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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5.29 밤의 그림자
  2. 2010.05.16 Saturday Saturday Saturday
  3. 2010.04.30 주절주절 2
Diary2010. 5. 29. 00:56

외진 장소가 품고 있는 따뜻함을 발견하면 그때엔 내 몸안에 있는 그림자를 확 베어내고 풍경속의 그림자가 된다.
너무 오랫동안 낡아 결핍의 상태를 견뎌내는 하루하루가 어둠 속 깊숙히 있는데 그것을 어떻게 견뎌내어야 할지를 모두가 알고 있는 듯 행동할 때 그림자가 불쑥 튀어나오는거다. 나를 완전히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없는 세상을 견뎌내는 법, 내가 사랑하는 것들이 모두 그 그림자에 갇혀있다는 사실을 견뎌내는 법, 그래서 그 방법을 알게 되기 전에 모든것을 놓아버리고 떠날 수 있다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 곳의 풍경은 그림자를 만들고 내 허리춤에 그것들을 매달아 찬찬히 나를 올려다보게 한다. 더욱 깜깜해지면 깜깜해질수록 그림자는 자꾸 내 안으로 파고드는거다. 그래서 나는 그것이 나인지 그림자인지 알 수 없게 된다. 아무런 제약도, 방어도 없는 그런 풍경의 끝에서의 이상한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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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
Diary2010. 5. 16. 23:49

 

토요일이었다. 그동안 전시를 통 보러다니질 못해서 설레는 마음으로 아침일찍부터 갤러리로 향했다. 사간동 근처부터 시작!

학고재 갤러리(구관/신관)-국제갤러리(구관/신관)-갤러리 인-갤러리 도올-아라리오 갤러리-PKM 갤러리-갤러리 PLANT-갤러리 비올-갤러리 담-이화익 갤러리-갤러리175-사루비아 다방-쿤스트 독-옆집 갤러리-VERSUS-프로젝트 스페이스 쿤스트 독-브레인 팩토리-갤러리 차-스페이스 공명-서울시립 남서울 분관

기억나는것만 적었는데 아마 중간 중간 몇군데 더 있다. 안국동, 사간동, 통의동, 광화문 근방에서 사당까지 둘러보는데 총 7시간 걸렸다. 집으로 올땐 왼쪽 발가락부터 발등까지 부어서 아직도 파스신세다. 참 미련해. ㅜ_ㅜ 아라리오 갤러리의 마오 샤오춘 전시도 좋았고, 국제 갤러리의 이광호 선생님 전시도 좋았고, 학고재 갤러리의 임충섭 작가님 전시도 좋았고...오랫만에 갤러리에서 좋은 작업들을 많이 봐서 즐거웠다. 돌아올땐 넘 힘들었지만.ㅜ_ㅜ


요건 쿤스트 독에서 열리고 있는 문명기 작가의 개인전이다. 들어서자마자 갤러리 내부는 다 비닐로 쌓여져있고, 비닐동굴같은 안으로 계속 들어가면 이렇게 설치물이 전시되어있다. 쿤스트 독과 참 잘 어울리는 전시였다.
전시를 다 보고 난 뒤, 나는 다시 '프로젝트 스페이스 쿤스트 독'을 찾으려고 나섰는데, 지도로 보면 그 길이 맞는데 쫌 아닌것 같고 저긴가? 여긴가? 하다가 엄청 헤매고 돌다 발견했다. 그리고 그냥 지나칠 뻔 했다!!! 


프로젝트 스페이스 쿤스트 독의 모습. 원래 공사장 옆 컨테이너인데 갤러리로 사용중이다, 아니, 계속 갤러리로 이용될 거라고 한다. 작품 보안을 위해선지 문은 잠겨있고, 바깥에서만 구경 할 수 있었다. 작은 윈도우 갤러리로 생각하면 될까? 신선한 장소였는데, 아쉽게도 위치적으로 조금 외진곳에 있어서 많은 사람들을 위한 공간이라기보다는 우리의 주변 환경을 재 환기 시키자는 뜻에서 의미가 있는 장소인 것 같다.


브레인 팩토리에서 전시되고 있는 류노아 작가의 전시. 오랫만에 이렇게 치열한 작업을 봐서 좋았다. 젊은 작가가 내뿜는 에너지가 작품 한점, 한점에 매우 많이 투영되어있었다. 뼛속까지 느껴진다. 이런 치밀함, 치열함은 이 작가가 얼마나 구상에 공을 들였을지, 얼마나 많은 생각을 했을지 알 수 있다. 공들여 그려놓은 그림에 더 애착이 가는 이유는 내가 회화 작업을 하는 사람이어서 더욱 그런것일지도 모르겠다. 이번이 첫 개인전이라니 다음번 작업도 기대가 된다.
여기 또 내가 좋아하는 김 을 선생님의 작업이 있다. 스페이스 공명이라는 곳을 처음 찾아가 보았는데, 성곡 도서관에서 가깝지만 설명하기 애매한 위치여서 전화로 묻고 지도보고 갔는데도 오래 헤맸다.


김 을 선생님의 오브제 모으는 실력은 진짜 대단하신 듯!
가벼운 듯, 그렇지 않은 듯 보이는 텍스트들과 드로잉이 참 인상적이다. 언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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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
Diary2010. 4. 30. 05:58
고등어가 2인전을 오픈하여 축하해주러 집에서 슬슬 기어나와 사간동으로 갔지요. 지금은 새벽 5시 30분. 아. 이렇게 늦게까지 술 마시게 될줄 모르고 컴퓨터 다 켜놓고 방 어질러놓고 몸만 빠져나왔는데, 오랫만에 사람들 만나서 이런저런얘기 두런두런 하니까는 완전 재밌었다. 윽. 피비, 소의양, 밍키, 진주씨, 윈디, 스캇(고양스튜디오 레지던시중인 뉴질랜드인), 광남씨, 유현경작가님(서교육십 전시에서 작품 좋다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안경수작가님(내가 완전 팬), 그리고 같이 2008년 세마 전시했던 이승현 작가님(반가워 어쩔줄 몰랐다. 2년만), 예전에 파티에서 만나고 다시 만난 지린양, 데미안, 다비드, 눈썹, 이이립작가님..노보랑 진아는 아쉽게도 못만났네. 스캇은 진짜 40살 같지 않게 너무 섬세하고 귀여워. 나도 그렇게 늙겠어! 스캇이랑 나랑 고등어만 아는 시규어로스. 그래서 좋아하는 뮤지션 얘기하다가 스캇이 몇몇 추천해줬는데 이름 다 까먹었다.ㅠ_ㅠ 윽. 오랫만에 나들이. 보고싶은 전시도 널리고 널렸구나. 어느 누구도 쉽게 그 사람을 다 안다 말할 수 없고 쉽게 판단내릴 수 없는데 자신의 기준과 잣대로 이래라 저래라 그래서 틀렸다 말하는 사람이 없어서, 솔직할 수 있어서, 색안경끼고 보는이들이 없어서, 쪼그만 단점이라도 발견했다치면 그냥 물어 뜯고 흠집내려는 사람이 없어서, 공격적이면서 자기만 방어하려는 사람이 없어서, 너무 편한 시간이었다. 느낄 수 있고 공감할 수 있어서, 그래서 고민도 쉽게 말할 수 있어서, 오랫만에 그런 시간이 내게 주어졌음을 감사했다.
시간이 흐르면 모든게 다 바뀌어. 같은 자리에 있는 것 같지만 그건 마치 물위에 떠있는 판이 조금씩 미동하는 것 같은 느낌이라서 내가 어디에 있는지조차 가늠하기 어려운데 지나고보면 예전 그 자리는 저기 너머에 있으니까. 내가 조금만 더 나를 사랑해야겠다는 생각이 앞섰다. 나를, 나의 몸을, 나의 얼굴을, 나의 마인드를, 나의 열정을, 나의 시간들을, 나의 생기있음을! 나의 용기를! 나의 솔직함을! 나의 전부를!!!
고등어_너의 자유로운 날개짓하나, 신념의 증폭, 숲의 증폭 _색연필, 아크릴채색, 알코올, 오일파스텔_180×152cm_2010

내가 젤로 좋아한 고등어 그림. 정돈된 듯 정돈되지 않은 듯한 느낌이 다른 그림하고 조금 다른 거 같아서. 다른 그림들보다 더 우울한 색채가 마음의 동요를 불러일으킨다. 계속 성장해나가는 무한한 가능성의 숲을 맘껏 달려. 부릉부릉 부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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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