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Turkey2010. 4. 4. 03:30

부르사에서 본 세마의식-메블라나교(수피즘)에 빠져 원래 내 루트에도 없던 콘야라는 도시로 무작정 떠나기로 했다. 지중해를 포기하고 떠난 콘야는 이슬람 신비주의 종파인  메블라나 교단의 발생지이다. 종교색이 강한 도시인데다 학문과 예술이 꽃피던 시기가 있었기 때문에, 여행의 주된 목적은 이 도시에 있는 자미들, 박물관, 종교적 색채 등을 많이 느껴보아야 겠다는 것이었다. 부르사에서 만난 아흐멧이 친절하게도 미술전공자라면 꼭 들러야 할 곳 다섯곳을 적어주어서 그곳부터 방문하기로 했다. 콘야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스노우 마운틴. 날은 따뜻한데 저렇게 눈이 녹지 않는다. 365일 녹지않는 산이 아닐까?


드디어! 내가 그토록 보고 싶었던, 에머랄드 색 원추형 탑이 아름다운 메블라나 박물관이다. 터키에서 본 박물관들 중 유일하게 내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 곳이었고, 또 감동적이었고, 가장 오랜시간을 머물게했다. 이곳에서는 내부가 촬영이 금지여서 아무것도 찍지 못했지만,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메블라나의 영묘가 보이고, 그 관 앞에서 사람들을 기도를 하며 눈물을 흘린다. 박물관의 곳곳에서 사람들이 기도하며 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경건하게 음악이 울려퍼지고 사람들은 코란을 읽는다. 이 박물관에는 무하마드의 턱수염을 담은 상자도 볼 수 있다. 안에도 열어서 공개해주면 좋을것을. 턱수염이 확인이 안되잖아!
기도할 때 쓰던 양탄자들은 얼마나 기도를 많이 했는지 대부분이 너덜거린다. 나는 유령신자지만 이곳 사람들의 눈물 앞에서 다시한번 종교에 대해, 아니, 신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 동네의 아이들은 정말로 귀엽고 착했다. 부르사와 이스탄불의 아이들은 정말 발라당 까지고 못된 애들 참 많았는데. 나에게 쪼르륵 달려와서는 "이름이 뭐야? 어디에서 왔어?"라고 묻고는 쑥쓰럽게 도망치듯 가버린다.ㅎㅎ 동양인이라고는 나뿐이고 여행객도 그리 많지 않은 소박하고 조용한 동네여서였는지 마냥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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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
Travel/Turkey2010. 4. 4. 03:00

콘야에서 40년 전통 피데집 발견. 두번이나 갔다. 크흐. 정말 진한 치즈맛을 느낄 수 있는 피데와 여기서 직접 만든 아이란(발효유)은 꿀맛! 원래 짜고 신 아이란을 잘 먹지 못했었지만 콘야에서 입맛을 들인 후 계속 아이란을 먹었다. 볼루 로칸타스라는 집인데 여기 사람들 진짜 "치즈, 비프"라는 영어 딱 두단어 밖에 할 줄 몰라서 만드는 거 보고 메뉴도 맘 내키는대로 시켰고, 표정과 몸짓으로 대화했다.


저 아이들 눈빛이랑 표정이 너무 선했다. 메블라나 관련 자료도 몽땅 모았음. 저 씨디들 중에는 수피댄스 음악과 포엠도 포함되어있다. 집에다 틀어놓고 나도 뱅글뱅글 돌아볼까.ㅎㅎ 아웅 아웅 맛있어. 나는 연신 "촉 규젤! 촉 규젤"을 외쳤다. 입 안에서 맴도는 피데 냄새~ 아~ 그리워라.


                                            콘야의 휴지통에 내 스티커 붙여놓았다. 여기는 알라딘 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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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
Travel/Turkey2010. 4. 4. 02:47


내가 묵은 숙소는 시장통 중간에 찾기 어려운 곳에 있었는데 콘야에 도착하자마자 1시간이나 헤맨끝에 들어갔다. 방 가겪 흥정하느라 좀 싸게 묵었더니, 아니나 다를까 햇빛이 조금도 들어오지 않고 담배냄새가 쩔어있는 방이었다. 나의 점심은 시미트 빵(75크루슈-약 500원정도)


아즈즈예 자미와 그 옆에서 열린 시장. 터키를 여행하면서 느끼는 건 자미에 그려진 그림들의 일루젼 효과가 엄청나다는 것이다. 테라스처럼 튀어나와보이지만 사실은 플랫한 벽이거나 안으로 쑥 들어가 보이는 돔까지도 풰이크인 경우가 있다. 무슬림들이 기도를 할때 바라보는 방향에 있는 안으로 쑥 들어간 부분(위에 사진)도 실제로 튀어나온 부분과 그림이 결합되어 있다. 신기하게도, 교묘하게 보이도록 그려놓고 또 붙여놓았다. 그 이유는 뭘까?
일루젼 효과가 가장 극대화 된 건축물은 아마 '돌마바흐체 궁전'이 아닐까싶다.(베르사유 궁전을 본따 지었다고 하지만 훨씬 더 화려하다.) 그곳은 정말 눈알이 피융피융 돌아가고, 천정이 울쑥불쑥하다. (실제로는 평면) 아즈즈예 자미도 색이 참 아름답고 단아한 자미였던걸로 기억된다.


버스 예약을 도와준 아저씨가 내게 터키쉬 커피를 대접해줬다. 킬림과 카펫을 팔고 있던 아저씨. 아저씨가 손수 모은 악기들이 참 예쁘게 디피되어있었고, 터키쉬 커피를 다 마신 뒤엔 아저씨가 커피점도 쳐줬다. 커피가 식기를 기다리는 중.


이틀의 바쁜 일정을 마치고 콘야를 떠나는 길. 시간이 정말 많았다면 그렇게 급히 이동하지 않고 콘야에 3-4일 있고 싶었는데. 토요일이 한국으로 떠나는 날이어서 토요일에만 열린다는 세마의식도 보지 못한 채 떠날 수 밖에 없었다. 내 뒤에 따라오시던 아저씨가 갑자기 날 세우더니 자기를 찍어달라며 한 컷! 안녕, 콘야.
Posted by goun
Travel/Egypt2010. 4. 2. 08:33


                                                   이집트 '누비안 오아시스'에서 바라본 아스완의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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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
Travel/Egypt2010. 4. 2. 01:39
조금이라도 보수적인 동네에 가면 이렇게 눈까지 뒤덮은 여자들이 종종 눈에 띈다. 처음엔 좀 무섭게 느껴졌지만 이들도 어머니인지라 아가들 앞에서는 획-하고 검은 베일을 뒤로 젖히고 아가와 아이컨텍을 한다. 음식을 먹을때도 검은 천 아래로 음식을 넣고 보이지 않게 먹지만 아가와는 오랜시간 얼굴을 마주하고 버스에서 젖도 먹인다.


처음에는 경계하더니 아이들은 나와 금방 친해졌다. 아가를 들고 있는 엄마의 얼굴은 눈만봐서는 잘 모르겠지만 진짜 후덕하고 인심좋게 생기셨고 또 너무 예뻤다. 내게 너무 친절했던 무슬림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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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