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xt2012. 12. 7. 11:58

일을 마치고 아무것도, 아무곳도 가기싫어서 바로 집으로 오는데 계속 어깨와 팔이 아팠다. 매년 이때만 되면 아프지만, 이런 고질병을 어떻게 해야 하나, 내 그림을 그리다가 아픈게 아니라서일까싶어 괜히 우울해지기도 하고. 나는 진심으로 누군가를 가르칠때 나의 신념, 나의 생각, 나의 교육방침에 따라 교육을 하고 싶은데, 지금은 그저 정해진 틀 안에서 '선생'이라는 명목하에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그런데 그런 사실 보다도 내가 가장 힘이 드는 것은, 그런 교육으로 내게 가르침을 받은 제자들은 나를 그저 하나의 목적을 위해 존재했던 사람으로 기억하진 않을까 하는 것이다. 어떨때는 정말 내 방식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가르치고, 또 시키는대로 체벌도 했다. 내 기준에서는 그런 이유로 체벌을 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지만 말이다. 좋은 선생이 아니고 좋은 멘토 정도로 나를 생각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한적이 있다. 내 기준에서 나는 참교육을 하지 못하고 있으니말이다. 진정 내가 원하는 교육을 하려면 나는 더욱 더 많은 공부와 많은 경험을 쌓아야 한다. 그래도 부족한 나를 선생으로 계속 생각해주는 몇명의 제자들이 있어 고맙다.

 

집에 돌아와 헤르만헤세의 책을 읽었다. 몸은 꼼짝달싹 할 수 없어 그냥 바닥에 누워 그대로 책을 보다가 겨우 일어나 양말만 벗고 양치와 발만 씻고 누웠다. 갑자기 눈물이 날 것 같았고, 얼마전 갤러리 루프에서 본 백정기 선배의 전시가 떠올랐다. 나는 잘 하고 있는 것일까...

 

꿈에 나는 펑크밴드 보컬이 되었다. 머리가 단발이었고 왁스를 덕지덕지 바른건지 떡이 진건지 아무튼 후질근했다. 정말 보이시한 목소리를 가지고 있었고, 모습 또한 그랬다. 어두컴컴한 장소에 드럼하나, 기타 하나. 나는 앉아서 드럼을 치며 노랠 불렀다. 그런데 옆 방에서 무슨 심사를 하고 있었고, 궁금해진 나는 그 방으로 들어갔다. 고양 창작 스튜디오 면접이었는데, 거기 명단을 쭉 훑어보니까 '서고은'으로 써 있는것이었다. 내 이름은 '서고운'이고, 합격자 발표를 봤을때에도 '서고운'으로 검색을 했는데. 아무래도 이름이 잘못되어 합격이 되었음에도 내가 검색하지 못했구나 하며 낙담을 했다. 그리고 면접을 볼까 말까 고민했는데, 나는 이미 밴드의 보컬이 되어 있으니 어떻하나 하며 고민을 하다가 지하철을 탔다. 거기에 로로스 보컬 도재명군이 앉아 있었다. 나는 꿈 속에서 굉장히 불안하고 공격적이고 폐쇄적인 사람이었다. 재명이는 내가 하고 있는 밴드의 반대세력(?)이었다. 갑자기 그 밴드의 다른 사람들이 나를 공격하려고 몰려왔다. 잠에서 깨었는데 어깨와 팔이 여전히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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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