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Egypt2010. 4. 2. 01:15

유세프 호텔의 유세프는 자꾸만 "가밀라~ 가밀라~"를 부르면서 어디가니, 오늘은 뭐할꺼니, 밥은 먹었니 하고 씩 웃는다. 비수기에다 숙소에는 한국인 나뿐이었고 더블룸을 싱글 가겪에 묵고 있었고...하긴, 유세프도 심심하긴 했을꺼다. 
내가 필요하다는 건 바로바로 해주려고 노력하던 유세프. 이날도 마찬가지 였는데 파니스 호수를 가고싶다고 하니까 동키를 잡아주고서 자기도 나랑 같이 가겠다며 대뜸 동키카에 오른다. 나는 '싫어, 나 혼자 갈꺼얏." 하고 유세프를 동키카 밖으로 밀쳐냈는데 왠지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냥 같이 갈껄 그랬나하고 이때는 약간 후회도 했지만 이후에 일어날 일을 이때는 몰랐으니까 그런 후회가 들었는지도 모른다. 아마, 그 때 유세프가 나와 있었다면 요 꼬맹이가 과연 그랬을까?! 아니면 또 다른 일이?
아래에 V자를 하고 있는게 유세프. (무슨 일이었는지는 시와Ⅲ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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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
Travel/Egypt2010. 4. 2. 00:45
시와 이틀째, 투어 컴퍼니 돌아다니고 호텔에 물어보아도 투어 일행을 구할 수 없어 혼자 쓸쓸한 시간을 보내고 있던 차에 (거의 시와사막 투어는 포기하고 있었다) 나의 베스트 동키 드라이버가 한가지 제안을 했다. 이 호수를 넘어가면 사막이 있는데, 동키로 보러가지 않겠냐고. 솔깃. 이 꼬마아이가 엄청나게 싼 가겪을 불러서 흥정할 필요도 없었고 나는 별다른 선택의 여지도 없었기에 바로 사막으로 가자고 했고 그렇게 갑작스레 사막으로 떠나게 됬다.


고생 많았던 동키를 쉬게 해주는 아이. 무거운 짐꾸러미 내려놓고 물도 주고 편히 쉬게 해준다.


저 멀리 사막이 조금 보인다. 이 길을따라 20분쯤 더 가면 호수가 보이고, 그 호수를 가로지르면 사막이 나온다. 거의 1시간 정도 동키와 함께 달린 거 같다. 동키야 달려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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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
Travel/Egypt2010. 4. 2. 00:02
동키를 타고 시와 사막을 가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투어 일행이 없어서 동키라도 타고 사막구경이 하고싶었던건 사실이지만 왠지 몇명이나 이렇게 사막에 오는지 궁금해졌다. 거의 대부분이 지프로만 다니니까. 그래서 사막 깊숙히 들어가지는 못했고, 초입에서 이렇게 동키 드라이버 꼬맹이와 놀아야했다. 호수를 지나고 나니 바로 사막이 나왔다! 멀리서도 보이는 사막의 모습에 가슴이 콩닥콩닥..여긴 바하리아 사막이랑은 완전히 다른 느낌의 리얼 사막이었다.


한참 놀다보니 어느새 해가 질랑말랑해서 돌아가자고 했다. 아쉬움이 100배는 더 커졌었지만 이 아이도 다른 일감을 또 찾아야 하니까, 내가 다 전세낼 순 없지. 선셋을 보고 돌아가는 길에 이 꼬마아이는 자꾸만 이상한 골목으로 들어갔다가 돌아나오고, 또 들어갔다가 돌아나오고 했다. 여기가 아니지 않느냐고 말하면 피식 웃으면서 주변 구경하는거라고 말하고 또 들어가고. 그래서 난 '왜 자꾸 이상한데로 가니, 나는 길을 알고 있는데 여기가 아니잖아, 얼른 바른 길로 가!' 하고 타일렀는데, 이 꼬맹이는 나더러 '키쓰 미, 키쓰 미..'이런다. 그래서 '키쓰 미'라고 말할 때마다 찰싹 찰싹 때렸다. 겉으론 웃었지만 이 꼬맹이가 자꾸만 키스해달라고 장난치고 다른곳으로 들어가니까 점점 나도 '요녀석봐라?' 하면서 '너 자꾸 그러면 돈 하나도 안줄꺼야.'하며 협박하게 됬다. 시내까지 가던 그 길은 멀고 험했다. 해는 점점 지고 있고, 이 동키는 왜케 느린건지. 웃고 있어도 웃는게 아니었어.

숙소로 돌아와 이 아이에게 호수까지 25파운드, 사막 20파운드 -  총 45파운드를 주고서 과자랑 음료수를 덤으로 주었다. (거의 사막 투어로 하면 200파운드 정도 듬. 40000원 정도) 만원도 안되는 돈으로 이 아이와 너무 아름다운 호수를 보고 또 사막까지 다녀온거다. 왠지 마음이 짠 해져서 앉혀놓고 그림을 그려주었다.


                                                                 안녕, 나의 베스트 동키 드라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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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
Travel/Egypt2010. 4. 1. 01:00

기자만 가기 아까워서 택시 한대를 넷이서 대절해서 사카라와 멤피스까지 다녀왔다. 하루종일 피라미드만 본 날.
정말로 꿈에 그리던 피라미드가 내 눈앞에 있었다. 4000년 전 역사가 고스란히 내 눈앞에 떡하니 서 있는데 여기가 진짜 이집트가 맞구나 싶었다. 그리고 정말X100 보고 싶었던 스핑크스. 어쩌면 스핑크스때문에 이집트에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거기다가 나는 내가 만든 상징적 조명 속으로 스핑크스를 재차 밀어넣었었다. 결국 그 스핑크스를 가슴 떨리게 마주하였고. 그래, 너구나, 너였어. 그런데 내 상상보다 스핑크스는 작았다. 난 엄-청 클 줄 알았지. 스핑크스 앞으로 투어 버스가 지나다니고 맥도날드가 가까이에 있는 모습은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았다. 그리고 스핑크스는 엉덩이 보수공사 중이었다.

<기자 피라미드>

귀여운 낙타! 낙타는 언제봐도 참 귀여운 동물인 것 같다. 저 벌렁거리는 콧구멍, 엉덩이, 팔꿈치, 목주름, 귀에만 송송난 털...참 매력적이야. 인도에서 탔던 낙타보다는 이집트가 훨씬 양반 낙타다. 벌레도 많이 안꼬이고 상처도 없다. (하긴, 이집트 낙타들은 코를 안뚫었으니) 두마리 중 매우 늙은 할아버지 낙타는 걷는것도 힘들어서 골골거리다 이내 바닥에 엎어져 발을 동동 구르고 모래에 부비고 난리가 났다.


                                                                                      ★

<사카라 피라미드-계단식>

<멤피스-람세스 2세의 석상>
람세스 5권을 여행전에 완독하고 람세스한테 완전 빠져있다가 그 많은 석상들 중 누워있는 석상을 보고 너무 멋있어서 뱅그르르 돌면서 침을 흘렸다. 내가 바로 상상하던 그 람세스 2세의 모습이었다! 멋지기도 하지.


                                         이집트의 개도 스핑크스처럼 앉아있길래 찍어보았다. 멤피스의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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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
Travel/Egypt2010. 3. 31. 10:21

숙소에 묵으면서 내가 그림을 그리는 걸 쭉 지켜보고 있던 하마다는 나를 볼때마다 자신을 그려달라고 부탁했다. 이틀이 지나고 삼일째 되던 날 밤, 기찻시간이 다 되어가자 이 친구가 문득 생각나서 숙소로 향했고, 하마다는 자기를 그려주러 온 내게 너무 고마워하며 기뻐했다. 나는 하마다를 그려주었고 이 친구는 기대감에 찬 표정으로 날 계속 쳐다보았다. 자신의 사진과 친구들 사진까지 보여주면서 쑥쓰럽게 웃던 하마다. 그리고나서는 나를 그려주더니 그림 설명을 해준다. (그림의 왼쪽 하단을 보시라.ㅎㅎ)
그리고 내 짐을 들어주고, 사탕수수 음료를 사주었고, 기차역까지 바래다주기까지 했다.
"너를 절대 잊지 못할꺼야." 이 한마디와 이 친구의 눈망울을 난 잊지 못한다. 순수하게 기억되는 이집트의 친구. 아마 룩소르가 좋았던 것이 이 친구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히히. 나는 점으로 된 내 눈동자도 맘에들고, 특히 저 언밸런스한 머리길이도 너무 좋다. 어쩜 저렇게 그릴 수 있지? 하트를 통과하는 화살표에 저 얼굴은 자기 얼굴인가보다. 너무 귀엽다. 진짜 행복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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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