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ks2023. 8. 24. 12:02

만나자마자 울 애기 넘나 이뻐해주시는 작가 할아버지! 여기 오기 전, 울 애기에게 아무것도 만지면 안된다고 교육을 시켜놨기에 아무 탈 없이 잘 놀았다.
아기낳고 처음 방문한거라 선생님은 그새 또 많이 늙어버리셨다...그치만 여전히 작업들은 어메이징!!!
이것저것 모든게 다 궁금한 꼬맹이. 왜 머리가 없어? 아 여기에 머리가 있네?

내 짝꿍이 가장 좋아하는 그림. 선생님 작업실에 올 때마다 꼭 보고 가는 그림이다.

 

선생님께서 나에게 해주신 여러가지 조언들...마음에 새기고 다시 또 작업. 그치만 욕심이 생기니 그만큼 괴로움이 늘었다. 언제쯤 자유롭게 작업을 할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그 모든게 내 마음속에서 부터 시작된다는 사실을 다시 깨닫고 왔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나의 최고 은사님. 17살부터 선생님의 작품들을 좋아해왔다. 이렇게 41살이 되어서도 선생님의 작품들을 볼 수 있다는 게 나에게는 너무 꿈 같이 행복하고 즐거운 일이다. 항상 건강하시기를, 빌고 또 빌며 집으로 왔다. 우리집 꼬맹이가 기억할 수 있도록 사진들은 인화할 예정이다. 이사갈 집에 잘 붙여놔야지.

Posted by goun
Text2010. 10. 11. 01:50
*
그럭저럭 그림하나가 또 완성단계에 들어선다. 카우치에 걸터누워 이쪽을 응시하는 꺼리길것 없는 눈빛과 건강하고 탄탄한 , 육체의 무게감과 피부빛이 아름답다. 이런, 품격없이 자화 자찬을 늘어놓다니닛.
철들기전 부터 지금껏 그림그리기에만 전념해온 경험으로 스스로의 그림중에서도 아주 좋은것과 조금 부족한것을 구별해서  밀도있게 감상을 즐기다 보면 혼자서 조금 아쉬워 하기도 하고 흐뭇해 하기도 하고 오늘처럼 감동이 밀려와 가스미 벌렁대기도 하는  것이다.
처음 시작할땐 난감하게 닦아오든 하얀캔버스가 색과 형태로 매꿔지고 조금씩 조금씩 내가 의도한 모습이 제대로 들어날때마다 벅차오르는 희열을 누가 알랴! 그 맛에 온갖 격랑을 견디면서도 화가짖 하는것이 아니겠는가.  
이번 연작을 시작하기전 흑백으로 갈까? 다색으로 갈까? 중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지만 그림이 한점 한점 완성될때 마다 색채를 쓰길 잘했다는 생각을 한다. 그림의 내용에 걸맞은 색을 선택하기위해 늘 즐겨쓰든 색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모험이 뒤따라야 했지만 시행착오없이 그림내용과 맞아떨어지니 이런것을 두고 錦上添花 라고 하는것일까?

어깨, 허리가 아프고  손가락 엄지와 중지 마디마디가 약간의 통증과 함께 기름안친 기계처럼 덜그득되고 불편하다.허기사 수십년을 염치없이 마구마구 써 대기만 했으니 고장이 날 만도 하잖은가.내일은 필히 병원에 가보리라 일단 마음을 먹는다.


**
최선을 다하는 삶보다 더 아름답고 가치있는 것이 또 있을까?
대다수, 보통사람들의 삶이라는것이 진흙탕같은 세상의 바다를 헤쳐나가려 하다 보면 결코 마음 먹고 뜻한데로만 살아가지지가 않을 것이다..끝없이 좌절하고 끝없이 인내하고 수도없이 절망하고 쉬임없이 극복하고 때론 쪼잔하고 때론 구차해지기도 하면서  질기게 살다보면 잘은 모르겠지만  인생의 마지막 해가 서산에 걸릴때쯤엔 반쯤  생불이 되어있지 않겠는가.


-안창홍

'Text'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잡 생각  (0) 2010.11.22
자책 안녕  (2) 2010.11.10
위안  (0) 2010.10.04
새벽 밤  (0) 2010.10.03
절실한 것  (0) 2010.10.02
Posted by go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