이 많다니. 결국 나는 단순해지기 위해 나를 변화시켰는지도 모르겠다. 엄청나게 노력한 끝에 일궈낸 작고 소중한 것들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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