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2013. 4. 25. 10:17

3일동안 엎어져 있었다. 붓도 못들고. 몸살에 편도가 잔뜩 부어 새벽에 4번씩 깨고, 응급실에서 수액도 맞고, 아이들 수업 방과후도 이틀 다 다른날로 옮겼다. 오른쪽은 괜찮은데 왼쪽 편도가 심하게 부어서 계란처럼 동그랗게 만져진다. 열이 없어져서 다행이긴 한데, 계속 몸이 안좋으니 마음만 초조하고 답답하다. 오늘은 그래도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아침도 차려먹고 엄마가 준 염소 한약도 먹고, 빈혈치료제도 먹었다. 비가 오니 오늘은 작업 하나를 꼭 완성해야지. 그리고 다른 작업 시작해야한다. 이제 전시도 50일 가량 남았는데, 이 시기에 엄청 달려야 하는데, 몸이 이러니 속상하다.

 

모든게 내 마음 갖지가 않다. 작업한다고, 일한다고 사실 여유 없는거 맞다. 마음에 여유도 없고 실상 여유도 없다. 올해 처음 4월에 월급이라는 걸 받아봤고, 그게 단돈 50만원이라 밀린 세금 내기도 버거웠다. 방과후 수업비는 8차가 지났는데도 언제 나올지 미지수이고(아마 5월까지 기다려야 하는지도 모르겠음) 다시 또 세금이 줄줄 밀리고 있다. 생활비는 충당이 안되고, 이런 생활이 그저 오늘만은 아니라는 것이 마음을 무겁게 한다. 사실 그런거 아닌데, 내가 연애만 하느라고 친구 관리 못하는 인간처럼 되어버리기도 하고(고작 한달에 두번인데), 연락좀 하라고 성화인 친구 하나 다독이지 못하는 정도가 됬다. 나는 정말 이런 상황이 좀 많이 속상하다. 역시 돈이 있어야 표현이 되는건가 싶고. 먼저 내가 어떤 상황일지 헤아리기도 전에 내 행동을 가지고 타박부터 하는 그 상황에서 말해봤자 다 핑계일것을. 사는게 왜 이렇게 궁상맞을까. 그저 적게 벌고 적게 쓰면서 내가 하고싶은 일 하면서 살면 행복할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살면서 필요한 것들은 왜 이렇게 많고, 필요 없는 것인데도 돈 나가는 게 왜 이리 많은지. 아. 그래도 내 인생에서 지금처럼 평화로웠던 적이 있었는지 생각해보면 난 지금이 정말 행복한 시기인 거 맞다. 어쨋든 일을 하며 작업에 매진 할 수 있으니까. 사랑하는 사람도 있고, 내가 살 수 있는 집이 있고, 작업할 수 있는 공간이 있으니 말이다. 조금 더 상황이 나아지겠지 하는 희망 하나 가지고 살아가는 것. 그뿐이다. 그리고 전시 준비 정말 잘 해서 후회없는 작품들 만들어내고 싶다. 어디에 내놔도 창피하지 않은 작품으로 만들어내고 싶다. 그리고 건강해져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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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