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0.08.23 가을을 기다리는 마음
  2. 2010.08.09 문학적인 삶
  3. 2010.06.23 Goodbye 7
Text2010. 8. 23. 00:32
# 난 엄마가 아주 조금씩 조금씩 늙었으면 좋겠다. 어제 오후에 전화를 했는데 왠지 엄마 목소리가 이상해서 물었더니 굉장히 허탈하게 웃으시면서 별것 아니라는 듯..새벽에 응급실에 가셨다는 얘기를 하셨다. 지금은 괜찮지만 또 갑자기 그렇게 될까봐 겁이 난다. 난 그래서 시골이 싫다. 아파도 병원은 너무 멀리 있고, 혼자서는 다니기도 쉽지 않으니까. 마음이 항상 초조하고 불안하다. 이건 그러나 내 문제다. 엄마의 허탈한 웃음소리를 듣고 싶지 않다.

# 얼마전 '자신감'에 대한 얘기를 여러 사람들과 나누었다. 누구는 이렇다, 누구는 저렇다 말하는데 분명 내게 할 수 있는 조언과 충고는 정말로 나를 잘 아는 사람만이 할 수 있다는 걸 나는 안다.

# 인도에 다녀온 친구의 말에 의하면 뱅갈로와 함삐가 너무 좋았단다. 리시케쉬, 다즐링, 레...다 내가 안가본 곳인데. 나는 자이뿌르와 뭄바이만 빼고는 다 좋았다. 특히 바라나시. 아. 인도 여행 얘기들을 들으니 지나간 시간들이 마구 생각이 난다. 다시 그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나는 정말 마음의 풍요를 즐길 수 있을것만 같다. 그때의 나 보다는 더 자유로운 모습으로. 함삐...언젠가는 갈 수 있겠지? 내가 인도를 다녀온 뒤 다시 이집트 여행을 갈 수 있었던건 6년 만이었지만, 이번에는 조금 더 시간을 앞당길 수 있을거야라며. 응. 그럴 수 있을거야.

'Text'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가 겨우 만들어낸 나의 구석  (2) 2010.09.01
위안  (0) 2010.08.24
without  (0) 2010.08.17
냉소  (0) 2010.08.15
문학적인 삶  (0) 2010.08.09
Posted by goun
Text2010. 8. 9. 00:21
문학적인 삶, 시같은 그림을 그리며 살고 싶다고 말했는데 내가 원하는 대문자로서의 삶은 얼만큼의 예행연습이 필요한 것이길래, 내 스스로 원하는 것 이상의 그 무엇조차 바라지 못하는 것일까하는 의문이 들었다. 알고 있음에도 행하지 못할때의 그 박탈감과 내 존재의 폐쇄성은 여전히 나를 숨을 쉬고 있지만 숨을 쉬지 못하게 만든다.
무언가 환기할 것들이 쌓여만 가는 것 같고, 끝없는 지속속에서 나는 정지되어 있는것만 같다. 

"내가 보는 이 낮의 바깥에서는 세계는 아무것도 아니다. 누가 내게서 이것을 앗아갈 수 있겠는가?"
 
밤은 신선하고 땅의 기운은 여전한데, 내가 점유할 수 있는 환희들은 한정되있는 것 같아 서글프다. 그것들은 이 글을 쓰는 지금도 흘러가지 못하고 막혀있는 것이 분명하다. 고독과 외로움이 줄 수 있는 그 어떤것도 나를 강인하게 만들어주지는 못한다. 가을이 얼른 왔으면 좋겠다.

'Text' 카테고리의 다른 글

without  (0) 2010.08.17
냉소  (0) 2010.08.15
  (1) 2010.08.07
침묵  (0) 2010.08.07
시간의 전제에 저항하는 자세  (2) 2010.08.02
Posted by goun
Music2010. 6. 23. 13:45

논문 수정 따위...! 흥! 이라고 말하면서 어제는 도서관에서 이병률씨의 여행노트라던지, 시집 같은 것, 안나푸르나에서 있었던 일들을 담은 책을 죄다 빌려서 쌓아두고 보았다. 스웨덴 출신 Bobo stenson이 참여한 Goodbye 앨범을 볼륨 업 시켜서 집 전체가 쩡쩡 울리게 틀어놓고서 서원동의 오래된 주택 재즈바를 만들었다. 그리고 오래된 원두커피를 내려마셨는데 갑자기 한약냄새가 났다. 두둥 둥 두둥 콘트라베이스 소리. 아. 이걸 어떻게 표현해야하지. 느린 템포가 주는 미약하게나마 슬프고 아름다운 선율. 마음이 안정되니 고루한 하루하루도 행복할 수 있겠다는 막연한 믿음 같은게 생겼다. 올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광화문과 시청에서 밤을 새웠고, 노브레인 음악에 맞춰 덩싱덩실 시청 광장을 방방 뛰어다니고, 모르는 사람 어깨 붙들고 줄맞춰 하다가 집에들어와 눈을 잠깐 붙이고 일어났는데 목이 너무 칼칼하고 온몸이 쑤신다. 어제 읽었던 책에서, "7억, 8천 8백 91만, 9백 서른 아홉개의 양말 같은 낙엽들이 모두 자기 짝을 찾을 것처럼 뒹굴었어요."라는 말이 생각나는 오늘. 그냥, 얼른 가을이 다가왔으면 좋겠다고, 내가 좋아하는 것, 사랑하는 것들을 꼭 기록해두어야겠다는 마음이 생겼다.

'Music'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근황 + 니나이안  (2) 2010.07.30
오랫만에 에반스 - 오영준Quartet (2010/06/27)  (0) 2010.06.29
베란다 프로젝트 Verandah project  (4) 2010.06.03
정재일  (3) 2010.05.03
jónsi of sigur rós  (4) 2010.04.29
Posted by go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