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을 하면서 이렇게 내밀한 이야기들을 누군가와 나누고 싶었었던 것 같다. 설명하기 굉장히 어려운 이야기들인데 그것들을 깊숙하게 파고들어 스스럼없이 차분하게 풀어놓았다. 읽고 있는데 속이 엄청 후련해지고 긁고 싶었던 부분을 싹싹 긁어주는 느낌마저 들었다.
이런 생각들을 기록함으로써 회화에 대해 더 많은 담론들이 생겨나고, 다양한 비평의 지점들이 발화하기를 바란다. 아직 다 읽지 못했지만 너무나도 좋은 책이다. 속이 답답해질 때 언제든 다시 꺼내어 읽고 싶은 책. 나는 이재헌 작가님께서 삶을 의지의 문제로 간주했던 자신의 태도가 어느 순간 주어진 삶에 충실해지는 것으로 바뀌었던 때를 이야기한 것이 너무 와 닿았다. 물음들이 더해지며 그 대답할 수 없음으로 삶을 살아가는 것. 의지만으로는 살아갈 수 없는 것. 그리고 삶 속에서의 자신의 나이 듦에 대하여. 동굴의 방향보다 깊이와 넓이가 중요하다는 말에는 깊이 공감하였다. 또다시 '나에게 그림이란 무엇인가'하는 물음을 던지게 하는 책이었다.
* 이재헌 작가의 일상을 그린 다큐 영화인 원태웅 감독의 <나의 정원> 보고싶은데 볼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볼 수 있는 방법 아시는 분 댓글로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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